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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활효율연구소 Jul 11. 2024

반셀프 인테리어 연구 12. 목공

목공사 계획 방법과 섭외법, 현장 체크리스트

인테리어의 마감 디테일과 완성도는 목공이 결정한다. 목공이 면을 깔끔하게 잡으면 필름, 도배, 페인트, 가구 등 마감도 깔끔하게 끝나기 때문이다. 반셀프 인테리어를 할 때 시공 이해도가 부족해도, 목공팀을 잘 만나면 결과도 좋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그만큼 중요한 목공사를 준비하는 방법과 현장에서 챙길 것을 정리했다.



1. 목공사 계획하기


1) 벽체

목공으로 벽을 새로 잡을 위치를 정하자. 어떻게 정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원하는 벽 마감방식을 모두 나열하자. 무몰딩, 히든도어, 융 스위치, 필름, 패브릭 벽지처럼 벽을 새로 잡아야 하는 방식이 있는가? 그럼 선택해야 한다. 목공비를 쓰거나, 목공 없이 마감할 수 있는 방식을 택하거나. 목공 벽체를 세울 곳을 정하면, 목공팀에 마감 방식까지 함께 공유하는 게 좋다.


융 스위치로 마감하기 위해 새로 만든 벽체

내 경우 컨설팅 소장님의 조언대로 절충안을 택했다. 공용부인 부엌과 거실은 전체적으로 벽을 새로 잡고 필름, 패브릭 벽지로 마감하고, 각 방은 확장부 단열과 융 스위치 넣을 벽만 목공을 넣었다. 지금 생각하면 융 스위치 하나 때문에 각 방 1면씩 벽체 새로 잡은 건 과했나 싶다.


2) 벽체 보강

새로 잡을 벽체 중 무거운 것을 매달 곳은 보강하는 게 안전하다. 벽걸이 가전제품은 보강하지 않은 벽엔 설치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예산이 빠듯하다면, 벽걸이 제품 고객센터에 보강이 필요한 지 미리 확인하고 필요한 곳만 시공하자.

벽체를 보강하여 만든 벽걸이 책장

3) 가벽

목공으로 가벽을 세우면 공간을 분리하거나, 어수선한 것을 시야에서 가릴 수 있다. 아치형 가벽으로 곡선의 감성을 더하기도 한다. 

가벽으로 가린 배수관, 싱크대, 다용도실
현관에 만든 아치형 가벽 ⓒ 집꾸미기 남산에집 님


4) 붙박이 가구

살리고 싶은 협소 공간이 있다면, 목공으로 공간을 잡고 가구에서 문과 선반을 달아 수납 가구로 만들 수 있다. 나는 가로 41cm, 깊이 7cm의 얕은 공간을 수납장으로 만들어 약장으로 쓰고 있다. 생각보다 이것저것 들어가고 한눈에 보여 편리하다.

목공, 가구, 필름 공정으로 완성한 분전함 수납장

구조상 가능하다면 기존 붙박이 가구 공간을 더 넓힐 수도 있다. 목공팀에 '벽체를 세우지 않아도 가구에서 살릴 수 있는 공간일지' 물어보자. 목공 벽체비용도 아끼고 공간도 넓게 쓸 수 있어 1석 2조다. 나는 신발장을 바꿀 때 ① 뒷벽 벽체를 세우지 않아 목재 두께만큼 공간을 확보했고 ② 구조상 가능한 만큼 앞쪽 공간도 확보했다. 그 결과, 장의 깊이를 36cm에서 51cm로 15cm 늘릴 수 있었다.

공간을 최대한 넓힌 신발장


5) 천장

우물천장을 평천장으로 바꾸거나, 라인조명을 넣거나, 시스템 에어컨 시공을 위해 단내림 하는 등 천장 공사가 필요할지 계획하자. 단내림을 한다면 커튼박스를 만들 것인지도 정해야 한다. 


6) 몰딩

천장 몰딩 종류 ⓒ 하우스텝

천장이나 바닥에 몰딩을 넣는다면 어떤 디자인으로 시공할지 정하자. 집이 넓어 보이게 하고 싶다면 평 몰딩이 좋다. 바닥 몰딩은 목공팀이 해도 되고, 마루 업체에 부탁해도 된다. 상황에 맞게 결정하자.

#2024년 6월 자 견적
천장 몰딩: 자재값 포함 평당 1.2만 원
걸레받이: 자재값 포함 평당 1만 원


7) 확장

기존 확장부 단열을 보완하거나, 새로 확장할 공간이 있을지 확인하자. 참고로 보일러관 확장은 설비팀이, 천장과 벽체 단열은 목공팀이 한다.


