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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Nov 04. 2016

서른, 끝내기에는 너무 이른

하고자 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서른, 남다른 의미가 있는 나이다. 성인이 되는 스무 살과는 또 다른, 중년의 길에 접어드는 마흔과는 또 다른 느낌을 가진 나이다.


 서른이면 무언가 많이 이뤄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한다. 그러나 서른만큼 많이들 두려워하는 나이도 없다. 금전적으로 자리를 잡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가치관이 자리 잡는 시기도 아니다. 그런데 사회는 왜 서른이면 단단한 어른이 되기를 강요할까?


 이 시대의 서른은 어른 아이다. 어른이 되기에는 아직 무른, 그러나 아이라고는 할 수 없는 어른이다. 아직 다듬어야 할 곳이 많은 어른이기 때문이다.


 스펙을 위해, 돈을 위해, 명예를 위해 열심히 달려온 청년들은 사회에 나와서야 비로소 고민을 시작한다. '이 길이 정말 내 길일까?' 연말만 되면 서른에 관한 책이 무수히 많이 쏟아져 나온다. 사람들은 이런 책에서 자신의 서른에 대한 확신을 찾기를 바란다.



나의 서른


 나의 서른은 조금 달랐다. 걱정도 두려움도 없었다. 내가 진심으로 하고자 하는 일들을 찾았고, 멀리 달리기 위한 준비운동을 끝낸 시점이 바로 서른이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사람은 떨어져 본 깊이만큼 위로 올라갈 수 있다'라고 했던가. 20대는 내내 방황의 순간이었다. 남들이 하라고 하는, 사회가 필요하다고 하는 일들을 억지로 하지 않았다. 때로는 일어설 수 없을 만큼 좌절을 경험하기도 했고, 하고 싶은 다양한 경험을 하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나가는 시기였다.


 꽤나 긴 방황의 시간을 지나 서른에서야 비로소 진정하고 싶은 일의 틀이 잡히기 시작했다. 하고자 하는 일을 매일 꾸준히 하는 것.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하루.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삶이 내 미래를 확신으로 이끌고 있었다.


 나의 서른은 뜨거운 나이였다.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내 안에 많은 것을 채워 넣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어질 30대는 정말 기대된다.



나의 30대


 30대에 접어드는 첫 순간인 서른을 맞이하며 약간의 흥분을 느꼈다. '나의 30대는 또 어떤 재밌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서른이 되면 앞으로 펼쳐질 막막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직장은 내게 맞는지, 결혼은 언제 해야 할지, 어떤 사람과 결혼해야 할지, 새로운 취미는 무얼 만들지, 새 친구들은 어떻게 사귈지 등 학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수많은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나의 30대가 이러한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은 이유는 확신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 꿈에 대한 확신, 신념에 대한 확신, 내 노력에 대한 확신이 삶에 대한 두려움을 없앤 것이 아닐까. 두려움은 대게 불확실함에서 오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좀 더 재밌는 일을 많이 하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전하고, 이제는 지혜보다는 지식을 더 쌓고 싶은 시기다. 이로 인해 어떤 즐거운 일이 또 찾아올지 기대된다.


 서른은 참 뜻깊은 나이다. 마흔에 쉽게 하지 못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고, 아무것도 모르던 스무 살보다는 조금 더 단단하게 내 일을 해낼 수 있는 나이다.



서른, 끝내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


 서른이면 사실 아주 적지는 않은 나이다. 수능을 잘 보고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고등학생 때까지 열심히 공부만 했다고 하더라도, 서른이면 그로부터 10년이나 지난 나이다. 10년이면 아이폰이 처음 출시되고 아이폰 7까지 출시된 기간과도 비슷할 만큼 엄청난 시간이다.


 그렇지만 그 긴 시간 동안 무언가 이루어내지 못했다고 인생이 이대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모습 그대로 평생 살아가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원한다면 언제든 인생을 바꿀 수 있다. 물론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 많이 필요한 문제이겠지만 말이다.


 나의 서른은 준비운동을 마무리하는 시기였다. 그러나 누군가가 지금부터 준비운동을 시작한다고 해서 벌써 달리기 시작하는 사람을 따라잡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 남들을 따라잡는 것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남의 인생이 아닌 '내 인생'이기 때문이다.


 지금 늦었다고 성장을 포기하고 주저앉는다면, 먼 훗날 지금 이 선택만큼 후회되는 선택도 없을 것이다. 이미 성공한지도 오래돼 돈도 많고 명예도 있지만 나이가 80세는 된 사람에게 서른 살의 젊은이가 인생을 바꾸자고 하면 분명 좋다고 하고 바꾸자 할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인생과 거래를 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서른이면 뭘 시작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이다. 나의 서른이 준비운동을 마친 시기라면, 이제 시작하는 누군가는 준비운동을 할 마음의 준비를 마친 나이가 될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준비운동을 바로  시작하든, 아니면 달리기부터 시작하든 뭐라도 시작하면 된다. 


 서른은 끝내기 너무 이른 나이다. 이미 달리고 있든, 아니면 나처럼 준비운동을 마쳤든, 그것도 아니면 마음의 준비라도 하든 어쨌든 시작하면 된다. 달리기 시작해야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어떤 장애물에 걸리든 너무 크게 상심하지는 말자. 일어나면 그 장애물이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줄 테니까.



도서관에 사는 남자가 읽는 책 중에 괜찮다고 생각하는 책을 소개해드립니다. 매주 한 권 정도씩 소개해드릴 예정이니,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거나 읽을만한 책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구독하고 받아보시면 좋겠습니다!  ▶ 유튜브 구독하러 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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