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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븐제이 Sep 24. 2024

밤공기

제법 공기가 차가워졌다.

친구와 사우나를 다녀오는 길 차창을 내리니 밤공기가 얼굴을 감쌌다.


‘가을이다!’

‘음~ 너무 좋아 밤공기!’


스치듯 밀려오는 바람에 친구와 나는 덩달아

흥분했다.

이런 사소한 것에 기뻐하고 좋아하다니 그래서 우리가 친구인가 보네.


일요일 밤.


불 꺼진 간판들이 많이 보이는 상점가를 지나 달리는 차 안에서 문득 ‘연애’라는 단어가 떠 올랐다.

이렇게 좋은 계절에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인 걸까.

아니면 이 순간을 나누고 싶은 마음인 걸까.

그게 뭐든 좋았다.


창문을 완전히 내린 채 바람을 맞으며

도로 위를 달렸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순간에 집중할 뿐이었다.

찰나이지만 많이 행복했다.

역시 나는 여름보단 가을이, 코 끝이 찡하게

찬 바람 부는 계절이 좋다.

하지만 또 갑자기 훅 겨울이 오면 아쉬울 것 같아.

짧은 이 계절을 마음껏 누려야지.

하늘, 구름, 햇살, 바람 모든 게 무해한 천국.


우리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 연애, 사랑

그리고 배움 혹은 도전.

지나고 보면 아쉬움 가득할 줄도 모르고 그 당시는 참 많이 미루고 열심히 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요즘은 뭐든 마음을 열고 계산 없이

단순하게 다가가려 한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내 감정에 솔직해지고 좋은 건 더 많이 표현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최선을 다하고.


할 수 있을 때. 그게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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