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뒤집는 것 조차 큰 결심과 노력, 힘이 들어간다는 것을 안다.
몸 뒤집는 것 조차 큰 결심과 노력, 힘이 들어간다는 것을 안다. 우리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우리를 달팽이보다 느리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항상 멍하고 유쾌하지 않던 날들을 보내던 내게 단 하루, 기분이 괜찮던 하루가 있었다. 그 날은 아침에 일찍 눈이 떠졌으며 관심 분야의 책도 읽었고, 글도 조금 쓸 수 있었던 완전히 생산적인 날이었다. 거듭되는 작은 달성들에 기분이 좋아진 나는 집 한가운데에서 내 강아지를 향해 열정적으로 엉덩이를 흔들었다. 강아지 슈슈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나를 보다가 엄마에게로 도망갔다. 나를 본 엄마는 “그게 뭐하는 거냐”며 웃기 시작했다. 그리곤 동생을 불러 동생에게 아까 했던 걸 한번 더 보여달라했다. 관객이 늘었으니 뺄 수도 없고, 오랜만에 기분 좋은 겸 해서 서비스로 한 번 더 털어줬다. 갑작스레 불려나와 내 ‘뽐’을 본 동생도 잇몸을 개방하며 웃었다. 뻘쭘해진 나는 괜히 “뭘 웃어~”라며 틱틱대곤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마음 속에서는 가족이 내 덕분에 웃은 게 그저 뿌듯했다.
그날 이후 기분이 괜찮거나 괜찮고 싶은 날에는 슈슈를 향해 한 번씩 몸을 흔들어 보인다. 그럼 거의 백퍼센트의 확률로 민망함과 기분 좋음, 쑥쓰러움이 찾아온다. 힘이 조금 나는 날에는 화장실 다녀오는 길에(그냥 해도 된다) 서서 몸을 내키는 대로 흔들어보라. 활력이 생기는 것을 즉각 느낄 수 있다. 그 활력을 가지고 다시 누워서 자도 된다. 이미 춤을 췄다는 것 자체로도 작은 달성이다.
참고로 내가 가장 최근에 슈슈 앞에서 춘 춤은 스트릿우먼파이터 노제의 HEY MAMA이다. 얼굴팔림이 큰 만큼 커다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