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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나 Feb 12. 2022

예민과 함께 살아가는법,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2020년 9월의 읽고 싶은 책 |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니 제목부터 나를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제목을 보고 끌린 것도 맞지만, 트위터에 돌았던 이 책 말미에 있는 자가진단표가 한창 리트윗이 돌았던 적이 있다. 문항에 따라 체크하는 방식이었는데 7개 이상이면 매우 예민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점점 하다 보니 10개, 20개... 정확히 몇 개 나왔는지는 말하지 않겠다. 어릴 때부터 신경 쓰이는 일이 있으면 속부터 콕콕 쑤셔오는 위장의 소유자니 말 다했다.

어쩌면 이 책을 펼치기 전 나는 이 책이 나를 극적으로 변화시켜주리라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혹은 그럴 수 있는 비장의 방법을 전수한다든가. 그렇지만 이 책은 전문가에 의해 쓰인 사례집에 가깝다. 애초에 그런 책이 있을 리 없고, 있으면 사람을 현혹하는 것에 가까울 것이다.

예민하다는 것은 살면서 별로 득이 될 게 없어 보인다. 나는 한동안 무던해지는 게 내 소원이었다. 너무 작은 일을 가지고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는 나의 모습이 보기 싫었다. 지금은 그게 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기에 일찌감치 포기했지만.

그렇지만 세상에는 이 예민함을 가지고 자신의 무기로 만든 사람 또한 존재한다. 예민함을 '극복'하라는 말은 아니다. 원래 예민한 사람이 어떻게 예민함을 극복할 수 있겠는가. 다만 예민함과 공존하며 그것을 장점으로 승화하는 방법을 배울 뿐이다. 혹은 그러려고 노력하든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례가 바로 그런 인물이다. 아주 특출나서 위인전에 실릴 만한 사람이나, 우리 주변의 평범하지만 자신의 예민함을 잘 다스린 사람 두 부류를 소개한다.

구체적인 해결방안, 예를 들어 무얼 써보라거나 이럴 때 어떻게 하라거나 자세한 가이드라인을 주지는 않는다. 사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고 증상이 다른데 천편일률적으로 처방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분명 전문가가 진단을 내려 각자에게 맞게 처방을 해야 할 문제일 것이고, 이 책은 주로 세상에는 그런 예민한 사람이 있으며 예민함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며 그런 예민함을 가지고도 이렇게 (잘) 살아갈 수 있다는, 말 그대로 예민함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책이다.

아마 나처럼 무언가 해결책을 얻고 싶었다면 그다지 와닿지 않겠지만, 앞서 말했듯 극적인 무언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례에 나온 사람처럼 꾸준히 갈고 닦는 수밖에 없다. 항상 그게 어려워서 어딘가에서 헤매며 극적인 무언가를 찾게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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