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뉴엘 갤러리] 나들이

Vivid Rest

by 이은 Lien



롯데 갤러리는

6.5(목)부터 8.24(일)까지
영국과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명의 동시대 회화 작가들과 함께 그룹전 《Vivid Rest》를 개최합니다.

데일 루이스, 데이비드 레만, 우베 헤네켄 세 작가의 회화 작품 20여 점을 선보이는 전시 《Vivid Rest》는 색을 통해 소통하는 세 작가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펼쳐내는 환상의 이야기로 관람객을 이끕니다.

허구적 상상력, 신화적 내러티브, 대중문화의 코드 그리고 내면의 풍경이 어우러진 이들의 회화는 청량하고 황홀한 색채로 감각을 일깨우며,
시각적 자극을 넘어 감정 깊숙한 곳으로 스며듭니다.

-<작품해설> 중에서




색을 통해 소통하는 작가들이라 그런지 갤러리 안의 모습도 다채로운 색들로 가득했다.

데일 루이스, 데이비드 레만, 우베 헤네켄 세 작가의 작품들 중 유일하게 오렌지빛 배경에 전시되어 있던 우베 헤네켄 작가의 작품들이 요즘 나의 마음과 같아서인지 가장 기억에 남았다.



* 작가: 우베 헤네켄 (Uwe Henneken)

* 작품 세계 및 스타일

몽환적인 동화적 풍경을 통해 영적인 여정을 시각화하고, 선명하고 화려한 색채와 상징을 활용해 환상의 공간으로 관객을 이끄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 전시 이력: 서울 CHOI&CHOI 갤러리 2023 전시


Homeward Bound (2023)


작품 제목의 의미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는 뜻이다.
헤네켄의 작품 세계에서 집은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영혼의 안식처를 의미하는 것으로
격렬한 여정을 마친 후
자신의 뿌리와 본질로 돌아와 마음의 평화를 찾는 순간을 그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Durchleuchtung (Transillumination, 2023)


독일어 Durchleuchtung은
"빛이 통과하며 비추는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자신의 깊은 내면까지 들여다보는 영적 탐구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 작품은 가운데 태양빛을 받고 있는 깊은 고뇌에 빠진 사람이 유독 눈에 띄었다. 양옆에 사람들은 시끄럽게 웃고 떠드는 데 그 사람만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이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성찰하고 있는 듯 보인다.
양옆에 파란 얼굴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은 마치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 같아서 우스꽝스러운 느낌도 주면서 왜 이 두 사람만 파란 얼굴일까 궁금함을 주기도 했다.

Aufbruch (Departure) 2023


이 작품의 제목 'Aufbruch'은
독일어로 '출발, 새로운 시작'을 뜻하고
영어 부제 Departure는 '떠남, 출항'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작품 속에서 배는 현대 사회의 혼란 속에서 영적 탐색과 인간 존재의 본질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상징하고, 빛으로 가득 찬 바다는 희망, 초월적 세계, 깨달음의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한다.

삶을 자꾸 돌아보게 되는 요즘 비워냄과 채움에 대해 생각한다. 작품의 제목처럼 과거의 내 모습에서 떠나 앞으로 남은 나의 삶을 무엇으로 가득 채울까.. 이런 생각들을 하며 감상했던 작품이다. 그림 속 빛으로 가득 찬 바다처럼 앞으로의 나의 시간도 밝게 빛났으면 한다. 어쩌면 우베 헤네켄도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나와 같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삶의 여정을 되돌아보게끔 하려고 한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Zen Alley (2021)


Zen Alley는 '선(禪)의 골목'이라는 뜻으로 골목이라는 소재는 좁고 한정되었지만 깊은 사유가 가능한 내면의 통로를 연상시키며 일상 속에서 문득 마주치는 깨달음의 공간을 상징한다고 한다. 일상의 틈새에서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순간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끝없이 뻗은 길이 있다.
그 길 끝에 한 점처럼 서 있다.
길을 걸으며 생각한다.
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생각한다.
길을 걷는다는 것은
나와 마주하는 시간이다.

by 이은


A Teaching in Polarity(2023


극성 속의 만남을 뜻하는 이 작품은
화면 중앙에 서로 다른 존재들이 마주하고 있다.

한쪽은 환상적 동물 또는 의인화된 형상 반대편엔 또 다른 초현실적 존재 이는 서로 다른 세계관이나 시각이 교차하는 ‘극성(polarity)’을 상징한다고 한다.
따뜻한 파스텔 계열의 배경이 작품 전체를 이루고 색이 부드럽게 번지며 명확한 경계 없이 융합되어 대립이 아닌 공존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작품은 안내데스크 뒤쪽 벽면에 걸려 있어서 전시와는 무관한 작품인 줄 알았는데 우베 헤네켄 작품이어서 놀라웠다. 동화의 한 장면 같은 그림이 편안하고 따뜻하게 다가왔다.






