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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시] 그대에게 51_스마트폰

by 김작자


그대에게 51_김경민



가족이 식당에 가면 눈총을 받는 편입니다

조용한 가운데 우리만 떠들기 때문입니다

요즘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다보면 각자가,

스마트폰에 언어를 가둔 채 침묵만을 지킵니다


어느 날에 큰아들이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자유라는 것입니다

우리집은,

핸드폰 사용 시간이 평일 1시간 정도만 허락되는데

온라인 게임은 특별한 날 큰아들만 허용이 됩니다(주말과 어른들의 모임이 있을 시에는 약간의 보상은 주어집니다. 어른들의 모임은 그야말로 어른들의 목적이기 때문에 이때는 아이들도 원하는 것을 하도록 해줍니다.)

요금제도 기본이라서 근거리 무선망이 없으면

인터넷 사용이 불가인 것도 습관이 되었습니다

사실, 스마트폰을 쥐어주면 어른들은 편합니다

스마트폰을 하지 않을 땐 우리집 아이들도

종일 뛰어다니고 질문 또한 끊이질 않습니다

그러나

어른 편하자고 아이들을 폰 중독으로 만들기에는

자식에 대한 사랑을 인정하고 폰을 놓아야 합니다


스마트폰은,

가족 간의 사이를 멀고 어색하게 만듭니다

부모가 먼저 사용 시간을 줄이면 좋습니다

아이에게는 강요하면서 부모만 즐기게 되면,

반항심만이 아니라 가족의 신뢰도 깨어집니다

스마트폰은 아이들의 뇌를 정지시킨다고 합니다

이어폰은 귀를, 동영상은 거친 입과 헛된 망상을,

시청하는 자세는 아이들의 신체를 망가트립니다


스마트폰은 분명 실생활에서 매우 획기적인 ‘물건’입니다

가끔 이 물건은 인간보다 더 가치가 높게 측정됩니다

한순간 멀리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활동적이고 사유(질문과 자연)할 수 있는, 행복을 추구하는 길은

폰을 조금 멀리 떼어놓아야 가능한 일임은 확실합니다

요즘은 운동을 갈 때도 스마트폰을 놓고 다닙니다

순간마다 확인하지 않아도 되니 운동에 집중합니다

이 물건이 없다 해서 더는 외출이 불안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비가 쏟아지는 날 영화처럼 그대가 그리울 때,

마침 그대의 스마트폰으로 낯선 지역번호가 찍힌다면

공중전화에 서 있는 나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찰나,

그대도 스마트폰 없이 휴식이나 일과에 집중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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