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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Nov 24. 2016

여자들의 친구관계에 대한 고민

고민우체통에 도착한 23번째 편지

이번에 고민우체통에 도착한 편지는 여성분께서 여자들의 친구관계에 고민이 된다는 이야기를 보내주셨습니다.


 인간관계에 관한 문제는 항상 풀기 어려운데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에 제 생각을 담아 답장을 보내드립니다.


- 글의 끝부분에 있는 이벤트도 많은 참여 바랍니다^^


* 본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내용을 약간 변경·축약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서른이 넘은 여자입니다.

 요즘 들어 인간관계에 회의감이 많이 들고 있습니다. 여자들의 친구관계, 참 쉽지가 않네요.

 몇 년 전 이사를 온 후 A와 B라는 친구를 자주 만나게 되었습니다. 둘 중 A와는 꽤 가깝게 지냈던 적이 있었고, B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친구를 만나다 보면 꼭 저와 A, 그리고 B 이렇게 셋이 만나게 되더라구요. 셋이 만나면 꼭 저를 제외한 A와 B만 친해 보였습니다.

 A친구는 원래 친했었지만 성격도 성격이고 말을 예의 없게 해서 멀어졌었고, B친구는 이사를 오면서 친해졌습니다. 그런데 B친구는 유독 자기 자랑을 많이하더라구요. 그래도 친해지고 더 가까워지면 좀 다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B친구의 이런 성격을 A친구는 잘 받아줬어요. 사실 받아줬다기보다는 서로 잘 맞았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네요. B친구의 자랑에 A친구가 잘 들어주다 보니 셋이 만나면 B친구는 꼭 A친구에게만 인사를 하고 말을 건네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셋이 만나더라도 전 소외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셋이 만나는 자리는 안 나갈까 했지만, A친구와 B친구 둘이 만날 때는 꼭 저를 부르더라구요.

 소외되는 느낌을 받는 이런 자리에 계속 나가야 할지 고민입니다. 이런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하나라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이상하게도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세명이 만나는 관계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꼭 한 명이 다른 한 명과 유독 친해서 소외감을 느낄 때가 많더라구요. 저는 최대한 다른 사람 모두를 배려하려 하지만 편을 나누듯 꼭 더 친한 사람을 고르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대학교를 다닐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세명이 다니면 꼭 한 명은 둘 중 한 명을 골라 더욱 친하게 지내고, 팔짱도 꼭 한 사람에게만 끼더라구요. 그렇게 되면 항상 다른 한 명은 소외감을 느꼈습니다. 여자들의 나쁜 습관인 걸까요?

 이런 친구들을 안 만나려고 보면 만날 친구가 남아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친구들의 인성에 문제가 있는 걸까요? 아니면 제가 이해심이 부족한 걸까요? 이제는 그냥 받아주고 들어주기만 하는 관계는 별로 내키지 않습니다.


 인간관계는 저 역시 인생을 살아가며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에 하나입니다. 물론 제가 여자가 아니라 여성분들 사이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는 못하겠지만, 여기저기서 보고 듣고 생각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람은 자신만의 취향이 있다


 살다 보면 참 많은 친구를 사귀게 된다. 그러나 모든 친구가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함께하지는 않는다. 어렸을 때는 학교에서 같은 반이 되며, 같은 동네에 살며, 같은 학원을 다니며 친구를 만나게 된다. 어찌 보면 어릴 때는 내가 친구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 취향에 상관없이 친구가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렇다고 친구 선택에 내 의지가 반영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같은 공동체 안에 속해있더라도 우리는 무의식 중에 나와 잘 맞는 친구를 선택하게 된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스스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면서 친구를 선택하는 기준이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누구나 자신이 선호하는 이상적인 친구의 모델이 있다. 예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친구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서로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친구를 선택하는데 하나의 요소만 작용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친구가 세명 이상이 모이게 되면 친밀감이 모두 동등하지는 않다. 분명 좀 더 마음이 가는 친구가 있을 테고, 대화가 더 잘 통하는 친구가 있기 마련이다. 물론 그렇더라도 티를 내면 안 된다. 그건 다른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취향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친구의 이상형은 어떠한 모습일까? 의외로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 사람이 많지 않다. 대부분 연인에 대한 이상형만 생각하지 친구의 이상형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연인을 선택할 때는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형에 최대한 부합하는 연인을 찾아가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만나보면 이상형에 맞지 않는 경우도 많고, 내가 이상형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진짜 내 취향이 아닌 경우도 있다. 우리는 이렇게 연애를 하며 연인의 이상형을 찾아간다.


