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사 계획 방법과 섭외법, 현장 체크리스트
인테리어의 마감 디테일과 완성도는 목공이 결정한다. 목공이 면을 깔끔하게 잡으면 필름, 도배, 페인트, 가구 등 마감도 깔끔하게 끝나기 때문이다. 반셀프 인테리어를 할 때 시공 이해도가 부족해도, 목공팀을 잘 만나면 결과도 좋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그만큼 중요한 목공사를 준비하는 방법과 현장에서 챙길 것을 정리했다.
목공은 인테리어의 꽃이라고 불린다 한다. 그만큼 많은 공정이 목공과 연계되어 있다. 반셀프 인테리어를 하며 목공 관련 의사결정이 필요했던 공정 목록은 아래와 같다. 공정에 대한 설명과 목공이 필요한 상황은 각 제목에 링크로 걸었다.
목공사에 행위허가 받을 내용이 있다면 미리 승인받아야 한다. 베란다를 확장할지, 방염 석고보드를 써야할지, 전창을 반창으로 만들 곳이 있는지, 구조 변경할 곳이 있는지 검토하자.
2) 철거
반셀프 인테리어를 한다면 목공팀을 섭외할 때 철거 전에 현장실측이 가능한 지 물어보는 게 좋다. 이곳은 철거하는 게 좋겠다는 목수님의 조언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3) 냉방
시스템 에어컨을 시공할 생각이라면, 천장 단내림이나 배수관을 벽에 매립해야 할지 정해야 한다.
4) 공조
공조설비를 시공할 생각이라면, 목공 전에 천장공사, 전열교환기 배관, 벽 보강 여부를 정해야 한다.
5) 전기 배선
조명과 콘센트 자리를 확정해야 목공팀이 배선을 꺼내둘 수 있다.
6) 필름
벽체에 필름 마감을 할 땐, 필름을 말아 넣을 벽체를 목공에서 잡아줘야 한다.
7) 페인트
페인트 마감을 가장 깔끔하게 하려면 목공으로 천장과 벽의 수직 수평을 맞추고 면을 깔끔하게 잡아야 한다.
8) 제작가구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싶은 제작가구는, 가구업체에서 몸통을 만드는 대신 목공에서 벽체를 세워야 한다. 벽걸이 제작가구를 설치할 벽체는 목공에서 보강작업을 미리 해둬야 안전하다.
9) 조명
라인조명, 마그네틱조명, 다운라이트는 매립할 공간을 목공에서 확보하면 깔끔하게 시공할 수 있다. 실링팬처럼 무거운 조명은 목공 보강작업이 필요할 수 있다.
10) 중문
중문의 평활을 맞추거나, 구조상 가벽이 필요하거나, 깔끔하게 설치할 틀을 잡으려면 목작업이 필요하다.
11) 커튼
커튼박스를 만든다면 목공 전에 길이와 너비를 정해둬야 한다. 커튼박스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커튼과 블라인드의 심미적 효과가 달라지니 미리 알아두면 좋다. 100% 암막효과를 원하는 공간은 구조에 따라 가벽을 세워야할 수도 있다.
12) 선반
석고보드에 무거운 선반을 설치하려면 미리 보강작업을 해둬야한다.
2. 목공사 계획하기
1) 벽체
목공으로 벽을 새로 잡을 위치를 정하자. 어떻게 정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원하는 벽 마감방식을 모두 나열하자. 무몰딩, 히든도어, 융 스위치, 필름, 패브릭 벽지처럼 벽을 새로 잡아야 하는 방식이 있는가? 그럼 선택해야 한다. 목공비를 쓰거나, 목공 없이 마감할 수 있는 방식을 택하거나. 목공 벽체를 세울 곳을 정하면, 목공팀에 마감 방식까지 함께 공유하는 게 좋다.
