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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컨리 Jun 25. 2020

니들이 토마토 맛을 알아?

농산물도 맛의 차이가 있다


스페인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난 축구를 좋아하다 보니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축구팀이 먼저 떠오른다.

이것 말고도 투우, 플라멩코, 집시, 산티아고 순례길, 바르셀로나 올림픽, 돈키호테 소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상대 국가(우리나라가 이김.), 축제 등이 떠오른다.


그중 스페인에서 열리는 3대 축제가 있다. 팜플로나 지방의 '산 페르민 축제'(수백 명의 사람들이 붉은 스카프를 매고 길들여지지 않은 소들과 함께 달려서 투우장으로 직접 유인하는 행사다.), 발렌시아 지방에서 열리는 '라스 파야스 불꽃축제'(조형물들을 태우고 불꽃놀이를 하는 행사다.)

같은 지방의 "라 토마티나(La Tomatina) 축제"가 있다.


< 네이버 지식백과 >


TV에서 '라 토마티나 축제'를 방송한 것을 봤다. 거리에서 1시간 동안 온몸이 토마토로 범벅이 될 때까지 토마토를 던지는 행사이다. 이 축제는 1944년 토마토 값이 폭락해 분노한 농민들이 시의원들에게 토마토를 던진 것에서 유래되었다.

사에서 소비된 토마토는 값 비싼 토마토를 던지는 것이 아닌 상품성 없는 것으로 던진다.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풀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지역 경제에도 크게 기여해 1석 2조의 효과를 보는 축제다.

이러한 축제 문화를 우리나라도 모방하면 좋지 않을까 방송을 보면서 생각해봤다.


우리나라에도 토마토 축제가 있다. 부산 대저토마토 축제, 강원도 화천ㆍ횡성 토마토 축제,  광주시 퇴촌 토마토 축제 등이 있다.

스페인 토마토 축제와 유사하게 진행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람들 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다.

작년까지 축제가 열렸지만 올해는 코로나 19 바이러스 때문에 모든 축제가 취소되었다.

코로나 19가 끝이 나면 이런 축제들을 즐기면 좋을 듯하다.




부모님은 38년 경력을 가진 농부다. 농업계의 베테랑이다. 눈치챘겠지만 우리 집 농장에서 재배하고 있는 작물은 "토마토"다.

처음 농작물을 재배할 때 실패를 많이 하셨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딸기, 수박, 오이, 상추, 호박 등이다. 이 것들은 돈이 안 되거나, 재배에 실패한 농작물이다.

몇 년간 두 가지를 충족할 수 있는 작물을 찾기 위해 아버지는 무단히 노력하셨다.

그러다 경제적인 면을 책임져줄 작물을 찾게 되었다. 그게 바로 "토마토"다.

처음부터 바로 수익은 내진 못했다. 3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다. 이제 토마토 농장을 30년 동안 잘 운영하고 계신다.


오늘날 농업의 발전으로 작물 수확량이 늘어났다. 그래서 우리가 집에서 먹고 있는 농작물들을 값싸게 먹게 된 이유다. 분명 비싼 농작물도 있다. 대량 생산이 어렵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중 토마토는 세계인이 즐겨먹는 채소 1위 이고, 양파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생산량 차이도 2배 정도 차이가 난다.

매년 토마토 180(백만 톤), 양파 90(백만 톤) 정도가 생산된다. 토마토 최대 생산국은 중국, 인도, 미국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토마토 수출국은 네덜란드, 멕시코 및 스페인이다.

1인당 토마토 소비량이 많은 나라는 그리스가 연간 140kg 이상 소비한다. 이는 보통 크기 토마토 기준 하루 2개 정도를 소비하는 것이다.

이밖에 이탈리아 70kg(연간), 포르투갈 52kg(연간), 스페인 47kg(연간) 순으로 소비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소비할까? 2019년 기준 토마토 1인당 소비량은 7.0kg(연간)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토마토 소비량이 차이나는 걸까?


음식 문화와 식습관, 맛(당도)이 차이 나기 때문에 소비하는 양이 다르다. 우리가 즐겨먹는 한식은 토마토를 재료로 하는 음식이 거의 없다.

유럽은 토마토를 직접 먹긴 하지만, 대부분 요리할 때 많이 사용해서 먹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토마토를 식사할 때 섭취하기보단 과일처럼 후식으로 먹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안 먹어도 그만'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


또한 유럽과 다른 나라들은 재배 면적이 넓다. 현대의 품종을 쓰기 때문에 맛을 향상하는 "피토케미컬"(식물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화학물질을 말한다.)이 부족하며, 대량 생산을 하기 때문에 당도 조절이 쉽지 않아 당도가 낮다.

