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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May 01. 2017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친구관계

직장 내 인간관계 문제를 회복하는 방법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간관계에 관한 문제를 겪게 됩니다. 


 하지만 워낙 다양한 상황이 존재하기 때문에 쉽게 해결하지 못할 문제를 마주하기도 합니다. 스스로 해결해나가거나 주변 사람의 조언을 통해 현명하게 해결해나가는 경우도 많지만, 문제에 대한 해답을 도저히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 본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내용을 약간 변경·축약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도사남님.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하다 고민우체통의 애독자가 된 안씰리아라고 합니다.

 고민우체통 글을 보면서 제가 가진 고민들에 대한 생각의 관점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 있어 조언을 얻을 수 있을까 싶어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

 개인적인 일 때문에 휴직계를 냈다가 작년에 회사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회사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여자 직원들은 결혼을 하거나 육아를 하면서 직장을 그만두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더라구요. 회사에 돌아왔을 때는 여자 동료들이 많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저의 복귀를 기다려준 몇몇 친구가 있어 복직 후 일에 적응하기는 수월했습니다.

 어느 날 제 소개로 A와 B라는 친구는 친해지게 되었고, 저와 A 그리고 B는 아침마다 일찍 출근해 수다를 떨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곤 했습니다. 이 시간은 제 삶의 큰 활력소가 되었죠. 그렇게 저희 셋은 정말 가까운 친구로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A의 가족 중 한 분이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비슷한 일을 이미 겪어본 B는 A의 마음을 잘 알아 밤을 새 가며 장례식장을 지켰습니다. 저 역시 함께하고픈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회사일에 더해 개인적인 일 때문에 쉽게 자리를 비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겨우겨우 시간을 내 잠깐은 장례식장에 들릴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A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었죠.

 친구가 걱정되는 마음에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는 B에게 수시로 연락을 했습니다. 친구는 괜찮은지 말이죠.

 며칠 후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온 A는 평소와 달랐습니다. 저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함께 있을 때도 딱히 저와는 대화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이상한 느낌에 A를 불러 이유를 물었죠. A는 저와 B가 문자로 나눈 이야기를 보았다고 하더라구요.

 A를 걱정하는 마음에 B에게 물었던 제 질문들을 A는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는 눈빛으로 느껴졌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오해를 풀기 위해 문자의 모든 내용도 다 보여주고, 제 입장을 잘 설명했습니다. A도 제 이야기를 듣더니 이해가 됐는지 없었던 일로 하자며 오해가 잘 풀리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오해가 잘 풀린 게 아니었습니다. 이전과 똑같이 어색한 분위기가 지속되었죠. 어색함을 풀기 위해 저는 또다시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A는 그런 제 노력이 부담스럽다며 점점 더 멀어졌습니다.

 그렇게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A와는 입사 때부터 친하게 지냈고, A는 회사에서 제가 친한 모든 사람과 얽혀있었습니다. 아침마다 모이던 모임은 저만 빠지게 되었고, 매일 점심식사를 함께하던 사람들과도 얽혀있어 다른 사람들도 이 분위기를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함께하던 친구와 멀어지니 마치 연인과 이별한 기분이라 너무 힘이 듭니다. 제 주변 사람들도 저와 점점 멀어지고 A와 더욱 가까워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힘들 때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 하나 없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습니다.

 저는 이 관계를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까요?


 안씰리아 님께서 보내주신 고민은 분량이 많아 짧게 요약해보려 노력했지만 분량을 많이 줄일 수는 없었습니다. 그만큼 뺄 수 없는 부분이 많다는 말이겠지만, 오랫동안 고민해오셨다는 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답변만으로 쉽게 고민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부정은 부정을 부른다


 부정적인 마음은 부정적인 시각을 가져온다. 똑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부정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테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은 긍정적인 시각으로 본다. 


 친구분인 A님의 경우처럼 갑자기 부모님을 잃는 일은 마음을 크게 흔들어 놓는다. 마음의 평정심이 깨진 사람은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도 없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도 없다. 평소 긍정적이었던 사람도 한동안 부정적인 사람으로 바꿀 만큼 마음을 크게 흔들어 놓는 일이다.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된 사람은 누군가 자신에게 위로나 조언을 건냈을 때 좋은 의도로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상대는 나의 아픔을 절대 모를 것 같고, 나를 불쌍하게 여기는듯한 눈빛으로 느끼게 된다.


 그래서 큰 아픔을 겪고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된 사람에게는 위로나 조언도 조심히 하는 편이 좋다. 마음이 강한 사람들은 위로나 조언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비아냥이나 공격으로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진실된 마음 전하기


 진실된 마음은 언젠가는 상대방의 마음에 닿기 마련이다. 사람에 따라 필요한 시간은 다르겠지만, 상대방을 향한 진실된 마음을 올바르게 전한다면 그 사람의 마음 어딘가에는 자리를 잡게 된다. 상대가 그 마음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오해는 풀릴 것이며 관계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안씰리아 님의 경우 친구분의 오해를 풀고 관계를 되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하셨다. 그럼에도 아직 관계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면 올바른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인지 돌아봐야 한다. 혹시 그 노력은 나를 위한 노력이 아니었는지 말이다.


 내가 어색해서, 내 말을 상대방이 오해하는 게 싫어서 노력을 한 것이라면 그 노력은 분명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느껴지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상대방에게 다가갔다면 분명 상대방은 자신을 위하지 않은 마음에 부담을 느꼈을 테고, 오히려 더 멀어지는 선택을 했을 것이다.


 상대방과의 관계를 잘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다가가야 한다. 단순히 나라면 이렇게 하면 풀릴 텐데가 아니라, A에게 진실된 나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시간이 필요해


 아픔의 상처가 아물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흔히 시간이 지나면 아픔은 조금씩 입혀진다는 말을 많이 한다. 옳은 말이기도 하지만 무조건 옳은 말은 아니다. 시간만 지난다고 무조건 아픔이 치유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픔을 잊는데 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처를 입은 당시에는 여유를 가지고 생각할 수도 없을 테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긍정적인 마음보다는 부정적인 마음이 더 크기 때문에 아픔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도 어렵다.


 A 친구분의 경우 예상치 못한 큰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안씰리아 님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서운함을 느낄 수 있다. 선의를 가지고 한 행동이라도 상대방이 부정적으로 바라볼 경우 의도가 전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다. 이때의 오해는 오랫동안 큰 상처로 남을 수도 있다.


 상대방이 내 선의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면 내 입장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다가가야 한다. 상대방에게 다가가 진실된 내 마음을 전하면 기다려줘야 한다. 상대방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내 진실된 마음을 올곧이 바라봐줄 때까지 약간은 거리를 두고 기다려줘야 한다. 마음이 급하다고 다가갈수록 오히려 멀리 달아나게 될 수도 있다.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내게도 상대방에게도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상대방이 마음의 여유를 갖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그리고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를 기다리자. 다만 그 시기가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인간관계는 혼자서 결정하는 게 아니다. 상대방과 내 마음이 같아야 가까워질 수 있는 법이다. 내가 아무리 다가가도 상대방이 다가오지 않는다면 결코 이어질 수 없다. 그러니 나 스스로에게도 마음의 여유를 가질 시간을 주자.


 평생 내 곁에 있을 친구를 찾는 일은 원래 정말 힘든 일이다.






고민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 '고민우체통'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 고민우체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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