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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컨리 Jun 01. 2020

한국인에게 꼭 필요한 음식

이게 없으면 밥 맛이 없다

한국인의 식탁에서 "김치"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음식이다. 김치가 없으면 밥 먹을 때 허전함을 느낀다. 어떤 요리를 먹든지 빠질 수 없는 게 김치다. 대중에게 인기 있는 음식이라 그런지 "김치 주제가"도 있다. 어릴 적 많이 듣고 자랐다. 가사 내용은 이렇게 시작한다. "만약에 김치가 없었더라면 무슨 맛으로 밥을 먹을까(중략)"

 

https://youtu.be/Byn7XJkM5rU

< 김치 주제가 >




아버지는 농업에 종사하신다. 메인 농작물 말고 따로 채소를 직접 키우신다. 작은 텃밭은 아니다. 거기서 각종 채소를 수확해 김장할 때 쓰인다. 해마다 김장을 한다. 우리 집은 김치를 좋아한다. 주로 남자들이 잘 먹는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김장을 하면 100~ 200포기담궜다. 그 후에 50포기로 줄어들었다.

김장하는 날은 항상 지원군들이 온다. 어머니 친구들이 도와주시거나, 아님 숙모, 고모, 삼촌이 도와주신다. 어머니도 농사일을 하셨기 때문에 김치 담글 땐 혼자서는 무리셨다. 김장은 하루에 끝나지 않는다. 보통 3일이 걸린다. 첫째 날, 배추를 반으로 쪼개서 쌓고 소금을 뿌려 숨을 죽인다. 둘째 날, 숨이 죽은 배추를 씻어 물기를 뺀다. 이때 배추 속에 들어가는 양념장을 만든다. 셋째 날, 배추 속에 양념을 치댄 것을 김치통에 담아 김치 냉장고에 넣는다. 이렇게 하는데 안아플수 없다. 다음 날에는 꼭 몸살로 누워계신다. 어머니는 대단하신 것 같다.


< 네이버 지식백과 >


김장을 하면 항상 '수육'을 삶았다. 수육은 아버지가 잘 삶아 주로 장만하신다. 김장을 끝내고 함께 밥을 먹는다. 힘든 노동의 대가로 먹는 식사라 평상시 먹던 양보다 두배는 더 먹게 된다.

쌈을 좋아하지 않지만 수육을 먹을 때는 먹게 된다. 난 한꺼번에 많이 넣어서 먹는 편이다. "배추 위에 하얀 쌀밥을 한 숟갈, 그  위해 고기 두 점을 참기름에 찍고, 김장 김치, 새우젓, 절인 마늘, 양파 겉절이, 매운 고추를 집 된장에 찍어 올려 먹으면 키야~하고 탄성을 내지르면서 먹는다." 입안이 빵빵해야 먹는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래 먹어야 피로했던 부분이 조금 누그러진다.


< 김장할 때 빠질 수 없는 수육 / pixabay.com >


김장을 끝내고 밥을 먹으면 끝나는 게 아니다. 마무리 설거지와 청소가 남아 있다. 이것은 당연히 어머니께서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땐 정말 개념이 없었다. "어머님들의 위대함을 몰랐고, 권위적인 생각에 사로 잡혀 있을 때 이야기다." 크게 깨닫고, 몇 년 전부터 어머니와 함께 뒷 마무리를 하고 있다.

김장을 하지 말고 사 먹자고 말해도 그게 안된단다. 사 먹는 것보다 우리가 키워서 해 먹는 게 좋다고 말한다. 아버지는 김치 부심이 상당하시다. 작물에 대한 욕심이 많다. 배추를 심을 때 보면 대략 300포기 정도 심는다. 배추가 잘되면 삼촌, 고모네도 준다. 그래서 김장을 하면 도와주시는가 보다. 또 우리 집에서 배추를 절여서 간다. 내가 배달까지 해드린다. 김치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재료도 키운다. 작물을 키워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관리하기 쉽지 않다. 시간, 사람 인력이 많이 소모가 되기 때문에 차라리 싸서 먹자고 말한 것이다.

어머니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니 이럴 때 보면 아버지는 독재자, 권위주의자가 되신다. 어머니도 불만이 많다.

김치는 밥상에 없으면 안 되지만 김장 문화가 싸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김장 때문에 결혼을 못하거나, 결혼해서 싸우는 원인을 제공하는 상황은 없었으면 한다. 요즘 김장을 많이 안 하는 추세이다. 나중을 위해 아버지와 타협 중이다. 시대에 편승하셨으면 한다.




아버지는 먹고 싶으신 게 있으면 가끔 요리를 하신다. 솔직히 어머니가 만드신 것보다 맛이 있다. 어머니도 인정하시는 부분이다. 요리를 배우 시진 않았지만 손 맛이 있으시다. 가끔 잡채, 국수, 김밥, 김치찌개, 수육, 볶음밥 등을 요리해주신다. 이 중에서 고르라면 김밥이 정말 맛있다.

김치 이야기를 하다 잠깐 다른 길로 빠졌다.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면 아버지는 김치로 만든 음식 중 당면이 들어간 김치찌개를 잘 끓이신다. 이게 반찬 없을 때 만들어 먹으면 기본 밥 두 공기를 먹는다. 나는 당면을 무진장 좋아한다. 김치도 좋아한다. 두 개의 재료와 아버지 손맛이 보태지니 맛이 없을 수 없다.

나도 아버지 요리들을 맛보고 틈틈이 요리를 해봤다. 손 맛도 유전되는지 얼추 맛이 있다. 자주 하다 보니 실력이 조금씩 늘어 음식이 먹을만하다. "떡볶이, 국수, 잡채, 김밥, 수육, 볶음밥, 된장찌개, 오뎅탕, 카레, 미역국, 김치찌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병원에 입원하기 며칠 전 당면이 들어간 김치찌개를 해봤다. 다들 맛있다고 칭찬해줬다. 지금 10일째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빨리 퇴원해서 집밥을 먹고 싶다.

왜? 병원 밥이 맛없는지 알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김치가 너무 맛이 없다. 김치가 맛있어야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곰탕, 돼지 국밥에는 깍두기가 맛있어야 되듯이, 밥을 먹을 때 김치가 맛있어야 먹을 수 있다. 집 나오면 고생한다는 말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음식이 입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김치가 입에 맞지 않아 별로다. 집에서 만들어 먹은 요리들이 생각나는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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