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븐제이 Jun 24. 2024

여름

오랜만에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껏 누렸다.

덥고 뜨거운 이 계절을 있는 그대로 느끼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에어컨이나 선풍기와 같은 바람에 기대지 않으려 한다.

필터나 팬을 청소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귀찮기도 하거니와 늦은 저녁 밤공기를 맞으며 하는 산책은

꽤 기분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지만 불쾌하지 않다.


전에 먹었던 식당에서 맛있는 맛의 기억이 어렴풋이 생각날 쯤이라

사랑하는 가족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밥을 먹고 난 후 해가 가장 높이 떠 있는 뜨거운 시간에

배부름을 핑계 삼아 산책하며 옆동네를 거닐었다.

뜨거운 햇살이 눈을 찌푸리게 만들었지만 왜인지 모를 웃음이 났다.

최근 나에게 일어난 잊을 수 없는 좋은 기억들이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해 준다.

내 존재를 가감 없이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그날 이후로 떠오르는 노래를 무한반복하면서 걸었다.


그리고 이내 다다른 곳은 동네에 있는 도서관.

미처 다 읽지 못하고 대출 반납일에 쫓기듯 보냈던 책의 뒷 내용이 궁금해서였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밑에서 더위를 식히고 sns를 둘러보다 책을 펼쳤다.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책을 끝내고야 말겠다는 심보로 앉아있었다.

다행히 책은 재미있었으므로 완독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곧장 운동하는 곳으로 향했다. 도보로 10분 정도 걸리는 위치라

다음 일정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개인 운동을 가면 특별히 정해놓은 순서 없이 그날그날 달라진다.

요즘 운동에도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고 안 하면 괜스레 찔리기까지 한다.

이렇게 변화된 내 모습 마음에 든다.

마음껏 땀을 흘릴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곳.

송골송골 맺히는 땀방울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개운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마무리로 오랜만에 코인노래방까지 다녀왔다.

예전보다 목 상태가 나빠진 건지 아니면 흥이 덜 올라왔는지는 모르겠으나

막상 갔는데 노래 부르는 재미가 전보다 못했다.

음악을 배경 삼아 잠시 앉아있다 나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해가 길어진 덕분에 밖은 아직도 밝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졌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

나도 모르게 새어 나오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피식해 버렸다.

나 요즘 많이 행복하구나.








매거진의 이전글 앞으로 좋아하는 숫자는 '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