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 비용 절약법과 시공 전후 체크리스트
가성비 인테리어가 목표일 땐 가장 큰 고민이 창호 교체일 것이다. 꼭 교체해야 하는 건지, 뭘 보고 의사결정 해야 하는 건지, 비용 아낄 방법은 없는지 찾아본 정보와, 창호를 시공하며 다음엔 꼭 미리 챙겨야겠다고 생각한 것들을 정리했다.
창호의 수명은 15~20년이라 하지만, 오래된 창호라고 모두 교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홈씨씨, LX Z:IN, 플랜디자인에서 소개한 창호 상태 확인법은 다음과 같다.
- 창호에 결로 현상이 생기는가?
- 창호 사이로 빗물과 바람이 새어 나오는가?
- 바깥 소음이 크게 들리는가?
- 창호에 붙은 모헤어와 실리콘이 닳거나 털 빠짐이 있는가?
- 창호를 여닫을 때 뻑뻑하거나 헐렁하진 않은가?
- 창문을 전부 닫았을 때 창문끼리 만나는 가운데 부분이 일정하게 교차되는가?
- 창호를 앞뒤로 흔들었을 때 상단에 유격이 있는가?
- 문제가 없지만 시공한 지 20년이 지났는가?
답이 YES인 창호는 교체를 고려하자. 오래 살 집이 아니라면 여닫는 게 불편한 창호만 수리해서 비용을 아끼고, 오래 살 집이면 처음부터 최대한 교체해 두는 것을 추천한다. 오래된 창호의 틈새로 벌레, 소음, 바람, 빗물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크기, 두께, 소재, 개폐방식, 창호종류, 유리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업체와 상담하기 전에 가격대를 가늠하고 싶다면 휴그린의 셀프견적 서비스 활용할 수 있다.
1) 브랜드
창호 브랜드는 1,2,3군으로 분류한다. 건설회사는 시공능력평가액 기준으로 1 ~ 7군으로 등급을 나누는데, 창호의 브랜드 분류 기준은 잘 모르겠다. 글마다 소개하는 1군 기업도 다르다. LX지인(구 LG하우시스), KCC는 공통으로 포함되고 이건창호, 현대L&C(구 한화)도 종종 언급된다. 그 외 브랜드가 2군, 지역 업체가 3군인 듯하다.
1군 브랜드는 건설사 입찰에 참여하는 만큼 흔히 볼 수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품질, 서비스, 불만 대응이 안정적이라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1군 창호가 2군보다 기밀성이 보장되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폼 충진과 코킹등 마감을 대충 하면 비싼 창호도 효과가 떨어진다. 2022년에 창호 등급 기준이 상향조정 될 정도로 업체들의 초고단열 구현 기술력도 상향평준화 되었다.
오늘의집에 따르면, 2군의 견적가가 1일 때 KCC와 현대L&C가 1.2, LG가 1.4 정도로 비용 차이가 난다고 한다. 내 경우 2020년에 이중창 2개를 재현하늘창으로 교체하고 약 185만 원 썼다. 2024년엔 창호 8곳을 KCC로 교체했는데, 방범방충망 138만 원 포함해서 1천만 원 넘게 들었다. 자재비가 많이 올랐고 두께가 다른 걸 감안해도, 비슷한 크기의 이중창 가격이 2배 넘게 차이 난다.
2020년 재현하늘창 이중창: 279,450원 (두께 22T, 크기 1500 x 1250)
2024년 KCC 이중창: 663,480원 (두께 26T, 크기 1490 x 1100)
브랜드마다 비용 차이가 커서 말이 길어졌는데, 결론은 이거다. 우리나라 창호 기술이 좋아서 1,2,3군 모두 품질이 좋다. (종사자 분들 감사합니다...) A/S기간과 서비스 등을 포기하고 비용을 아껴도 창호 자체의 품질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개인적으론 시공업체 잘 만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2) 크기, 두께
당연하겠지만 크고 두꺼울수록 가격이 높아진다.