8) 문

왼쪽부터 히든(무문선), 알루미늄 문선, 9mm 문선, 일반 문선 ⓒ 영림도어

문도 목공팀이 시공한다. 문과 문틀을 바꿀 것인지, 바꾼다면 어떤 종류일지, 문 손잡이는 뭘로 할지 정하자. 용어가 낯설다면 숨고 가이드를 추천한다. 문의 존재감을 줄이는 만큼 비용이 커지는데, 적정선에서 타협하고 싶다면 9mm 문선을 추천한다. 일반 문과 시공비가 크게 차이 나지 않고 보기도 좋다. 


문 손잡이는 시공날짜에 맞춰 준비해 두자. 목공팀에 부탁해도 되지만, 저렴한 자재상을 찾아 직접 구매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논현이나 을지로 철물점 가격이 낮은 편이다. 도무스 손잡이 추천 후기가 많은데, 나는 디자인이 취향이 아니라서 날쌔 보이는 영림 YDH-030S를 택하고 후회했다. 어설픈 만듦새에 1달 만에 고장 나서 비추. 


문과 문틀은 필름으로 리폼할 수 있다. 2024년 7월 기준, 문 1개 교체하고 문틀 3개, 문 2개 필름 시공하는 비용이 63만 원이었다. 문 상태가 좋다면 굳이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쓰거나 필름만 입혀 비용을 아낄 수 있다.



2. 목공팀 섭외하기


1) 작업 의뢰서 준비


작업 의뢰서 사례 ⓒ 올바른 목공 김현민 팀장

여러 목공팀에 연락해서 견적을 받을 텐데, 정확하게 비교하려면 작업 의뢰서가 있는 게 좋다. 작업 의뢰서가 없다면 견적이 10만 원 낮아서 연락드린 목수님이, 현장 보고 20만 원 더 부르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처음부터 구체적인 요구사항으로 견적을 받고, 그중 가격대가 합리적인 업체에 연락하는 게 마음 편하다.  김현민 목수님에 따르면, 작업의뢰서만 잘 준비해도 '어중이떠중이 목수'의 연락을 피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반셀프 컨설팅을 받아서 이 부분은 준비하지 않고 넘어갔다. 컨설팅 업체와 쭉 함께 일해온 목공팀과 계약했고, 작업 내용도 소장님이 대신 전달해 주셨다. 대신 누락된 게 없도록 현장 미팅을 꼼꼼히 챙겼다.


2) 일정 확인

목공은 다른 공정에 비해 일정 변수가 있는 편이라고 한다. 예상한 목공 시공 일정과 후속 공정 사이에 1~2일 여유를 두는 걸 추천한다.


3) 자재 조달방식 결정

직접 주문하고 싶은 지, 목공팀과 연결된 업체에서 주문하고 싶은 지 정하자. 직접 주문하면 저렴한 업체를 찾아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카드 결제도 할 수 있다. 목공팀에게 맡기면 약간 비싸도 신경 쓸 게 적어 편하다.


4) 업체 컨택 

인기통, 숨고, 인스타그램 등으로 목공팀을 섭외한다. 인테리어 후기에서 목공팀에 만족한 분께 연락처를 물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생각보다 목수님들 수비 범위가 넓다. 실력이 확실해 보인다면, 사업장 주소가 멀어도 일단 연락하는 게 좋다.


5) 업체 선정

몰딩, 걸레받이 교체 정도의 간단한 공사가 아니라면, 실측하러 오지 않는 업체는 거르자. 실측 미팅 후 견적 받을 때 몇 명이 며칠 동안 작업할 것으로 예상하시는지 확인해 보자. 규모 있는 공사인데 혼자 작업하는 분은 주의하는 게 좋다. 모종의 문제로 팀을 꾸리지 못한 경우일 수 있다


몇 가지 질문을 준비해서 실측 미팅 때 여쭤보는 것도 추천한다. 뭐 이런 질문을 다 하냐... 싶은 티를 내는 업체도 반셀프 인테리어엔 맞지 않다. 내가 올바른 의사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하시는 목수님과 계약하자.



3. 목공 현장 체크리스트


1) 시공 시작 직전

계약을 마치면 시공 내용을 확정하는 미팅을 하게 될 것이다. 목수님 스타일에 따라 공사 전에 1번 더 오시거나, 시공 첫째 날 아침에 진행한다. 이 날은 휴가를 내고 현장 미팅에 꼭 참석하자. 목수님과 함께 집구석구석을 어떻게 만들지 확정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 미팅이 끝나면 돌이키기 힘들다.

목공 미팅 때 확정한 내용들


2) 시공 종료 즈음

목공 끝나는 날 오후에도 가능하면 현장 근처에 대기하는 게 좋다. 반장님이 시공 잘 끝났는지 확인해 달라고 부를 것이다. 당일 현장을 보기 힘들다면, 언제까지 확인하고 답변드리는 게 좋을지 미리 확인하자. 작업의뢰서를 만들었다면 계획한 것이 어떻게 구현됐는지 빠짐없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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