내 경우 컨설팅 소장님의 조언대로 절충안을 택했다. 공용부인 부엌과 거실은 전체적으로 벽을 새로 잡고 필름, 패브릭 벽지로 마감하고, 각 방은 확장부 단열과 융 스위치 넣을 벽만 목공을 넣었다. 지금 생각하면 융 스위치 하나 때문에 각 방 1면씩 벽체 새로 잡은 건 과했나 싶다.
2) 벽체 보강
새로 잡을 벽체 중 무거운 것을 매달 곳은 보강하는 게 안전하다. 벽걸이 가전제품은 보강하지 않은 벽엔 설치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예산이 빠듯하다면, 벽걸이 제품 고객센터에 보강이 필요한 지 미리 확인하고 필요한 곳만 시공하자.
3) 가벽
목공으로 가벽을 세우면 공간을 분리하거나, 어수선한 것을 시야에서 가릴 수 있다. 아치형 가벽으로 곡선의 감성을 더하기도 한다.
4) 제작가구
틈새공간을 발견했다면, 목공에서 벽체를 세우고 가구에서 문과 선반을 달아 수납공간을 만들 수 있다. 나는 가로 41cm, 깊이 7cm의 얕은 공간을 수납장으로 만들어 얕은 장을 만들었다. 자잘한 물건이 한눈에 보여 생각보다 유용하다.
구조상 가능하다면 기존 붙박이 가구 공간을 더 넓힐 수도 있다. 목공팀에 '벽체를 세우지 않아도 가구에서 살릴 수 있는 공간일지' 물어보자. 목공 벽체비용도 아끼고 공간도 넓게 쓸 수 있어 1석 2조다. 나는 신발장을 바꿀 때 ① 뒷벽 벽체를 세우지 않아 목재 두께만큼 공간을 확보했고 ② 구조상 가능한 만큼 앞쪽 공간도 확보했다. 그 결과, 장의 깊이를 36cm에서 51cm로 15cm 늘릴 수 있었다.
5) 천장
우물천장을 평천장으로 바꾸거나, 라인조명을 넣거나, 시스템 에어컨 시공을 위해 단내림 하는 등 천장 공사가 필요할지 계획하자. 단내림을 한다면 커튼박스를 만들 것인지도 정해야 한다.
6) 몰딩
#2024년 6월 자 견적
천장 몰딩: 자재값 포함 평당 1.2만 원
걸레받이: 자재값 포함 평당 1만 원
천장이나 바닥에 몰딩을 넣는다면 어떤 디자인으로 시공할지 정하자. 집이 넓어 보이게 하고 싶다면 평 몰딩이 좋다. 바닥 몰딩은 목공팀이 해도 되고, 마루 업체에 부탁해도 된다. 상황에 맞게 결정하자.
7) 확장
기존 확장부 단열을 보완하거나, 새로 확장할 공간이 있을지 확인하자. 참고로 보일러관 확장은 설비팀이, 천장과 벽체 단열은 목공팀이 한다.
8) 문
문도 목공팀이 시공한다. 문과 문틀을 바꿀 것인지, 바꾼다면 어떤 종류일지, 문 손잡이는 뭘로 할지 정하자. 용어가 낯설다면 숨고 가이드를 추천한다. 문의 존재감을 줄이는 만큼 비용이 커지는데, 적정선에서 타협하고 싶다면 9mm 문선을 추천한다. 일반 문과 시공비가 크게 차이 나지 않고 보기도 좋다.
문 손잡이는 시공날짜에 맞춰 준비해 두자. 목공팀에 부탁해도 되지만, 저렴한 자재상을 찾아 직접 구매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논현이나 을지로 철물점 가격이 낮은 편이다. 도무스 손잡이 추천 후기가 많은데, 나는 디자인이 취향이 아니라서 날쌔 보이는 영림 YDH-030S를 택하고 후회했다. 어설픈 만듦새에 1달 만에 고장 나서 비추.