3) 소재
크게 PVC (열가소성 플라스틱), 알루미늄, 목재 소재의 창호가 있다. 가장 흔한 것은 저렴하고 내구성이 좋은 PVC창호다. 목재는 예쁘고 단열성능이 좋지만 습기와 직사광선에 약해서 내부 창호에 적합하다. 알루미늄 창호는 창틀이 얇아 세련된 느낌을 주는데, 가격이 PVC의 2.5 ~ 3배다.
4) 개폐방식
창호를 바꾸는 김에 개폐방식도 입맛에 맞춰 바꿀 수 있다. 예를 들면 고정창을 활용해 전창을 반창으로 바꾸거나, 미서기창을 틸트앤턴창(TT창)으로 바꿔 환기와 방범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개폐방식을 바꿀 때 비용이 얼마나 추가되는지 확인하고 결정하자.
5) 창호종류
단창, 이중창, 발코니전용창이 있다. 이중창은 단창을 두 개 설치한 것과 같아서 2배 정도 비싸다. 발코니전용창은 기밀성, 수밀성, 내풍압성이 뛰어나서 발코니엔 좀 비싸도 발코니전용창을 설치해야 안전하다.
6) 유리종류
창호 상담을 할 때 '로이(Low-e) 유리', '단열간봉', '아르곤가스' 등 낯선 용어를 접하게 될 것이다. 창호 성능을 높이는 선택지로, 서비스받는 게 아니면 아르곤 가스는 넣지 말자. 시간 지나면 가스가 점점 줄어든다고 한다. KCC 담당자님 조언에 따르면 로이유리 효율이 좋다. 단열간봉은 좋긴 한데 너무 비싸다고 한다.
1) DIY 단열재
창호를 교체할 수 없다면 고무 실링, 단열 필름, 방풍 비닐, 문풍지, 모헤어, 뽁뽁이, 실리콘, 이중커튼으로 직접 단열한다. 비용이 적게 들지만 직접 창문 규격에 따라 설치하는 과정이 번거로울 수 있다. 내구도가 낮은 단열재는 금방 너덜너덜해지고 노랗게 변하니 후기를 잘 보고 선택하자.
2) 단열 시공
단열효과가 높은 시공을 전문가에게 의뢰한다. 반셀프 컨설팅 소장님도 창호 교체 안 하면 외부코킹을 꼭 하라고 조언해 주셨다. 창호의 틈을 전문가가 꼼꼼히 막아주는 틈막이 시공도 있다. 업체 소개에 따르면 4등급 창호를 새시교체 없이 1등급으로 바꿔준다고 한다. 외부 코킹, 창문틈막이는 각각 50만 원 안팎으로 시공할 수 있다.
외부 코킹: 평당 1.1만 원
창문틈막이: 창문길이당 1.2 ~ 1.5만 원
3) 창호 수리
레일 파손, 모헤어 교체, 약간의 이격 보정은 수리로 해결할 수 있다. 콘크리스 슬라브가 주저앉거나, 창틀까지 변형된 정도의 손상은 교체하는 것을 권장한다.
4) 국가 이자지원 사업
국토교통부의 민간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이자지원 사업은 5년, 서울특별시의 건물에너지효율화 (BRP) 융자지원 사업은 8년의 무이자 대출을 해준다. 조건은 민간건축물에 에너지 성능개선 공사를 하는 것이다. 창호를 교체하고 싶지만 현금 흐름이 걱정이라면 지원사업에 문의해 보자.
5) 할부 결제
현금 흐름이 걱정인데 이자지원 사업 조건 맞추기 어렵다면, 케스코, 비씨씨 등 할부 결제 가능한 업체에 상담하자. 새시 전체 교체 비용이 거의 1천만 원이라, 결제를 뒤로 미루면 당장은 숨통이 트일 것이다.
6) 가성비 창호
창호는 가성비 제품도 품질이 좋다. 품질을 엄격히 따지는 국가 이자지원사업도 노브랜드 새시를 많이 허가해준다고 한다. 브랜드 유통 마진 10~20%인데, 마진을 덜 남기는 브랜드나 공장직거래 새시를 택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공장직거래 새시는 샤시연구소, 창호백화점 등의 업체와 상담해 보자.
