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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컨리 Jun 30. 2020

30대부터 죽을 때까지 근력 운동을 꼭 해야 하는 이유

하체 운동을 하자


내 몸이 이럴 줄 몰랐다.


친할아버지는 97살에 돌아가셨다. 3년만 살아계셨어도 한 백 년은 살다 가셨을 것이다. 그래도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할아버지는 같은 시대에 태어난 남자들보다 오래 사셨다.

사람이 100년을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걸 친할아버지가 해내시는 줄 알았다. 사람 일이라는 게 마음먹은 대로 풀리는 게 아닌데 희망을 품었다.


할아버지는 94살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셨다. 집 밖에도 돌아다니시고, 집에서 키우는 똥개도 관리하시고, 정원도 가꾸셨다. 집에 혼자 계시면 부엌에서 김치찌개를 입맛에 맞게 조리하시곤 했다. 가스레인지에 올린 김치찌개를 깜박해 냄비를 태운 적은 있지만 거동은 하셨다. 정신이 가끔 없으실 때가 있었다. 집에 불이 날 뻔했지만 다행히 냄비만 태웠다. 

95살이 되실 때 하체에 힘이 풀렸다. 정말이지 한 순간이었다. 화장실로 가기 위해 엉덩이를 바닥에 끌고 가셨다. 어쩔 수 없이 거실에 실수를 하신 적도 많았다. 화장실을 스스로 해결 못해 성인용 기저귀를 찼다.

이때부터 할아버지와 대ㆍ소변 전쟁이 시작되었다.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뒤처리를 했다. 특히 나와 할머니가 자주 치웠다. 병원용 침대에 항상 앉았다, 누웠다를 반복하셨다. 기저귀가 갑갑해 가끔 빼고 있을 때가 있다. 그날은 이불, 옷, 침대를 정리해야 되며, 할아버지 목욕을 시켜드려야 되기 때문에 상당히 힘든 날이 된다. 혼자서 할 때도 있어 진이 빠진다. 치우고 정리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 냄새가 지독해 숨을 참기가 어렵다. 간병하시는 분들이 새삼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1년 가까이 할아버지를 돌봤다.

할아버지는 기저귀를 차신 날부터 바깥을 못 나가셨다. 주로 신문과 tv를 통해 소통하셨다. 가끔씩 옆에서 말동무를 해드렸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안쓰러울 때가 많았다. '오래 사는 것도 좋지만은 않겠구나'라고 이때 깨달았다.




어릴 때 우스갯소리로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겠다."란 말을 지인들에게 했다. 정말 순진했다. 할아버지 말년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뀠다. "하체 근력을 키워 건강하게 오래 살겠다."라는 일념으로 인생을 살아가고자 마음먹었다. 항상 그렇지만 인생은 마음먹은 것과는 달랐다.

일하다 다쳐 1년 정도 약물 치료와 도수 치료를 받았다. 완치가 되어 재활 치료를 해보려는 찰나 교통사고를 당했다. 지금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침 치료와 추나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몸이 조금 괜찮아져 재활치료를 같이 하고 있다. 코로나 19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을 피하고 있었는데 치료를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밖에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재활치료를 받는 날이 되어 센터에 갔다. 치료를 하는데 원장님이 "회원님 몸 상태가 할아버지 몸과 같은 수준이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이 말을 듣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해 건강에 자신 있었고, 체육학과 출신이며, 공도 찼고, 일주일에 3일 정도는 운동했던 사람인데 "2년 만"에 몸이 망가져 버렸다.


지금 건강 상태는 '식단과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조절해 좋아졌지만 몸은 그러지 못하다. 몸을 원래대로 아니 더 컨디션을 좋게 만들기 위해 앞으로 병원 치료와 재활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서 기본적인 근력을 키우겠다. 그다음 "하체 근력" 위주로 운동을 할 것이다.

지금부터 관리를 하지 않고 나중에 나이가 더 먹었을 때 한다면 쉽지 않다. 인생 말년에 하체가 부실해 친할아버지와 같은 전처를 밟지 않기 위해 운동을 해나가겠다. 우선 하체 근육을 집중적으로 키우겠다. 나이 들어도 하체는 엄청 중요하단 사실을 할아버지를 통해 배웠다.


아직 어리다고 관리를 소홀히 말자. 언제 가는 나이를 먹게 되어 있다. 오늘부터 자신의 노후를 위해 근력을 키우길 바란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운동을 게을리한다면 엄청난 리스크가 돌아올 것이다. 운동할 시간이 없어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하루에 15분이라도 자신에게 투자해보자.

그렇게 한다면 노후엔 '요양원'보다 "자신의 집"에서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https://brunch.co.kr/@choijh030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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