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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브랜딩 Part 2 : 할인율의 이해

할인을 하지 않는 상담은 잘하는 상담, 할인을 하는 상담은 나쁜 상담?!

by 최성아

상담을 하며 느낀 것이 있다. 바로 할인율에 집착하는 상담자와 오너가 많다는 것이다. 보통 진료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원장은 진료비 할인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 "내 진료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거야."라며 할인해준 실장을 닦달하기도 한다. 물론 습관적으로 할인해주는 실장도 문제다. 마치 선심 쓰듯 해주는 할인 말이다.

나는 얼마 전까지 할인을 하지 않는 상담이 잘하는 상담이고 맞는 상담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할인에 대한 관점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있었다.


pexels-sora-shimazaki-5926427.jpg 출처 : pexels



할인에 대한 이해


다음은 책 '팔지 마라 사게 하라'에서 나온 내용이다. 돈은 물건을 사고파는 이들 사이에 가장 중요한 매개체다. 최초의 돈, 즉 주화는 기원전 700년 이전 어느 때 리디아(현대의 터키)에서 주조했다고 한다. 이후 돈의 가격은 세일즈와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으며 언제나 파는 이는 높은 가격을, 사는 이는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


물론 병원에서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는 돈을 지불하고 구입하게 된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환자는 우리가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경험하고 구입하는 것이지 임플란트나 보철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가격만 중요한 것이 아닌 가격도 중요한 것이다.


상담을 할 때는 우리 병원의 진료철학, 그리고 나의 상담 철학이 묻어나야 한다. 단지 "임플란트 얼마예요."라는 상담으로 끝나지 않는가 고민해봐야 한다. 더불어 할인에 대한 기준과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담률과 매출 같은 표면적인 수치를 위해 할인을 하는지 당신은 생각해봐야 한다. 당신이 상담하며 할인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혹은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할인의 기준


할인을 하지 않는 상담을 했던 이유는 임플란트를 파는 상담을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래서 이직할 때 제일 중요시했던 것은 대표원장의 진료철학이었다. 더불어 너무 저렴한 수가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곳은 지양했다. 10번의 입퇴사를 했던 경험은 상담 시, 환자에게 더 객관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었다. 어떤 진료철학으로 진료를 하고 있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때문에 가격 비교만 하는 경우에는 다른 병원 방문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자신 있게 상담할 수 있는 곳에서 일을 했다. 즉, 나의 상담 기준은 '돈'이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가격 할인은 나의 상담에 있을 수 없었다.


어느 날, 이런 나의 생각을 뒤집는 사건이 있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치아가 하나도 없거나 남아있는 치아들의 상태가 좋지 않아 전체 발치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만나게 된다. 당연히 치료받을 때는 큰 비용과 많은 시간이 할애되어야 한다. 이런 환자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차일피일 미뤘거나 극심한 치과 공포증으로 아픔을 참고 있던 경우다. 물론 이 두 가지의 경우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케이스가 클수록 가슴 아픈 사연들을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환자와 함께 울기도 한다. 이 때는 정말 측은지심이 생겨 돕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내부 규정에 따른 할인율도 있기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였다. 그때 대표원장은 말했다.


"왜 할인을 하지 않는 상담이 좋은 상담이라 생각하는 거죠? 진심으로 환자분의 이야기를 듣고 진정으로 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환자가 아니라 나를 설득할 수 있어야죠. 왜 환자만 설득하려 합니까? 그게 상담자의 역할 아닌가요?"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비용적인 부분에 있어 오히려 오너인 자신을 설득하라고 하다니. 이런 이야기를 하는 오너는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 설득의 기준은 감정적 호소가 아닌 데이터였다. 환자의 금전적, 시간적, 심리적 상황과 현재 병원의 매출 흐름을 파악하고 예측해야 했다. 진료 난이도를 볼 수 있어야 했고, 비용 배려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지를 상담자의 눈으로 파악해 대표원장을 설득해야 했다.



나의 상담 콘셉트는 무엇인가?


책 '본질의 발견'에서 '콘셉트'는 브랜드와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노른자 역할을 한다고 한다. 브랜드의 콘셉트를 도출하는 작업은 바로 비즈니스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콘셉트는 비즈니스 전개를 위해 360도 전방위적으로 모든 비즈니스, 브랜드, 마케팅 등의 요소를 일정한 방향으로 진두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역할을 맡는다. 저자는 이런 특성을 '360도 콘셉트 오케스트레이션'이라 부른다.


콘셉트는 명확하고, 본질적이며, 일관성 있게 지켜갈 수 있어야 한다. 즉, 업에 대한 본질적인 탐구가 필요하고, 이에 기반한 콘셉트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제대로 된 컨셉션은 '소비자', '업의 본질'이라는 두 축을 강력한 버팀목으로 상정해야 한다. 콘셉트의 궁극적 존재 이유는 바로 '사람'이다. 언급한 두 축의 개념은 다음 질문으로 이어진다.


1. 해당 업의 본질은 무엇인가?

2. 목표 소비자들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

3.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4. 최적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상담 차별화의 콘셉트 공식 'BEAT'


업(業)은 언제나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것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생겼다. 사람들이 지닌 저마다의 욕망을 해소해주는 창구로서 업이 생긴다. 업을 정의하는데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떠한 욕망을 가진, 누구를 대상으로 하느냐'하는 문제다. 고객을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업은 그들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고, 그래야 업을 실천하는 우리가 누구인지 명확히 정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4가지 질문을 표로 다시 표현해보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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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기 전,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빈칸에 적어보길 바란다. 상담에 대한 다각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상담률이나 할인율은 그저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다. 물론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피터 드러커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관리할 수 있다고 모두 주요한 것은 아니며 주요한 것이라 해서 모두 측정되지도 않는다. 단지 나의 상담 콘셉트가 '할인율'에만 포커싱 되어있진 않은지 다시 한번 고민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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