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에게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작년이라고 하기엔 아직 어색하지만 23년도 11월 크라비와 방콕 여행을 다녀온 직후였다.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 방콕에서 출발하여 아침이 되었다. 피곤한 몸으로 인천공항에 막 도착한 무렵.
짐을 찾으러 나가는 길이었다.
‘좀 더 자유롭게 삶을 살아갈 수는 없을까?’
이미 충분히 자유하다고 생각했지만 내 안에 또 다른 자유를 갈망하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1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보니 혼자 살아가는 1인가구로서는 자유로울 수 있지만
마냥 자유로울 수 없는 노릇이기도 하다.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해야 하나 싶은 순간.
‘해외에서 살아보면 어떨까?’라는 막연함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다음 날 출근해서 일하다 문득 내 머릿속을 스쳤다.
‘캐나다 밴쿠버 워킹홀리데이’
친구의 친구가 캐나다로 워킹홀리데이를 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무의식에 있다 불쑥 튀어나온 것 같았다.
하지만 밴쿠버라니.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곳이다.
평소 여행을 좋아하지만 캐나다를 여행으로 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에 나 조차도 당황스러웠다.
2024년부터 나이제한이 늘어났기에 겨우 막차 타고 갈 수는 있겠으나 인비테이션 없이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비테이션을 받으려면 프로파일 신청 후 기다려야 한다.
아직 갈지 말지 결정을 하기도 전인데 겨우 내 머릿속을 스쳤을 뿐인데 이미 즐거운 상상으로 내 마음은 기쁨과 설렘, 들뜸으로 가득 차버렸다.
‘캐나다 가면 대자연이 가까이 있고 미국이랑도 가까운데 하필 내가 가고 싶었던 샌프란시스코랑도 가까우니 여행도 많이 다닐 수 있겠네!‘라고 생각하면서.
그 후 곧바로 캐나다 워홀 관련 카페에 가입하고 게시글들을 둘러보았다.
다행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그 당시 프로파일은 신청 전이었고 머릿속은 복잡해져 왔다.
내 나이 30대 중반에 잘할 수 있을까?
어렸을 때 많은 경험을 하라고들 하는데 다양한 경험을 하러 가기엔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영어는 어쩌지? 학원 알아봐야겠다.
일단 가면 내가 잘할 수 있는 미용일을 하면서 돈을 모으고 여행을 가면 되겠다. 등등
머릿속에만 가득 차있는 생각들로 두통이 왔다.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아이패드에 하나하나 적어 내려갔다.
- 캐나다 밴쿠버 워홀을 가게 되면 내가 해야 할 일들.
- 내가 감당해야 될 리스크.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고 싶은 이유.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연말 모임이 있었다.
나이대는 다르지만 만남 자체로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좋은 관계에서 좋은 대화가 나온다’ 거인의 노트/김익한(다산북스) 책에서 본 내용이다.
맛있는 저녁을 먹은 뒤 자리를 옮겨 근황, 일 관련 이야기를 하다 현재 나의 고민을 나누었다.
그들에게 이야기를 한다고 답이 나오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속에 있는 이야기를 꺼내놓으니
한결 편안했고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하면 좋은 정리법이 있다며 만다라트를 추천해 주었다.
집에 돌아와 만다라트에 대해 검색을 했고 약 일주일 조금 안 되는 시간에 걸쳐 만다라트를 완성했다.
그리고 찬찬히 둘러보았다.
과연 머릿속에만 둥둥 떠다니던 것들을 정리하고 눈으로 직접 보게 되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또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무얼 원하는지 불투명해 보이지 않을 때에는 끊임없이 나에게 질문하고 적어보면 답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