* 작가: 데일 루이스(Dale Lewis, 영국)

* 작품 세계 및 스타일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데일 루이스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도시인의 삶을 거대한 스케일의 캔버스 위에 풍자적이며 서사적인 방식으로 그려낸다. 전통적인 프리즈 양식을 응용하여 현대인의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지하철, 거리, 시장, 그리고 음주와 소비의 풍경들을 과감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루이스의 회화는 우리가 놓치고 지나가는 도시의 군상을 마치 한 편의 극장처럼 펼쳐 보이며, 사회와 인간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담고 있다.

데일 루이스는 과장되고 환상적인 풍경을 통해 인간 사회의 이면을 포착하여 현대인의 삶의 단면을 과감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 전시 이력: 서울 CHOI&CHOI 갤러리 2023 전시



Frog spawn (2024)


Frog spawn (2024)은 '개구리 알'이라는 뜻으로 유화와 아크릴 혼합 기법으로 제작한 가로 약 200 cm, 세로 78.5 cm 규모의 대형 작품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이 작품은 우선 크기에 압도당한다. 그림 중앙에 상상 속 세상에서 편안히 누워 여가를 즐기는 사람이 보인다.
그 주변에는 여가를 편히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신화에 나오는 듯한 외모를 가진 인물이 있다.
쉼, 여유라는 주제가 나를 끌어당겼고 유머러스하고 풍자적인 작품이 유쾌함을 주었다.



Canal(2025) Kayak(2025)
Lifeboat (2025)
Canal(2025) 과 Pirate Radio(2025)
Metamorphosis (2023)


Metamorphosis는 탈바꿈, 재탄생을 뜻하는 말로
이 작품도 다른 작품들보다 큰 크기로 제작되어 눈에 띈다. Frog spawn (2024)처럼 중앙에 독서를 하며 휴식을 즐기는 남자가 있다. 그의 주변에서 편안한 휴식이 되도록 팔과 발을 주무르고 그늘을 만들어주는 동물들이 보인다. 하늘에는 바람을 불어주는 동화 속 인물이 있고 땅속에는 땅 위의 남자와는 정반대의 해골형태의 인물이 있다.






* 작가: 데이비드 레만 (David Lehmann, 독일)

* 작품 세계 및 스타일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현대미술가 중 한 명인 데이비드 레만은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순간의 감정을 토해내는 듯한 강렬한 색감과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붓 터치는 비교 대상을 찾기 힘들 정도이며 화려한 색채와 이미지의 해체와 재구성을 시도한다.


sandman(2024), The Opportunity(2024), our tribe(2024)
Show Down(2023-2024), Route 69(2024)
Die Nase(2024), Paint God(2023-2024)



Die Nase(2024, 160 ×140)는 한 관리의 코가 갑자기 사라져 독립적인 존재로 행동하는 기이한 사건을 통해 인간의 자아와 사회적 위선에 대한 품자를 담아낸 러시아 단편소설 [코(Die Nase)]에서 영감을 발아 창작된 작품입니다. 데이비드 레만은 얼굴의 일부인 '코'를 중심으로 인간의 자아와 사회적 위선에 대한 풍자를 담아냈습니다.

Paint god(2023- 2024, Dispersion, 160 ×130)
유명 아티스트들이 자신을 "신(God)"이라 청하며 자만과 자아를 드러내는 문화에서 착안하여 탄생했습니다. 회화적 기술과 즉흥적 표현 사이의 긴장을 통해 자아와 창작의 본질을 갈구하는 테이비드 레만이 스스로의 자아와 정신세계를 유쾌하고 풍자적으로 들어낸 작품입니다.

-<작품해설>중에서

데이비드 레만의 작품은 형태를 분화시켜 표현한 것과 추상적인 느낌이 피카소를 떠오르게 했다. 화려한 색감과 역동적인 붓터치가 살아있는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

아이들이 롯데월드에 들어간 사이 나 혼자만의 시간, 우연히 접하게 된 에비뉴엘 갤러리 나들이는 나에게 선물 같은 하루를 만들어주었다.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마련된 의자는 여유로움의 선물이었고 한가로이 그림을 보며 조용히 보낼 수 있었던 시간은 나를 돌아볼 수 있었던 소중한 선물이었다.


<전시 정보>

-전시 장소: 롯데 에비뉴엘 백화점 잠실점
-전시 일정: 6.5(목)부터 8.24(일)까지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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