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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활효율연구소 Jul 24. 2024

반셀프 인테리어 공략 16. 필름

필름 공사 계획과 비용절약 방법, 현장 체크리스트

필름은 자재 겉면을 덮는 마감재다. 다양한 색과 질감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게 발전해서 최근 공간 마감에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나 또한 반셀프 토탈 인테리어를 하며 공용부 벽면을 필름으로 마감했다. 필름 시공을 결정하기 위해 찾았던 정보와, 시공 및 실사용 후기를 정리했다.


Google Trends로 비교하면 필름의 검색량이 많은 편이다. 생소해서 그런걸까?


1. 필름 공사 계획하기


1) 시공범위 초안

벽체를 모두 필름으로 마감한 집 ⓒ Youtube 디프로그

인테리어 필름은 시트지의 상위호환 자재로, PVC를 코팅한 접착식 마감재다. 가구, 문, 문틀, 몰딩, 벽 등 다양한 곳에 붙일 수 있다. 아래 추천/비추천 시공범위를 보고 어디에 붙이면 좋을지 대략적으로 구상해 보자.


#추천 시공범위

- 철거하긴 아깝고 분위기 바꾸고 싶은 가구, 싱크대

- 오염을 쉽게 닦고 싶은 공간 (ex: 현관, 복도 벽)

- 문, 문틀, 벽체, 가구를 시각적으로 통일하고 싶은 공간

- 비싼 마감재 연출을 가성비 있게 하고 싶은 공간

- 무몰딩 / 무걸레받이로 만들 벽면

- 곡면


#비추천 시공범위

- 인덕션, 가스레인지, 오븐 주변

- 접착면에 물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

- 완벽한 하이엔드 마감을 원하는 공간




2) 시공범위 확정

1차 구상이 끝났다면, 필름의 장단점을 다른 마감재와 비교하고 시공여부를 확장한다. 참고로 마감재의 평균 수명은 필름이 5-10년, 페인트도 5-10년, 합지도배는 2~4년, 실크지도배는 7년 정도다.


#필름 장점

인테리어 필름으로 몰딩, 문틀, 벽, 가구 색을 바꾼 집 ⓒ SR필름

- 빠르고 편한 시공

- 벽지, 페인트보다 강한 내구도

- 오염을 흡수하지 않아 쉬운 청소

- 적은 비용으로 드라마틱한 분위기 변화

- 페인트, 원목, 금속, 가죽, 천, 돌 등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재질과 패턴


#필름 단점

넓은 면을 필름으로 마감하면 패턴이 눈에 보일 수 있다 ⓒ 한결 건축 & 인테리어

- 고온의 열에 취약

- 저급 필름은 패턴이 인위적

- 접착면에 물기가 계속 들어가면 떨어짐

- 시공팀 기술이 부족하면 많은 하자 발생

- 벽체의 필름 마감은 면을 잡아야 해서 목공비 추가

- 고급 필름이어도 넓은 면에 패턴이 반복되면 인위적




3) 시공일정 계획

주방 벽을 목공사와 필름 마감으로 바꾼 과정


① 목공

벽을 필름으로 마감하고 싶다면 목공사를 해야 한다. 목공으로 면을 잡아야 필름을 깔끔하고 지속성 있게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② 타일

벽을 우드 패턴의 필름으로 마감한다면 바닥에 타일이나 카펫이 잘 어울린다고 한다. 타일의 특성이 라이프 스타일과 맞고 예산이 허락한다면 타일을 시공하자.


③ 필름

필름은 다른 공정과 겹치지 않게 단독으로 시공해야 한다. 먼지가 날리는 공간에선 접착면에 오염이 생겨 하자가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필름은 시공팀이 요청한 일정보다 1일 정도 여유를 두고 다음 공정을 잡는 게 좋다. 작업자가 예상한 것보다 시공시간이 더 필요할 경우, 늘릴 수 있어야 시간에 쫓기지 않는 꼼꼼한 시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④ 도배

필름을 입힐 문 주위를 도배로 마감할 거라면, 필름을 입히고 도배 일정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필름 위를 도배지가 덮어 깔끔하게 마감할 수 있다. 도배를 먼저 하면 문틀과 도배지 경계만 살짝 뜯어 시공해야 해서 들뜨기 쉽다.




