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촉박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저녁에 해야 하지만
요즘엔 아침에 눈뜨자마자 수련하는 게 더 좋다.
물론 하루 중 한 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게 더 큰 의미이지만.
매일 할까 말까 고민이 되기에 서둘러 매트를 펼친다.
시작할 때는 몸이 뻑뻑하지만 움직이다 보면 풀리고 잠도 깨고
아침부터 무언가를 성취했다는 충만함이 하루를 기분 좋게 한다.
작심삼일을 넘기고 꾸준히 요가하고 있다.
오늘은 수련 후 10분 명상 프로그램도 추가해서 진행했다.
반복해서 하는 일. 지루하다고 여길 수 있다.
나도 그렇게 여기며 살아왔다. 물론 중간중간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어제는 스트레칭 위주여서 힐링하는 요가였는데
오늘은 중급 빈야사 요가로 몸을 정신없이 움직였다.
산자세로 서서 숨을 고르는데 문득 어제 본 영화에서 찍어둔 대사가 떠올랐다.
"이렇게 같은 일을 반복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싶어서.. 안 그래요?"
-영화 일일시호일
맞다. 지루할 때도 있고 귀찮을 때도 있지만 현재에 집중하는 법.
아무 일 없이 건강하게 아침에 눈을 뜨고 요가를 하고 차를 마시고
일기에 무언가를 끄적이는 일.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다.
몇 분 아니 몇 초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세상에서
반복할 수 있는 일이 있고 그 안에 조금씩 달라지는 나를 알아가는 것.
복 받은 삶이다.
"빗소리를 듣는다.
비 오는 날엔 빗소리를 듣는다.
오감을 동원해 온몸으로
그 순간을 맛본다.
눈 오는 날엔 눈을 보고
여름에는 찌는 더위를
겨울에는 살을 에는 추위를
매일매일 좋은 날은
그런 뜻이던가!"
-영화 일일시호일에서 노리코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