문과 문틀은 필름으로 리폼할 수 있다. 2024년 7월 기준, 문 1개 교체하고 문틀 3개, 문 2개 필름 시공하는 비용이 63만 원이었다. 문 상태가 좋다면 굳이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쓰거나 필름만 입혀 비용을 아낄 수 있다.
1) 작업 의뢰서 준비
여러 목공팀에 연락해서 견적을 받을 텐데, 정확하게 비교하려면 작업 의뢰서가 있는 게 좋다. 작업 의뢰서가 없다면 견적이 10만 원 낮아서 연락드린 목수님이, 현장 보고 20만 원 더 부르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처음부터 구체적인 요구사항으로 견적을 받고, 그중 가격대가 합리적인 업체에 연락하는 게 마음 편하다. 김현민 목수님에 따르면, 작업의뢰서만 잘 준비해도 '어중이떠중이 목수'의 연락을 피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반셀프 컨설팅을 받아서 이 부분은 준비하지 않고 넘어갔다. 컨설팅 업체와 쭉 함께 일해온 목공팀과 계약했고, 작업 내용도 소장님이 대신 전달해 주셨다. 대신 누락된 게 없도록 현장 미팅을 꼼꼼히 챙겼다.
2) 일정 확인
목공은 다른 공정에 비해 일정 변수가 있는 편이라고 한다. 예상한 목공 시공 일정과 후속 공정 사이에 1~2일 여유를 두는 걸 추천한다.
3) 자재 조달방식 결정
직접 주문하고 싶은 지, 목공팀과 연결된 업체에서 주문하고 싶은 지 정하자. 직접 주문하면 저렴한 업체를 찾아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카드 결제도 할 수 있다. 목공팀에게 맡기면 약간 비싸도 신경 쓸 게 적어 편하다.
4) 업체 컨택
인기통, 숨고, 인스타그램 등으로 목공팀을 섭외한다. 인테리어 후기에서 목공팀에 만족한 분께 연락처를 물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생각보다 목수님들 수비 범위가 넓다. 실력이 확실해 보인다면, 사업장 주소가 멀어도 일단 연락하는 게 좋다.
5) 업체 선정
몰딩, 걸레받이 교체 정도의 간단한 공사가 아니라면, 실측하러 오지 않는 업체는 거르자. 실측 미팅 후 견적 받을 때 몇 명이 며칠 동안 작업할 것으로 예상하시는지 확인해 보자. 규모 있는 공사인데 혼자 작업하는 분은 주의하는 게 좋다. 모종의 문제로 팀을 꾸리지 못한 경우일 수 있다.
몇 가지 질문을 준비해서 실측 미팅 때 여쭤보는 것도 추천한다. 뭐 이런 질문을 다 하냐... 싶은 티를 내는 업체도 반셀프 인테리어엔 맞지 않다. 내가 올바른 의사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하시는 목수님과 계약하자.
1) 시공 시작
계약을 마치면 시공 내용을 확정하는 미팅을 하게 될 것이다. 목수님 스타일에 따라 공사 전에 1번 더 오시거나, 시공 첫째 날 아침에 진행한다. 이 날은 휴가를 내고 현장 미팅에 꼭 참석하자. 목수님과 함께 집구석구석을 어떻게 만들지 확정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 미팅이 끝나면 돌이키기 힘들다.
2) 시공 종료
목공 끝나는 날 오후에도 가능하면 현장 근처에 대기하는 게 좋다. 반장님이 시공 잘 끝났는지 확인해 달라고 부를 것이다. 당일 현장을 보기 힘들다면, 언제까지 확인하고 답변드리는 게 좋을지 미리 확인하자. 작업의뢰서를 만들었다면 계획한 것이 어떻게 구현됐는지 빠짐없이 확인할 수 있다.
스위치, 전등, 인터폰을 계획한 자리가 모두 타공되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한다. 나는 인터폰 타공자리 확인을 놓쳤는데, 초반에 컨택한 업체가 모두 타공 불가능하다고 해서 마음고생 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