4) 시공법 결정

필름은 1200mm 정도의 폭으로 제작된다. 따라서 이보다 넓은 공간에 붙일 땐 어떤 방식으로 필름을 연결할 지 정해야 한다.


① 메지 시공

메지를 보기 좋은 위치에 넣는 것이 중요하다 ⓒ Youtube 디프로그

목공으로 필름 사이에 틈을 만드는 방식이다. 메지(めじ [目地])는 갈라지거나 벌어진 틈을 뜻하는 일본어다. 반셀프 인테리어라면 어디에 메지를 만들 지 직접 결정해야 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스케치업으로 시뮬레이션 하고, 템바보드 형태로 만들고, 메지 대신 거울을 붙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디자인하니 참고 하자.


② 겹침 시공 & 맞댐 시공

벽지는 맞대거나 겹쳐 시공한다 ⓒ 위드하임 티스토리 블로그

필름은 목공 들어가서 비싸다는 컨설팅 소장님 말씀을 듣고, 벽지처럼 맞대거나 시트지처럼 겹쳐 붙이면 안 되는 건지 궁금했다. 검색과 실험으로 찾은 이유는 이렇다.


#필름을 맞댐 시공하지 않는 이유

PVC는 수축팽창하기 때문이다. 레놀릿은 자신들의 PP필름은 수축팽창이 덜하다고 하지만, 실사용 후기를 찾기 어려웠다.


#필름을 겹침 시공 하지 않는 이유

필름은 시트지보다 두꺼워서 겹친 선이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영림 쇼룸에서 받은 필름 샘플로 직접 겹쳐봤는데 (아래 사진) 2개의 선이 선명하게 보였다.

인테리어 필름을 겹쳐서 시공하지 않는 이유


③ 2중 맞댐 시공

유튜브 디프로그 채널에서 소개한,  맞댐 시공을 2중으로 해서 필름이 터지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세로결이 많은 우드 필름에 추천하고, 인건비와 자재비가 2배 들어가는 걸 감수해야 한다. 대신 목공비를 줄일 수 있으니 비용과 시각적 만족도를 고려해서 결정하면 되겠다.




5) 방염여부 결정

행위허가를 신청해서 공사 후 사용검사를 받아야 하거나, 안전을 생각한다면 방염 필름을 시공할 수 있다. 방염은 비방염보다 비싸고, 비방염에 있는 디자인이 없을 수 있어 의사결정 전에 카탈로그를 보는 걸 추천한다. 방염 필름은 시공 업체도 잘 골라야 한다. 비방염 필름을 섞어서 미터당 2~5천원의 차액을 얻으려 하는 업체가 있다고 한다.




6) 품번 결정

어디에 어떤 특성의 필름을 시공할 지 정했다면, 이제 디자인과 가격을 보고 시공할 자재를 선택하자. 요즘은 필름 디자인이 무척 잘 나와서, 디자이너들도 속을 정도란다. 특히 원목 표현력이 뛰어나서, 무늬목보단 필름이 더 원목스럽다고 한다. 필름 선택지는 이렇게 좁힐 수 있다.


① 취향 찾기

취향이 확고하면 이 단계는 생략해도 좋다. Pinterest에서 '공간이름 + film interior' (ex: kitchen film interior) 를 검색해서 내가 원하는 것과 가까운 사진을 찾는다. 영어로 검색하는 이유는, 한국어는 검색 결과가 비슷한 편이기 때문이다. 화이트 대유행. 우리 집도 그렇다. 보면서 wood, steel, fabric, green, blue 등 취향을 저격하는 키워드를 더하며 마음에 드는 사진을 저장하자.


