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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활효율연구소 Sep 24. 2024

인테리어 공사를 해본 대한민국 성인은 몇%일까?

재미로 추정해본 주택 인테리어 공사 건수

인테리어 공사를 경험하려면 2가지가 필요하다. 집과 인테리어 비용이다.


하지만 2024년 현재 내 집마련의 고민은 깊어지고 인테리어 비용은 치솟고 있다. 생활패턴과 취향에 맞춰 집을 바꾸는 경험의 진입장벽이 높아진 것이다.


개인적으론 아쉽다.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소비자가 늘어야 시장이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바뀔 텐데! 물론 친정엄마의 인테리어를 간접경험한 2018년에 비하면 지금도 많이 좋아졌다. 알짜배기 정보도 많고, 선택지도 늘었고, 양질의 시공 정보를 공유하는 업체도 늘었다.


그럼 지금까지 인테리어 공사를 경험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더 많은 사람들이 인테리어 공사를 경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추정과 행복회로를 활활 태워본다.




1. 인테리어 공사 경험 비율 추정


우리나라 성인 중 주거용 인테리어 공사를 해본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정확한 답은 찾기 어렵다. 인테리어 공사 건수를 집계하는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자료에도 주거용 인테리어 시장은 규모를 파악하기 곤란하다고 나온다.


ⓒ '유지보수시대 인테리어 산업 발전 방향', 대한건설정책연구원, 2021


그래서 더 궁금해졌다. 접근 가능한 데이터로 추정했다. 논리의 비약이 있음을 감안해 주시길 바란다.


일단 건축 공사 건수를 찾아봤다. 2021년에 실내 건축 공사 건수가 10만 3119건이란다. 상업용도 포함된 것 같은데 용도별 건수 데이터는 못 찾았다. 대신 2021년 경 인테리어 서비스 피해사례 자료를 찾았다. 5351건 중 주거용이 2425건. 비중으로 치면 45.3%다. 실내 건축 공사 건수 10만 3119건에 인테리어 서비스 피해 사례의 주거비중을 곱하니 4.7만 건이다.


주거용 건축 공사 건수가 4.7만이면, 주택에 인테리어 공사를 할 확률은 얼마일까? 인테리어 공사는 주택 매매와 함께 할 때가 많으니까, 2021년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을 확인하니 96만 호다. 그럼 매매된 주택 중 공사한 주택의 비율은 약 5%로 추정한다. (4.7만 건 / 96만 호)


총주택공급량의 최신 데이터는 2023년의 1,955만 호다. 이 주택 중 인테리어 공사를 했을지도 모르는 가구의 수를 추정하면 약 98만 호다. (1,955만 호 * 5%) 인테리어 공사는 가구당 1명이 리딩했을 거라 추정하면, 2023년 대한민국 18세 이상 인구 약 4,439만 명 중 인테리어 공사를 경험한 사람은 약 2% (98만 호 / 4,439만 명)라 추정한다.


실제와 오차가 크겠지만, 내가 살 집을 구조부터 설계하는 재미를 단 2%만 경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2. 인테리어 공사 경험이 의미 있는 이유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 원하는 주거환경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지금 구성원들이 불편한 건 뭔지, 앞으로 필요한 건 뭔지 짚고 넘어갈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주택 개선 또는 이사 의향 이유 ⓒ 건축서비스산업 동향과 이슈 2020, 건축공간연구원

특히 우리나라는 비슷한 평면도의 주택이 많아서, 각 가구의 개성을 제대로 담으려면 인테리어 공사를 해야 한다. 집의 구조와 설비를 공사 없이 바꾸는 건 힘들기 때문이다. 에어컨이나 전열교환기를 천장에 매립하고, 베란다에 단열을 하고, 콘센트를 원하는 위치에 만들고, 수도배관 설비를 더해 보조주방을 만들거나 자동직배수 로봇청소기를 설치하고... 


현실적으로 원하는 걸 모두 반영하긴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상적인 주거공간을 구체화한 것 만으로 목표가 눈에 보이고, 점점 그 방향에 가까워질 수 있다. 살다 보면 우연히 대안을 발견할 수 있고, 나중에라도 부분공사를 할 여지를 미리 계획할 수도 있다.


ⓒ 하나은행



3. 인테리어 공사 경험자가 많아지길 바라는 이유


개인에겐 인생 마지막 인테리어일 수 있지만, 그 경험은 주변에 전파된다. 블로그나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해주는 분들도 많다. 이렇게 경험전파가 누적되면 소비자들이 현명하고 깐깐한 소비를 있다. 


소비자의 눈높이가 올라가면 업체도 선택지를 발전시킨다. 선택지가 늘어나면 누군가가 또 선발대로 경험하고 후기를 남긴다. 각자에겐 1번의 경험이라도, 쌓이고 이어지면 주거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개인적인 소망은, 반셀프로 인테리어 공사 하는 사람이 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자재 선택지도 많아지고, 자재업체도 최종소비자 입장을 더 배려해 줄 것 같다. 


내 기준에선 큰돈을 써서 자재를 구입해도, 사용 시 주의사항조차 알려주지 않는 자재가 많았다. 문제가 생겨 연락하면, "이런 문의는 처음 듣는데요..." 하는 경우도 있었다. 추측이지만 자재는 인테리어 업체가 다루고 A/S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테리어 업체선에서 문제를 해결했을 것 같다. 반셀프 컨설팅 소장님도 직접 A/S 할 때가 많다고 하셨다.


내겐 이번이 마지막 인테리어일 수 있지만, 앞으로 인테리어 할 사람들은 더 쉽게, 더 합리적으로, 더 존중받으면서 인테리어 공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여기엔 내 가족과 친구들도 포함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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