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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시다

물선

by LOT

주어진 장면을

두 손에 적신다.


눈을 감고 휘젓는다.

손바닥 선을 따라

일어날 일들이 보일 뿐이라고


알 수 없던 축축함이

팔을 타고 올라온다.


습기 어린 눈꺼풀,

짙은 주근깨 사이로

흐르는 물선이

가엽다.


특별할 것 없이

그저 반응하는 게 전부다.


시간은 묻어 나오지 않았다.

물은 사실 흐르지 않았다.


모든 건

일어났다.

그저 일어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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