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모아먹기

해녀의 간식

by Liaollet

"오늘 간식은 뭐래요?" 물에 들어가기 전 그날 먹을 간식이 무엇인지 묻곤 했다. 물질은 체력소모가 많아 간식을 떠올리는 건 물에서 나올 때 마지막 힘을 내는 원동력이었다. 간식은 끼니와 끼니 사이에 먹는 음식이다. 그러나 끼니 보다 더 맛있게 간식을 먹곤 했다. 숨을 한데 모아 나눠먹었기 때문이다.


한수풀해녀 학교에는 입문반과 직업반이 있다. 연령층은 20-60대로 매우 다양했다. 입문반은 해녀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직업반은 제주도내 어촌마을에 2년 이상 거주한 자로 어촌계장 및 잠수 회장의 추천이 필요하다. 2022년 제15기 입문반은 (도내 16명, 도외 14명, 재외이주민 1명)이었고, 제6기 직업반은 도내 20명이었다.


입문반은 토요일만 수업을 하고, 직업반은 주말 모두 수업했다. 그래서 토요일은 두 반이 함께 모여 50여 명의 인원이 간식을 나눠 먹었다. 이 시간은 다양한 분들과 마음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해녀는 간식으로 무엇을 먹을까?


"양파하나, 당근하나 집에 있는 거 가지고 오세요~" 육지에서 오는 분들은 토요일마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를 온다. 해녀학교를 다니기 위해 한 달에 네 번을 왔다 갔다 하는 열정이 대단한 분들이었다. 그래서 뭔가 다 챙겨 오기엔 힘들지 않을까 했다.


그러나 소라를 잡아 물회를 먹기로 한 날은 축제날이 되었다. 다들 집에서 가지고 온 밥, 반찬, 야채들을 주섬주섬 꺼내 한 상을 차렸다. 프라이팬, 버너도 가져와 전도 부쳤는데, 나누고자 하는 마음은 물속에서도 물 위에서도 같았다.


뿔소라 물회 만들기

소라준비는 큰 솥에 삶아 둥그렇게 모여 속살을 빼는 작업을 했다. 소라를 빼내면 살만 나오는 게 아니라 창자를 제거해야 하는데 하고 나면 아주 조그만 살이 남는다. 숨들을정성으로 함께 다듬은 것이니 만큼 그 음식 맛도 좋았다.


나눔을 종종 잊고 지내는 때들이 있다. 특히나 여유가 없을 때, '이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물음으로 꺼내보기 전에 답을 내린다. 누군가 그 마음을 몰라줄 것 같아서 일지 모른다.


liaollet_white_water_color_drawing_of_a_women_friendly_with_oce_2f198a4f-edd2-447f-8df6-35546d1dee4a 복사본.jpg Catch breath _ Liaollet

그러나 내어 놓을 수 있는 것을 우선 꺼내보자. 다들 하나씩 또는 여유가 있다면 두 개, 세 개 상에 올려둔다. 그러다보면 그 기쁨이 배의 배가 되어 함께 배가 부르더라. 나눔은 언제나 해녀학교의 간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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