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지는 것과 멀어지는 것들을
곱씹어 본다.
물건, 관계, 시간, 습관 등등.
한때는 매일 사용했지만 이제는 쓰임과 별개로 손이 가지 않는 것들.
끈끈한 관계라 믿었지만 어느 순간,
서로의 대화가 불편하거나 이용당했음을 인지할 때.
지켜나가기 어렵다고 적어두었던 루틴이 습관이 되었을 때.
모든 것들에는 생명이 존재하고
생로병사처럼 만남과 헤어짐이 있다.
아침 매트 위에서 몸을 늘리며
몸과 주변의 소리를 듣는다.
오늘은 무얼 놓아주어야 하고 어떤 것들을 받아들여야 할까?
이젠 제법 요가에 적응되었다고 믿었는데 아니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랄까?
어제는 무리 없던 동작이 잘 되지 않기도 하고
방금 전까지도 꽉 막힌 것 같던 숨이 트이기도 한다.
조여 오는 복근과 이완될 때 풀어지는 근육을 느낀다.
지금이 조일 때인지 느슨해질 때인지를 가늠해 본다.
버릴까 그냥 둘까
계속 볼까 아님 그만 보지 말까
말할까 말하지 말까
선택들을 저울질한다.
매일 다시 태어나고 죽는
내 안의 수많은 세포들처럼
멀어지거나 익숙해지는 것들을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