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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aollet 리아올렛 Aug 27. 2023

수영16. 접영의 날

웨이브

수영 수업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바로 접영이다. 자유형은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됐지만, 접영은 여전히 어렵다. 물이 무겁고 버겁게 느껴진다. 마음처럼 앞으로 안 나가서 답답하기도 하다. 그래도 오리발을 사용하는 날엔 접영하기 수월하다.


시작은 한 팔 접영이다. 열 바퀴째 돌면 파도를 타는 기분이다.  오리발로 이 정도지 맨발로 했으면 벌써 물에 둥둥 떠다녔을 거다. 접영은 동작 하나하나 박자가 맞아야 하지만 오늘은 웨이브에 초점을 맞췄다. 물 밖에서도 잘 안되는데 물속에서 하려니 어색하다. 그래도 접영을 잘하게 되면 저 옆에 날치처럼 물 위를 날아다니는 상급반 레일에서 수영을 상상을 해본다. 머리를 더깊이 물속으로 넣어본다.


접영을 시작하기 전에 동작을 상상해 보지만 항상 해보면 힘이 부족하다. 어깨와 다리에 힘이 없어서라 여겼지만 강사님은 힘은 충분하다고 했다. 가끔 힘들지 않은 걸 힘들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방법을 아직 모르는 거겠지.


머리를 물속으로 넣는다. 물의 흐름을 타고 몸을 길게 움직인다. 잊지 않고 팔을 펴내준다. 물속에서 팔로 물을 힘껏 잡아 뒤로 밀어내준다. 다시 물속으로 찔러 넣듯 웨이브를 준다. 다 돌고 나면 그래도 도통 모르겠다. 양팔은 여전히 물에 젖은 나비날개처럼 쭈그러든다.


가쁜 숨을 내쉬며 잠시 쉬는데,

“힘든 게 아닌데 힘들게 해서 그런 거지 잘하고 있어. “라고 접영을 돌고 나서 하는 수영회원의 말이 좋다.


‘잘하고 있어.‘


Wave _ Liaol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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