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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븐제이 Jun 20. 2024

왕십리는 처음이라

배우 김진영(덱스)을 만나다 2

아쉬움은 끝도 없다. 그러니 일단 하고 보자.

하고 나서 하는 후회는 미련이 없지만 시도해 보지 않은 일들엔 언제나 미련이 남으니까.

일단 주말에 제일 마지막 타임의 무대인사를 예매해 놓고 상황을 보고 판단하기로 했다.


마침 무대인사 첫날 그의 유튜브 채널에 영상이 업로드되었고 불과 몇 시간 전 마주했던

얼굴을 보고 있자니 그리운 마음이 일었다.

어떻게든 난 해낼 거고 마지막 타임의 무대인사를 가서 오늘 주지 못한 선물을 꼭 전해주리라

다짐했다.


그렇게 다음 날이 되었고 아침부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어떻게든 이겨내 보자는 심정이었다.

주말에 제일 바쁜 직업 특성상 시간을 빼서 한 시간 남짓한 거리에 좋아하는 배우를 보러 가는 건

정말이지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난 해내고 싶었고 주문을 외우듯 마음속으로 하루종일 읊조렸다.


‘부정적인 에너지 멈춰요. 긍정적인 에너지 업!’


그가 유튜브에서 한 말이다.


'난 해낼 거고 일을 잘 마무리하고 왕십리에 도착할 거야. 그리고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선물을 꼭 줘야지!'라고 마음을 먹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왠지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운이 맴돌았다.


하늘이 도운 건지 빠듯할 수 있었던 상황이 예상보다 일찍 마무리되었고 

가뿐하게 서울행 전철을 탈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내가 예매한 영화 말고도 앞 타임의 무대인사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제처럼 후회하지 말고 할 수 있을 때 다 하자는 마음으로 앞 타임의 영화도 예매했다.

그렇게 한 시간 남짓 걸려 왕십리역에 도착했다.


그런데 여기 왜 이렇게 넓은 거죠?

처음 와 보는 동네라 어리둥절. 그리고 갑자기 초조해지는 나.

목이 타고 마르는 느낌.

가까운 드럭스토어에서 코코넛워터 하나를 사서 벌컥 마시고 주변 분들에게 물어 물어 영화관에 도착했다.

어차피 영화는 시작되었고 무대 인사만 보자. 진짜 마지막 인사는 또 준비되어 있으니까.

싶은 마음에 느긋하게 화장실도 들리고 주변을 서성였다.

그러나 이내 아쉬운 마음이 올라왔다. 어제는 너무 앞자리여서 목을 들고 보는 바람에 그의 연기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없었다.

지금이라도 들어가 볼까? 싶은 마음에 안내해 주시는 분께 여쭤보니 조용히 방해 안되게 입장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앞의 내용이 20분 정도 흘렀지만 상관없었다.

그렇게 다시 보게 된 그의 연기는 어제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고 촉촉한 눈망울에서 어떠한 빛을 볼 수 있었다.


영화가 끝난 후 배우들이 관객들과의 만남을 위해 올라왔다.

자리가 없어 맨 뒤쪽이었던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눈에 담았다.

어차피 마지막타임이 예약되어 있으니 괜찮다는 위로가 되었다.

마음을 비우니 오히려 즐거웠다. 다른 배우들을 더 가까이 볼 수 있게 되었고 

팬들이 준 귀여운 머리띠를 하며 순간을 즐기는 모습이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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