② 샘플 획득

우리집을 어떤 비주얼로 만들 지 정했다면, 원하는 브랜드의 필름 샘플을 입수하자. 브랜드 홈페이지에 최신 카탈로그가 있지만, 모니터로 보는 것과 색, 톤, 질감이 달라서 실물을 보는 게 좋다. 매장에 가서 샘플을 받을 시간이 없다면, 인터넷이나 업체에 연락해서 유료로 구매할 수 있다. 패턴 필름은 가능한 한 큰 크기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게 좋다. 부위마다 색감과 무늬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필름 브랜드
베니프(BENIF by LX 하우시스)
보닥(Bodaq by 현대L&C)
영림 인테리어 필름 (by 영림)
홈씨씨 인테리어 필름(by KCC글라스)
소이프 글로벌 (SOIF GLOBAL by 삼성인테리어필름)
다이낙 필름 (Di-NOC™ Flim, by 한국3M)
하임 (Heim by 예림)

#해외 필름 브랜드
레놀릿 (Renolit, 독일)
커버스타일 (Cover Styl, 룩셈부르크)


③ 상상 시공

한살림 매장에 가서 천연벽지 샘플과 영림 필름 샘플 놓고 필름을 골랐다

필름 옆을 타일, 벽지, 페인트 등으로 마감한다면, 해당 자재 샘플과 필름 샘플을 놓고 어울리는 지 비교하자. 선택지가 적은 자재에 선택지가 많은 자재를 맞추는 게 편하다. 나는 한살림 화이트 벽지가 1종이라 필름을 벽지에 맞췄다. 필름 샘플을 벽, 가구에 대고 전체 마감된 느낌을 상상하는 것도 추천한다. 시공현장에 가면 좋지만 지금 있는 곳에서 상상해도 꽤 도움이 된다.


④ 시공 후기 확인

시간이 허락한다면 선택한 품번의 시공 후기까지 확인하면 좋다. 지금까지 설명한 필름 선택 과정이 번거롭다면, 그냥 만족 후기가 많은 필름을 선택하면 된다. 2023년 후반에 페인트 질감의 발렌 포그, 발렌 블랑 (영림) 수요가 높았고, 범용성 있는 우드 필름은 LX-nw100 라고 하니 참고하자.




7) 패턴 방향 결정

패턴이 있는 필름을 시공한다면 가로로 붙일지 세로로 붙일지 미리 정하고 시공팀에 알려주자. 시공팀은 의뢰인의 비용을 아껴주기 위해, 예쁘기보다는 로스가 덜 나는 방향을 택할 수 있다고 한다.




8) 업체 계약

필름은 기포, 들뜸 등 하자가 많은 자재다. 반드시 A/S 기간을 확답한 업체와 계약하자. 계약서를 받을 수 있으면 더욱 좋다.  욕실 문을 인테리어 필름으로 마감할 계획이면, 화장실 문에 필름 시공해도 괜찮을 지 물어보자. "~ 이러한 방식이라 안전하니까 괜찮습니다."라고 설명해주는 업체에 맡기는 게 안전하다. 안된다고 하거나, 대충 넘어가려는 업체면 피하는 게 낫다. (참고사례: 욕실문 들뜨지 않게 필름 시공 하는 법)



2. 비용 절약법


1) 철거·목공 최소화

철거하고 목공으로 다시 뼈대를 만드는 대신, 기존에 있던 것에 필름을 씌워 전체 시공비를 아낄 수 있다. 집 구조에 손대기 힘든 전월세 거주자나, 새 집이라 철거 없이 분위기만 바꾸고 싶을 땐 필름이 딱이다.


2) 프리미엄 대신 솔리드 필름

단색의 솔리드 필름이, 무늬나 질감이 있는 프리미엄 필름보다 저렴한 편이다. 무늬와 질감을 확실히 선호하는 게 아니라면, 솔리드 필름으로 비용을 줄이자.


