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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 브랜딩 Step 6 : 리더의 피드백 언어

책 '리더는 어떻게 말하는가'로 배우는 리더의 언어

by 최성아

의료계 특성상 오너가 직접적으로 진료행위를 해야 매출이 일어나기 때문에 직원들은 오너와 살을 맞대며 현장에서 근무하게 된다. 이때 흔하게 고성이 오간다. 물론 의료행위에 있어서는 실수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작은 실수에도 치료 예후가 달라질 수 있기에 술자는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인격모독까지 오간다. 들고 있던 기구를 던진다든지, 치료하던 중 원장실로 들어간다든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리더가 많았다. 그래서 난 치과위생사였지만 진료실 업무가 싫었다. 첫째로 해야 하는 업무가 '원장님 눈치 살피기'이기 때문이다.


비단 진료실뿐일까? 회의시간에 수십 명이 되는 전 직원 앞에서 인격 모독을 하고 발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한 시간 내내 고성을 지르는 원장과도 함께 했었다. 그 원장은 "야!"라는 말이 습관처럼 나온다. 대기실에 앉아있는 환자들이 들을 정도였다. 외부 마케팅은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치과의사로 광고하고 있었지만 내부 마케팅은 꽝이었다.


더불어 오너 못지않게 눈치를 살펴야 하는 실장도 있다. 자신의 기분이 좋으면 그날의 실수는 그냥 넘어가는 것이고 만약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는 온갖 자료란 자료를 다 뒤져서 보고해도 몇 시간의 질책을 듣는다.


이처럼 리더들의 언어에 일관성이 없다. 기분이 좋으면 괜찮고 아니면 그날은 속된 말로 털리는 날이다. 병원은 회사처럼 큰 조직이 아니기에 조직 분위기는 전 직원에게 그리고 환자들에게도 전달된다. 치과에서 근무하며 제일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건 바로 리더들의 언어였다.


pexels-liza-summer-6382702.jpg 출처 : pexels



90%의 리더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대화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직장은 성과를 달성하지 않으면 굴러가지 않는 '이익 사회'다. 구성원의 업무 실적에 따라 보상에 차등이 있을 수밖에 없고, 실수와 잘못이 있을 때에는 그에 상응하는 불이익이 주어지지 않으면 조직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다. 리더는 조직 공동의 이익에 반하는 문제행동을 한 직원들의 잘못을 개선시켜야 할 책임도 포함돼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생산적인 질책은 화내는 것과 전혀 다른 차원의 행동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질책이란 단어를 일방적으로 상대를 혼내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칼로 입은 상처는 3개월이면 치유되지만 언어에 의한 상처는 30년을 간다는 말도 있다.' 리더의 감정적 질책은 2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1. 행동 변화에 구체적으로 도움을 줄 수 없다.


당장 자신의 화를 풀기 위한 질책은 문제를 객관화시킬 수 없다. 상대가 정확히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으면 상대방은 무엇을 고쳐야 할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2. 직원과의 관계가 나빠진다.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은 "지능지수보다 감성지능이 높은 사람이 조직 성과가 평균 2배 정도 높다"라고 한다. 여기서 감성지능의 핵심 요소는 '화가 났을 때 감정을 통제하는 능력'임에 주목해야 한다. 감성지능이 높은 리더는 직원 때문에 화가 날 때에도 감정을 통제하는 능력이 있다.


"나는 직원들을 뭐라 할 때 한 번에 끝내고 뒤끝은 없습니다." 직원에게 올바른 피드백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폭력적인 표현으로 화를 내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상대에게 이미 상처를 주고 뒤끝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나는 인간관계에 기본 상식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사직서를 던지는 사람의 절반 이상이 회사가 싫어서가 아니라 상사가 싫어서 그만둔다. 상사와 나쁜 관계를 만든 일등 공신은 바로 상사의 대화 방법이다.



관찰 가능한 용어를 사용하라


탁월한 리더의 능력은 복잡한 이론이 아니라 대화방법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하버드 대학 프로그램에서 대화방법으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비폭력 대화이다. 비폭력 대화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원리 중 하나가 '관찰 가능한 용어'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1. 사실이나 행동에 초점을 두고, 추상명사를 쓰지 마라


"김실장은 일처리에 책임감이 없어 문제예요."

"이 팀장! 열정을 가지고 근무하면 안 됩니까?"

"이렇게 성의 없이 일하는 것도 능력이야!"

"이렇게 일할 거면 차라리 없는 게 더 낫겠어!"


이런 말을 듣는 사람은 당연히 발끈할 수밖에 없다. 위의 말은 모두 상대의 인격을 평가하는 추상명사를 사용하며 상사의 주관적인 관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인격을 비난하는 표현을 내뱉으면 자신의 감정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순간 통쾌할지는 모르나 인격적 공격은 행동변화가 아닌 감정만 상하게 할 뿐이다.


2. '항상' '언제나' '늘' 등의 확대 표현을 지양하라


포괄적이고 모호한 말은 상대의 감정을 자극하는 부작용만 낳을 뿐이다. 직원에게 질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추상적이고 모호한 말을 사용하지 말고 관찰 가능한 사실이나 행동을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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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을 변화시키는 대화법


1. PCS 대화법


PCS대화법은 상대의 관점을 먼저 인정한 후 나의 의견을 말하는 방법이다. 상대의 의견으로 결론이 나기보다 오히려 자신의 의견을 좀 더 효과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함으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방법이다.

PCS대화의 관건은 의견을 거부할 때 직원이 인격체로서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라고 내뱉기 전, PCS 대화법을 사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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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BCD 질책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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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D 대화의 Action 단계에서는 추상명사나 인격을 비난하는 용어 대신 '관찰 가능한 행동'이나 '사실'만을 언급해야 한다는 비폭력 대화의 원리가 그대로 녹아 있다. Discover단계에서 상대의 의견을 묻는 질문을 함으로써, 대화는 보다 수평적이며 존중하는 분위기로 전환된다. 대신, 직원이 자신의 실수를 통감하고 있고 상사와 동료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하는 상태, 누구나 알 수 있는 간단명료한 실수에는 ABCD 대화법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3. POBS 칭찬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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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칭찬을 잘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관찰 가능한 행동 중심으로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실하다", "영리하다" 등과 같이 관찰할 수 없는 인격이나 태도 등의 추상명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상대의 태도나 일처리를 칭찬하는 경우에 무엇이 어떻게 좋은지 증거를 제시하며 말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그동안 잘했다."가 아닌, "그동안 한 건의 컴플레인이 없었다."로 말해야 한다. "오늘 김실장의 발표 너무 좋았어요."가 아닌 "오늘 김실장 발표는 이해가 아주 잘됐어요. 매출이 오른 이유에 대해 명확한 근거 제시도 있었고 특히 좌표로 잘 표현해 주어서 다른 선생님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행동중심으로 칭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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