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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븐제이 Feb 04. 2024

신문을 읽어보겠습니다

연초에 일 년치 카드값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나는 앞으로의 계획을 세웠다.

해가 바뀐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매일의 루틴을 지키는 일, 거창하지 않아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한 정리였다.

이왕 돈을 쓸 거면 조금 더 가치 있는 곳에 쓰고 싶었고 제일 먼저 배우고 싶은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첫 번째로 부동산 투자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었다. 요즘 말들이 워낙 많지만

부동산, 투자, 경제에 무지했기에 차근차근 알아가보고 싶었다.

유튜브를 통해 익히 알고 있던 커뮤니티에 수강신청을 하고 강의가 오픈되기만을 기다렸다.

처음 신청했던 기초 강의가 끝나고 부동산의 '부'자도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시는 튜터 덕분에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얼마만의 공부였는지 은근히 즐기고 있는 듯했고 무엇보다 흥미가 느껴져 놀라웠다.

학생 신분일 땐 그렇게 공부가 하기 귀찮고 싫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원하는 일들이 명료해지고 그 부분을 얻기 위해 가감 없이 투자하고 배우는 일에는 진지하다.


두 번째로 한 일은 신문 구독을 신청했다.

사실 인터넷 뉴스도 잘 보지 않았다. 작은 핸드폰 화면 속에서 독서를 하거나 기사를 읽는 게

내겐 어려운 일이었다. 눈이 금방 피로해져 집중이 잘 안 되기도 하고.

가끔 친구가 뉴스에 나오는 일을 이야기하면 '나 집에 TV 없잖아, 몰랐네.' 라며 얼버무렸다.

그러던 어느 날 요정재형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개그우먼 장도연이 나온 영상을 접했다.

아침마다 신문을 본다는 게 멋있었다.

한 달에 아니 일주일에 배달 음식 한 번만 덜 시켜 먹어도 구독할 수 있는 금액이었으므로

바로 한국경제신문을 구독신청했다.

어렸을 때 식당에 가면 주인아저씨가 자리 잡고 앉아 신문을 보시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어느덧 핸드폰이 세상을 지배하면서 정감 있는 장면들이 사라졌다.


신문이 집 앞에 배달되어 왔는데 이게 뭐라고 은근히 기다려지는 기쁨이 있다.

첫날은 바닥에 신문이 놓여있길래 우유 주머니처럼 신문 주머니를 만들어 현관 앞에 놓았다.

어려운 부분들은 큰 글씨 위주로 읽고 넘기다 구미가 당기는 기사를 접하면 꽤 집중하며 읽는다.

생각보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책 읽는 것처럼 점점 빠져들었다. -신문을 펼쳐 읽는 내 모습 왠지 멋있는 것 같기도.-

종이가 주는 특유의 질감이 좋고 약간 변태 같기도 하지만 신문에서 나는 꿉꿉한 냄새가 좋다.

일단 일 년치 구독 신청 했으니 어떻게든 읽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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