우리나라는 재배 면적이 작다. 농가에서 생산하는 양이 유럽에 비해 많지 않아 당도 조절을 할 수 있어 당도가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당도가 아야지 먹기 때문에 더 그렇다.

유럽은 요리할 때 토마토를 많이 쓰기 때문에 소비가 많이 된다. 우리나라는 음식보다는 과일에 가깝게 먹기 때문에 소비량이 적은 것이다.

수확량 증가는 풍부한 피토케미컬을 희생한 대가여서 일부 과일과 채소 및 곡물의 피토케미컬이 5%~ 40%까지 감소시켰다. 토마토도 이에 포함된다.


< 재배 면적과 생산량을 통해 맛이 차이 난다. >




"영양의 비밀"에서 저자는 음식(과일, 채소, 곡물)의 질이 떨어지는 데는 네 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첫째, 작물을 재배하는 이들이 "질보다 양을 중시"하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예전보다 피토케미컬이 덜 함유된 품종을 택했다.

토마토를 재배하는 농가들이 질보다 양을 택한 이유는 아무리 질이 좋아도 생산되는 양이 적으면, 수입이 낮기 때문이다.(농산물을 재배하는 대부분 농민들이 선택한다.) 두 가지를 균형 있게 유지하기는 생각보다 힘들다. 작물들은 내부적, 외부적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둘째, 관개 시설의 발달과 "질소, 인, 칼륨 등의 비료를 외부에서 보충"하기 때문에 풍부한 피토케미컬을 포기하는 대가로 생산량을 택했다.

오랜 농경생활과 여러 요인들로 인한 환경 파괴가 가속화됨에 따라 토양 역시 오염되었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무분별한 농약 사용도 토양을 오염시키는 게 한 몫했다. 그렇다 보니 토양의 양분을 외부(화학 비료)에서 보충했기 때문에 피토케미컬이 낮아진 것이다.


셋째, 작물이 완전히 자라 피토케미컬을 충분히 함유하게 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설익은 채로 수확"해 유통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토마토는 다 익었을 때 먹어야 몸에 좋지만 유통 과정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는 유통 과정이 복잡해서 소비자에게 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또한 다 익은 토마토는 유지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설익은 것을 딸 수밖에 없다. 요즘은 유통 방식이 바뀌고 있어 좀 나아진 편이지만 아직까지는 설익은 상태로 수확을 한다.


마지막으로, "대기 속의 이산화탄소가 증가"한 탓에 거의 모든 작물은 질소(단백질)의 농도가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사람들의 무분별한 환경 파괴로 인해 예전부터 예견된 결과이다.


농업의 관행을 바꾸면 맛과 피토케미컬의 풍부함과 작물의 건강상의 혜택을 높일 수 있지만, 관행을 바꾸는 것만으로 채소와 과일의 맛이 향상되지는 않는다.


< pixabay.com >


우리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식물의 일차, 이차 화합물의 농도를 줄였고, 단일 경작에 필요한 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살충제를 남용했다. 그 결과 우리가 건강을 지키는데 필요한 "피토케미컬"이 부족하게 되었다.

특히 농작물을 대량 생산하는 나라들이 더 심하다. 그 나라에서 소비가 되지만 대부분 다른 나라로 수출이 다.

멀리 있는 나라는 좋지 않다. 신선함을 오랜 시간 유지하고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살충제와 제초제, 항생제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것에 찌든 농작물을 먹는다면 우리의 건강에 많은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우리 집이 토마토 농장을 하고 있어 토마토에 대해 강조했지만 채소, 과일, 곡물들이 대량으로 생산된 나라에서 수입해 들어오면 대부분 그렇다. 냉동해서 오지 않는 이상 신선함을 오래 동안 유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식품 기준 허용범위가 낮은 경우도 한 몫한다.

되도록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농작물을 먹는 게 좋다. 토마토뿐만 아니라  좋은 농산물이 많다.

우리나라 농산물을 먹게 되면 국민 건강도 좋아지고, 재배하는 농민들도 경제적 이익면에서도 좋아 1석 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우리는 식량 부족 현상보다는 식품의 품질 저하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때이다. 안 그래도 정크 푸드를 많이 먹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 가공 식품 위주의 식단보다 농산물 위주의 식단으로 가져가야 한다.

건강하지 못하면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할 수 없게 된다."

건강은 어느 누구도 챙겨주지 않는다. 본인 스스로 챙겨야 한다.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자.



참고 도서

< 영양의 비밀 > 프레드 프로벤자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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