 친구도 마찬가지다. 친구를 만나면서 나에게 맞는 친구는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게 된다. 함께 있을 때 어떤 주제로 대화하는 친구가 좋은지, 무엇을 같이 즐길 수 있는지, 어떤 성격의 사람을 좋아하는지 등 나의 친구 취향을 계속 찾아야 한다.


 물론 내 이상형에 완전히 부합하는 연인을 찾기 어려운 것처럼, 내가 원하는 친구의 이상형에 완벽하게 일치하는 사람은 찾기 쉽지 않다. 그래서 여러 친구가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닐까 싶다.


 힘들 때는 다독여주고 열정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친구를 만나고, 적적할 때는 취미를 같이 즐길 수 있는 친구를 만나면 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을 때라면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친구를 만나면 된다. 때로는 아무런 목적 없이 만나서 몇 시간이고 수다를 떨 수 있는 친구를 만나는 것도 좋다.


 내가 원하는 친구의 취향을 알아야 그에 맞는 친구를 사귀는 것이 수월하지 않을까?



여럿이 만나는 자리


 난 친구를 만날 때 여럿이 만나는 자리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모임에 갈 때는 많은 친구들이 올수록 좋았다. 따로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도 한 자리에 다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모일수록 제대로 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느낀 것은 진짜 친구가 되려면 단 둘이 만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점이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지만, 단 둘이 만날 때와 세명 이상이 만날 때의 느낌은 천지차이다. 단 둘이 만날 때는 서로에 대해, 자신에 대해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그러나 세명 이상이 만나는 자리는 모두가 이야기할 수 있는 공통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따로따로 그룹을 이뤄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된다.


 여러 사람이 만나는 자리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진짜 친구는 단 둘이서 만나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여럿이 잘 맞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단 둘이 만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취향에 맞는 친구를 찾는 방법


 성인이 되면 친구는 스스로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 어릴 때처럼 같은 공동체 안에 있다고 무조건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친구는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는 대게 같은 반이나 학교, 학원, 독서실 등에서 많은 친구를 사귀게 된다. 대학교를 가면 활동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더욱 다양한 친구들을 사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이상 새로운 친구를 만들지 않는다. 아니, 못 만든다고 할 수도 있다.


 처음에 잠깐 이야기했지만, 한 번 사귄 친구가 영원히 곁에 있는 건 아니다. 사이가 틀어져 더 이상 만나지 않게 되기도 하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못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별 문제가 없었음에도 자연스레 안 만나게 되는 친구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친구를 만들어가야 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 물론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진짜 친구들을 만들지 못한 사람들은 계속 친구를 만들어야 한다. 어떤 친구를 사귀고 싶은지 생각해봐야 하고, 그에 맞는 친구들을 찾아 나서야 한다. 바쁘더라도 조금은 짬을 내서 자신의 취미를 같이 즐길 수 있는 모임을 찾아가는 것도 좋다. 아니면 나처럼, 모르는 사람이지만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 연락을 하고 찾아가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함께할 때 즐겁고 행복해도 모자랄 인생인데, 부담되고 기분 나빠지는 자리에 억지로 나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지금 내 곁에 있는 친구들을 보며 계속 만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기보다는, 만나고 싶은 친구들을 실컷 만나면서 또 새로운 친구들을 찾아 나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면서 더 즐겁고 행복한 인생이 펼쳐질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혼자가 편한 세상이라 하더라도 혼자는 결국 외로운 법이다. 즐겁든 불행하든 결국 사람은 자신에게 맞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때 행복한 법이다.






고민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 '고민우체통'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 고민우체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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