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새벽.
간밤에 잠을 설쳐서 일찍 눈을 떴다.
쌀쌀해서 뜨겁게 차를 우린다.
가만히 앉아서 한 모금씩 목구멍을 통해 온몸에 온기를 넣는다.
요가 매트를 편다. 그리고 어제 읽었던 책 내용을 떠올린다.
"While washing the dishes one should only be washing the dishes, which means that while washing the dishes one should be completely aware of the fact that one is washing the dishes."
-The miracle of mindfulness
간단한 행동인데 이게 왜 이리 어려운가.
요가는 물론이고 숨 쉬고 생활하는 모든 시간과 공간에서
하고 있는 동작에만 집중하는 일은 거의 없으며 그만큼 어렵다.
무언가를 하면서 다음에 할 일을 따져보거나
과거에 일들이 떠올라 감정이 요동치기도 한다.
오늘은 [요가 소년 아침 공복 요가 30분] 프로그램.
수련 초반에는 코가 막혀서 힘들었다.
수련할 때는 수련만 한다는 말을 되뇌며 집중한다.
늘어나는 옆구리, 골반에 숨이나 힘이 들어가는 걸 느낀다.
중간에 다른 것들이 방해하지 않게 더 깊게 호흡하고
더 깊게 숙이며 숨, 호흡만 바라본다.
오늘은 골반에서 새로움을 발견한다. 뭔가 쫙 펴지는 듯한 감각.
신체에 없던 부분을 알게 된 것 같았다.
동작을 할수록 몸에 열이 올라온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천천히 눕는다.
사바아사나를 하는데 진짜 행복했다.
따뜻도 아닌 뜨뜻한 온기와 함께 나른함이 몰려온다.
포근함에 감싸져 그냥 그 안락함에 푹 빠졌다.
(이 글을 적는 순간에도 그 안락함을 또 느끼고 싶다.)
잠들 뻔했다. 만족스러운 수련이었다.
Washing the dishes to wash the dish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