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마감되던 대형 모임이 2주 전부터 잘되지 않는다. 36명이 꽉 차던 모임이 2주 전에는 18명, 지난주에는 12명, 이번 주에는 0명이 신청했다. 너무 몰입해서일까, 모임이 되지 않을 때마다, 줄어드는 통장 잔액을 볼 때마다 좌절감이 커졌다. 내 인생 자체가 나락의 길로 걷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2주가량 패닉에 빠졌다. 나한테 아이디어가 남았나, 이제 돈은 어디서 버나, 1년 뒤 전세 계약이 만료되면 어디서 사나, 이곳에서도 나는 안 되는 건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더 이상 재밌게 모임을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2주가 지난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이제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의 지지, 꾸준한 운동, 독서 덕분에 부정적인 감정이 걷히기 시작하고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대형 모임의 실패도 객관적으로 내 상황을 볼 수 있게 됐다. 다행이다.
내 모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낮은 재방문율'이었다. 모임에 왔던 사람이 또 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해당 모임에는 '썸톡 시뮬레이션'이라는 콘텐츠가 있었다. 무작위 짝꿍과 카톡을 하는 콘텐츠이다. 20분 동안 카톡을 하고 10분 동안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신선한 콘텐츠였다. 그래서 썸톡시물레이션을 자랑스러워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모임의 가장 큰 패인은 '썸톡 시뮬레이션'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모임에 온 사람들이 단 한 명과 30분 동안 이야기하게 하는 콘텐츠는 적합하지 않다.
처음에 재밌어서 시작했던 모임이고, 운 좋게 수익이 생겼다. 이제는 모임을 하며 수익을 꾸준히 벌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그렇기 위해서는 이제 내가 좋아하는 걸 어느 정도 내려놔야 한다. 내가 하는 건 더 이상 취미가 아니다. 사업이다.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 소비자의 요구에 충실해야 한다. 다른 모임들의 사례를 공부해야 한다.
처음에는 모임을 하고 싶었지, 사업을 하고 싶진 않았다. 사업이라고 하면 엄청난 지식과 끊임없는 열정, 수익에 대한 강한 집착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자신이 없었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걸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달라져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참신한 콘텐츠도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으면 과감히 생략해야 한다. 취향이 아니라 수익을 좇아야 한다. 예능 작가가 아니라 1인 사업가가 되어야 한다. 돈을 벌어야 하므로, 돈을 버는 데 재미를 느꼈기 때문에 바뀌어야 한다. 이러한 굳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내가 지금 원하는 것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