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것을 쓰지 말자.
공연히 멋을 부리며 내가 경험하지도 않은 것들을 쓰지 말자.
화려한 문장이나 상상력에 의존해 쓰지 말자.
내가 모르는 것 또한 절대로 쓰지 말자. 내 가슴으로 느낀 것,
내 눈으로 본 것, 내 머리로 생각한 것들을 담담하게 쓰자."
-나를 숨 쉬게 하는 것들
하루씩 요가를 하며 쌓아가는 날들이 늘어나고 있다.
오늘 수련엔 하체를 중심으로 스트레칭을 하는 동작이 많았다.
뭉쳐있던 허벅지 옆쪽에 강한 통증과 시원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큰 욕심부리지 말고 그냥 매일 매트만 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오랜만에 요가를 시작하면서 그날 내 상태, 느낌, 떠오르는 생각들이 많아졌다.
그냥 휘발시켜버리기엔 쌓아가는 시간들이 아까웠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브런치에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건
통과하는 그 시간들을 담아두고 싶어서였다.
나와의 약속이기에 넘어가도 그만이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일상이, 수련이 매번 깨달음을 주지는 않는다.
무념무상으로 동작만 하다가 끝날 때도 있고 중간에 힘들어서 그만 둘 때도 있다.
어딘가에 올리는 글이라는 걸 인지하고 쓰면 부담감이 밀려오기도 했다.
길이가 너무 짧아서 아예 적지 않은 날도 있다.
느낀 게 없는 날은 없다고 적으면 되는데
뭔가 거대한 걸 적으려고 하니 망설이게 되는 거다.
같은 말이 반복되고, 조금이라도 멋진 말을 적으려고
고민하는 시간도 길어진다.
내 느낌, 깨달음을 적는 건데 수사여구를 붙이려는 나를 보며 실망했다.
'진짜 이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너 이걸 진짜 느꼈어?'
솔직한 게 맞는지 묻는 경우가 많아졌다.
요가도 글쓰기도 정직하게 하겠다는 다짐이 사라진 자리에 책에서 본 위 구절이 확 와닿았다.
알맹이도 없는 걸 화려하게 포장하지 말자고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