1) 창문 종류 변경 여부
창문 종류를 변경하고 싶다면 실측하러 오셨을 때 말씀 드리자. 예를 들어 확장한 집은 전창(全窓)을 반창(半窓)으로 바꿔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 하부 픽스창이 3번 깨진 반셀프 인테리어 후기가 있으니, 시공 중에 창이 깨졌을 때 대응 방침을 창호 업체와 미리 협의하는 것을 추천한다.
2) 견적서
① 창문 종류가 제대로 입력되었는지
② 창문 수량이 제대로 입력되었는지
③ 같은 종류의 다른 창과 비교했을 때 크기 대비 가격 차이가 큰 건 없는지
④ 받기로 한 서비스가 명시되어 있는지
⑤ 금액 합계가 맞는지
이 5가지를 확인하자. 나는 견적서 받았을 때 정신이 없어서 대충 보고 입금 드렸는데, 공사 다 끝나고 여유될 때 다시 보니 이상한 게 있어 뒤늦게 물어봤다. 업체에서 주신 정보를 제대로 안 본 내 책임이니 누굴 탓할 수도 없다. 견적서를 제대로 안 봐서 내가 놓친 부분은 이렇다.
- 다용도실 단창 2개가 모두 이중창으로 발주되어 불필요하게 63만 원 더 썼다.
- 전창을 반창으로 바꾸면서 견적을 다시 받았는데, 창문 가격만 바뀌고 방범방충망 가격이 안 바뀌었다. 뒤늦게 깨닫고 KCC 담당자님께 연락드렸는데, 다행히 차액 10만 원을 돌려주셨다.
3) 시공팀에 부탁하기
앞서 말했듯이, 창호는 자재도 중요하지만 시공을 잘해야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다. 폼 충진을 꼼꼼하게 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열화상카메라로 시공 결과를 볼 수 있을지 여쭤보자. 대부분 어렵다고 하겠지만 그만큼 꼼꼼히 봐달라는 어필을 한 셈이다. 시공팀에 한 번 더 신경 써달라는 말이 전해진다면 성공이다.
1) 폼 충진 상태
창호 주변에 폼 시공상태를 확인하자. 소장님 말에 따르면, 창호팀이 폼을 너무 과하게 채워도 안 좋다고 한다. 부풀어서 넘치면 바깥이 지저분해지고, 이걸 칼질할 때 찌꺼기가 흩어진다고... 1차로 창호팀이 폼을 쏘면, 2차는 목공에서 단열재와 폼으로 마감한다고 한다. 하지만 1차 폼이 너무 부실하다면, 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A/S를 요청하자. 내가 하는 게 속 편하면 철물점에서 몇 천 원에 우레탄 폼을 구입할 수 있다.
2) 틈새막이 확인
창호 안쪽 틈이 잘 막혀있는지 꼭 확인하자. 나는 이사하고 벌레가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집 주변에 나무가 많아서 그런가? 큰돈 주고 인테리어까지 했는데 몇 년을 무수한 벌레와 함께 해야 하나? 심란했는데 혹시나 싶어 창호를 꼼꼼히 봤더니 거실만 틈이 막혀있고 7개나 되는 창문 틈이 뚫려 있었다.
KCC 담당자님은 창호 설치팀과 방충망 설치하며 부속품 마무리해 주는 팀이 달라서 시공 누락이 있었던 것 같다고 사과하셨다. A/S 기사님도 비교적 빨리 오셔서 문제를 해결해 주고 가셨다. 대응을 잘해주셔서 좋긴 했지만, 이런 일 안 겪으려고 1군 브랜드에 맡겼는데 시공 결과가 체크리스트로 꼼꼼히 확인되지 않은 것은 개인적으로 매우 실망스럽다. 이게 누락되어 있다면, 다른 것도 누락되었을 수 있다는 얘기니까. 그게 뭔지 비전문가인 내가 알 수가 있나!
3) 창호 움직임
창문과 문을 끝까지 열고 닫았을 때 매끄럽게 움직이는지 확인하자. 문틀에 문제가 없었어도, 부속품을 잘못 끼우면 다시 뻑뻑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 집은 틈새 문제로 A/S 기사님 오셨다 가신 후, 환기하려고 창문 열다가 1개 문이 갑자기 뻑뻑해진 것을 발견했다. 기사님께 전화하니 다행히 아직 근처라고 하셔서 바로 고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