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이 있으면 있는 대로 자기 수련을 이어가는 사람.
신체 조건이 상대적으로 불리해도 자신이 몸담은 분야에서 꾸준히 연마하는 사람.
삶이 넉넉하지 않아도 나약해지지 않고 부지런히 살아가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일상은 내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어설프고 힘들어 보이겠지만 나름 괜찮아"
어쩌면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이 가장 강해질 수 있는 순간과 만나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각자의 요가-
'강함'에 대한 강박이 있다.
하루 이틀 정도 밤을 새워도 지치지 않아야 한다.
어려운 일, 혼란스러운 일, 결정해야 하는 일 등등.
많은 일들이 몰려와도 바로바로 나만의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빠르게 달릴 수 있어야 하고 건강한 신체만큼 정신도 명료해야 한다.
나름 그려놓은 강함에 대한 이미지가 있었다.
어떤 이미지나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건 중요하지만
거기에만 매달려 사는 것 또한 아니라는 생각이 조금씩 든다.
완벽한 강함만을 추구하다 보면 시작과 끝이 흐지부지 될까 봐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
많은 일들을 시작도 못한 채 머릿속에서 그리다가 끝내버렸다.
어설퍼도 일단 나아가야 한다.
나에게 자주 하는 말이지만 나쁜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하는 공복 요가였지만 과정은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땀이 흘러서 중간에 티셔츠를 벗어야만 했다.
어설프다. 땀으로 엉망이 된 머리와 옷은 난장판이다.
당연히 동작들이 완벽하게 되지 않는다. 중간에 숨 쉬며 쉬기도 하고
부드럽지 않은 부분은 다시 한번 호흡하며 자세를 교정해 보기도 한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본다. 스스로 정의 내린 강함과는 거리가 아주 먼 한 사람이 서있다.
그런데 '이게 진짜 강해지는 순간 아닐까?' 찰나의 깨달음이 스쳐 지나간다.
완벽하지 않음을 마주하고 모든 순간을 받아들이는 일.
부족함을 알지만 멈추지 않고 하나라도 원하는 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일단 시작하고 보는 대담함.
진짜 자신이 강해지는 순간을 만나기 위해 아주 작지만 자꾸 움직일 수밖에 없다.
움직임 속에서 여러 모습의 나를 만날 테지만 그래도 매트를 펴고
외면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