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선
주어진 장면을
두 손에 적신다.
눈을 감고 휘젓는다.
손바닥 선을 따라
일어날 일들이 보일 뿐이라고
알 수 없던 축축함이
팔을 타고 올라온다.
습기 어린 눈꺼풀,
짙은 주근깨 사이로
흐르는 물선이
가엽다.
특별할 것 없이
그저 반응하는 게 전부다.
시간은 묻어 나오지 않았다.
물은 사실 흐르지 않았다.
모든 건
일어났다.
그저 일어나는 것.
글과 예술을 통해 삶의 다양한 선택과 가능성을 탐구하는 창작자입니다. AI 기술과 디자인을 결합한 스토리텔링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감성을 담아 예술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