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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aollet 리아올렛 Apr 05. 2023

수영9. 수영장 탈의실

속도보다 거리

아침부터 시끄럽다. 어찌나 목청을 드높이던지

“뭔데 나보고 옆으로 나오라 마라야!”

머리를 말리는 드라이기 소리를 뚫고, 귀에 꽂힌다.


한참 투덜대고, 소리가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뒤늦게 샤워하고 나온 싸움의 상대도 목청을 높인다.


“아니 언니들 봐요, 저 언니 뒷사람들한테 방해가 되잖아요!” 두 분이 한참을 씩씩댔다. 싸움을 할 힘으로 레일을 더 돌았다면 모두의 귀는 평온했을 텐데 말이다.


수영은 레일이 하나라 순서대로 가기 마련이다. 속도가 빠른 순으로 맞춰 양보하면 된다. 하지만 각자의 거리와 속도를 알기란 어려운 일이다.


객관적인 스스로의 속도를 알지 못해 회전 속도를 느리게 한다. 또는 거리조절 따위는 뒷전으로 앞 찌르기를 한다. 중요한 건 레일 전체를 맞춰나가는 서로의 안전거리다.


매 달 신규 수강생도 생기며 아직 서로를 몰라 물 맞춤을 하는 과정이겠거니 한다. 그래도 아침부터 귀 아프다.

월말에 한산한 레일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Distance _ Liaol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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