네덜란드에서의 단상들

by 반항녀


1.

내가 간 곳만 그런 건지, 아니면 문화 자체가 그런 건지 아이들이 참 자유롭다. 카페에서도 소리를 지르고, 웃고, 뛰어도 논다. 그런데 아무도 인상을 쓰지 않으니 불쾌하지 않다. 처음에는 ‘와, 애들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지?’ 싶었는데, 어느 순간 그 에너지 넘치는 소리가 맑게 들려서 신기했다. 우리나라가 너무 아기들에게 가혹한 건 아닐까. 예절과 자유, 무엇이 더 중요할까.


2.

앉아 있는 식당 야외 자리에는 쥐가 돌아다닌다. 이상하게도 외국이라 그런지, ‘라따뚜이’나 ‘스튜어트 리틀’처럼 귀엽게 보인다. 종종종종. 사실 나는 원래도 쥐를 귀엽다고 생각해 왔다. 왜들 그렇게 끔찍해하는지 모르겠다. 청결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생김새만 놓고 보면 징그럽지 않잖아. 쥐는 여전히 아이들처럼 자유롭게 활보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식당의 위생을 의심하지도 않는다. 식당 앞에는 사슴까지 있으니, 그냥 자연친화적인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3.

카페에서도, 지금 앉아 있는 식당에서도 빈 그릇을 보면 직원이 치워줄까 하고 묻는다. 아까 카페에서는 ‘나가야 하나요?’ 하고 물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저 친절이었던 것 같다. 그릇을 바로 치워주는 게 친절일까? 잠깐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뭐… 잘못된 게 있으면 알려주겠지. 외국에서는 눈치를 적당히만 보면 될 것 같다.


3-1.

결국 알고 보니 치워줄까 묻는 건 친절이 맞았다. 계산은 자리에서 기다리는 게 원칙이란다. 하지만 야외에서 음식을 먹던 지우와 나는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5분 만에 카운터로 달려갔다. ‘역시 아시안~’을 자처하며.


4.

며칠 동안 낮에는 혼자 다녔는데, 전혀 이질감이나 공포감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도 나는 지우에게 계속 물었다. 이것도 문화 차이일까, 저것도 문화 차이일까. 결국 지우는 “너 이질감 오지게 느끼는 거 맞아”라고 말했다.


5.

네덜란드에서 노년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 걸까, 궁금했다. 엄마 아빠도 노년기에 접어들고, 할머니를 보내드리고, 할아버지가 요양원에 계시면서 나도 노후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 든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았다. 하지만 지우가 사는 동네는 젊은 부부와 학생들이 많아서 쉽게 볼 수 없었다. 간혹 마주친 노년의 사람들은 모두 여유로워 보였다. 그래서 판단할 수가 없었다.


여행은 이렇게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구나 싶었다. 이건 글로만 읽어서는 어려운 것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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