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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뀨냥 Feb 16. 2024

혼자서 손톱을 깎을 수 있는 방법

혼자서도 잘해요.

  대개 손톱은 남편이 잘라주곤 한다. 하지만 간혹, 남편의 부재로 인해 혼자 손톱을 잘라야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초과근무를 하는 날! 개운하게 목욕을 하고 좋은 향이 나는 바디로션을 바른 채 잠들고 싶은데, 마녀손톱처럼 긴 손톱이 눈에 거슬릴 때가 있다. 그럴 때, 내가 혼자서도 손톱을 깎는 방법이 있다.


  물론 이 방법은, 앗차 하는 순간에 다칠 위험이 있으므로, 웬만해서는 타인에게 부탁하는 편이 안전하다. 그래도 나처럼 혼자서 손톱을 자르고 싶은 편마비 환자가 있다면 이 방법은 어떤지 조심스레 추천해 본다.


  먼저, 바닥에 정사각 티슈 한 장을 깐다, 그 뒤 손톱깎기를 열어 티슈 위에 올린다. 그리고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발(환측이 아닌 발)을 손톱깎이에 올리고, 깎고자 하는 손을 돌려가며 손톱을 깎아 준다. 즉, 발이 환측 손을 대신하는 것으로,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한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환측 부위의 손톱은 강직으로 인해 구부러진다고 해도, 어찌어찌 집중하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도 자를 수 있다. 하지만 마비가 있는 손으로 다른 손의 손톱을 자르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발견한 방법이다.


  내가 이렇게 손톱을 자르는 것을 본 남편은 조마조마하며, 다치지 않을까 걱정한다. 자랑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도 다친 적이 없으며, 꽤 가지런히 잘린다.


  이렇게 조금씩 나만의 방법을 찾아가며, 새로운 삶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웃어야 할 일인지, 울어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조금씩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갈 때, 자립심을 길러가는 아이가 된 마냥 뿌듯하다.


  아직은 혼자 할 수 있는 것보다는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일이 많지만, 가능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


검색해 보니 이런 보조기기가 있네요! 제 방법이랑 비슷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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