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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시] 그대에게 45_질문

by 김작자


그대에게 45_김경민



사람들 앞에 서게 되면 첫 질문부터 건넵니다


“질문을(도) 할까요? 혼자 떠들까요?”


이렇듯 타인에 대한 배려에는 너그럽지만,

유독 아이(가족)가 잘못(실수)한 질문에는

속사포처럼 발사된 탄알의 회수에 바쁩니다

잠시를 ‘기다리지 못하’는 참 못난 어른입니다


‘질문’이란 것은,

상당한 위험 소지를 제공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알고자 하는 바를 얻기 위한 물음으로 정의되지만

질문자와 대답자의 언행(감정)에 따라,

생生(만남)과 사死(이별)가 합일된 단어입니다

질문에는 여러 성질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현명하고 훌륭한 대처 방안은

나의 지식(진실)에 대한 한계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질문의 답이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수긍하지 못한 채 대부분 아집을 부립니다

어릴 적부터 몸에 배인 학습의 결정적인 오류,

오답에 대한 불안, 즉 처(체)벌과 공격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습은 여전히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질문에 있어 중용中庸은 매우 가치가 높습니다

관계와 관계의 관계에는 질문의 수용이 필수입니다

서로 간에 추구하는 방향은 다를지라도,

상대를 존중해주는 경청과 기다림은 요수입니다

언론을 통한 국가적 여러 사안들을 접하다보면

목청 크기로 승부를 가리자는 시합장과 같습니다

기사와 뉴스의 시청 제한을 구하고 싶을 정도로,

노출 된 동영상과 사진을 아이들이 보고 있습니다


삶에 있어 질문은 회피할 수 없는 수단입니다

우리는 많은 시간을 허투루 낭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작 기다려야하는 목적 앞에서는 시간이,

허상의 금金이 되어 일(사이)을 그르칩니다

재촉하지 않고 충분히 기다려줄 수 있다면

본인의 한계를 멋있게 인정하는 자세만 있다면,

질문의 시간은 유익한 배움의 장이 될 것입니다

질문을 받으면 당황하게 됩니다

이는 어른도 아이도 매한가지의 상황임을 인지하면

나쁜 습관을 고치는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생각 없이 사소한 질문을 뱉어냅니다

하지만 상대에게는 비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질문도 적당한 무게와 품격을 갖춘다면 좋겠습니다


통상 안부를 물음에 있어서도 의문문보다는 평서문이,

상대의 상황을 배려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겠습니다

“잘 지내는지요?” 질문은 기다림을 부추깁니다

“잘 지내리라 여깁니다.” 상대도 나도, 여유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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