3) 셀프 시공

필름은 면적 작고 평평한 곳에만 시공한다면 직접 시공해서 일당 25~40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 휴대폰 액정 붙이는 데 자신있는 분께 특히 추천한다. 꼼꼼한 시공법은 오늘의 집 가이드를, 휘뚜루마뚜루 시공법은 정리왕 영상을 추천한다.



3. 필름 시공 후 체크리스트


1) 기포나 들뜸

필름의 대표적인 하자다. 필름 시공한 곳을 구석구석 꼼꼼히 살펴 기포나 들뜸이 있다면 바로 A/S를 요청하자. 필름은 자재 특성상 오래 붙어있으면 더 떼기 힘들어진다고 한다.


2) 찍힘

필름 시공 직후엔 없던 찍힘이, 다양한 공정을 거치다 발생할 수 있다. 내 경우 가구와 가전을 이전설치할 때 뭔가에 부딪쳤는지 필름이 패여서, 다른 하자 A/S 받을 때 함께 보수해 주셨다.


3) 실리콘

벽지는 실리콘 없이 필름을 덮어도 괜찮은 것 같지만, 유리나 타일 등 다른 자재와 필름이 만나는 부분엔 실리콘을 쏴야 한다.


4) 문

거울로 문 아랫면 필름 상태를 볼 수 있다. ⓒ SY필름 네이버 블로그

거울로 문 아랫면 마감까지 확인하자. 욕실 문에 필름을 시공했다면, 업체를 섭외할 때 설명받은 방식으로 시공되었는 지 교차점검하는 게 좋다.


5) 문 부속품

(좌) 잘 마감된 경첩 (우) 마감 덜 된 경첩

문에 필름을 시공한다면 필름팀이 문짝을 떼어 필름을 붙이고, 다시 달아준다. 이 때 경첩, 손잡이 부속면판 등 부속품 마감이 잘 되었는 지 확인하자. 이격이 발생할 수도 있고, 나처럼 아예 마감이 덜 된 채 공사가 끝날 수도 있다. A/S 잘 해주셨지만 기다리는 동안 불편했다.



4. 필름 시공 및 실사용 후기


1) 문·문틀 필름 리폼

(좌) 페인트로 얼룩덜룩 칠한 기존 문 (우) 필름으로 새것처럼 변한 문

신혼집은 문과 문틀이 낡은 구축이다. 철거와 목공을 하면 비용이 커질까봐 필름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기존 문틀 3개, 문 2개에 필름을 입히고, 문 1개는 너무 낡아서 새로 만들어 필름을 씌웠다. 이렇게 시공한 비용은 총 63만 원이다.


#문 필름 리폼 비용
영림도어 교체. 손잡이 포함 23만 원
문, 문틀 3세트 필름 시공 40만 원


2) 공용부 필름 벽면

붉은 선으로 표시한 필름 시공 범위

이번 집은 토탈 인테리어를 하며, 거실 3면을 제외한 공용부 벽면에 영림 PS120 필름을 입혔다. 방3개의 문과 문틀도 같은 필름으로 마감해서 시각적으로 넓어 보인다. 총 필름 시공비는 210만 원 들었다.


영림 PS120 60만 원
부자재 5만 원
인건비 130만 원
교통빛 및 식비 15만 원


3) 오염 방어

식탁 옆에 시공했는데 정말 얼룩이 잘 닦인다. 김치 국물, 떡볶이 국물, 밥, 죽.... 뭐가 묻어도 슥슥 잘 닦여서 안심이다. 신혼집에서 첫째 이유식 줄 땐, 아이의 죽 묻은 손이 벽에 닿으면 얼룩이 생겼다. 지금은 둘째 이유식 시작했는데 마음이 매우 편하다. 필름 관리법을 보니 네임펜이 아니면 아이들 낙서도 지울 수 있다고 하니 여러모로 좋다.


4) 실사용 단점

필름 마감하기 위해 만든 메지에 오염이 생기거나 벌레가 들어가면 번거롭다. 손가락이 안 들어가는 크기라서 면봉같이 가는 도구를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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