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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May 19. 2020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너무 슬퍼하지 말자.

어릴 때, 방학이 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시간계획표'를 세우는 일이었다. 그렇게 나는 계획표를 짜는 일, 실행해야 할 의무감을 배웠다. 하지만 그 어린 나이, 한두 달이라는 방학기간 동안 시간계획표대로 살았던 날은 과연 며칠이나 될까? 아마 열 손가락으로 꼽아도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가면서 어떤 일을 하든 실행에 앞서 계획의 중요성을 늘 익혀왔다. 물론 때로는 계획을 지나치게 하다가 실행을 하지 못하게 되는 우를 범할 때도 있었지만, 계획은 내 삶에 꽤 중요했다. 가끔은 무계획의 실행이 유용할 때도 있었다. 일단 무언가를 계획 없이 시작하는 것에서도 새로운 깨우침을 얻기도 했으니 말이다.


계획을 세우는 일은 무엇인가?

계획에는 내 목표가 들어있다.

계획에는 내 의지가 들어있다.

계획에는 내 열정이 들어있다.

계획에는 내 책임이 들어있다.


하지만 계획대로 실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해본 사람들은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이렇게 쉽지 않기에 계획을 하지 않고 바로 실행하는 습관을 갖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격상 나는 최소한의 계획을 세우고 접근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저 나의 성향인지라 쉽게 바꾸기도 어렵고, 무계획으로 시작해서 느끼는 좌절감과 후회보다 계획에서 실패했을 때의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내가 좀 더 받아들이기에 나은 형태인 듯싶다. 그래서 나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선계획후실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마음속에 어떻게 하겠다, 무엇을 이루겠다와 같은 형태의 목표와 의지는 내가 원하는 목적지와 그 목적을 달성했을 때의 기쁨이 포함되어 있다. 어쩌면 그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의 행복감을 상상하는 것이 실행의 동기부여로 작동하는 것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살다 보면 장밋빛 예상과는 다르게, 인생은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아무리 계획하고 목표하고 노력하고 마음을 다잡아도, 내 뜻대로 흘러가 주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지만, 생각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았을 때 밀려오는 상실감과 안타까움의 감정을 다스리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만은 않다.


얼마 전에도 늘 그랬듯이 내가 목표했던 일들, 계획했던 일들을 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능력치 대비 그리고 시간 여유 대비 과도하게 높고 많은 목표를 잡아놓고는 달성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아무리 최선의 노력을 다해도 항상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더라도, 마인드 컨트롤은 항상 어려운 숙제다.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아 속이 상하고, 마음이 답답하고, 우울해지는 기분이 들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예전 같으면 그 심란한 마음의 소용돌이에 갇혀 나 자신에게 탓을 하며 우울의 하강나선으로 무한히 내려갔을 것이다. 요즘은 다른 방법을 사용하곤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읽고 있던 책이 있다면 그 책을 읽는다. 없다면 책장에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줄 만한 책을 골라 읽는다. 책 속의 현자들은 나에게 마음을 다스리는 법과, 현재 무엇에 집중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 깨닫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읽다 보면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이성의 칠판으로 나와 무언가를 새롭게 적게 된다.

책을 대신해줄 만한 다른 컨텐츠를 접하는 것도 요즘은 큰 도움이 된다. 브런치 안에 있는 타인의 글을 읽거나, 유튜브를 통해 도움이 되는 영상 컨텐츠를 보거나, 인스타 속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줄 만한 컨텐츠를 접하게 되면, 우울한 감정 속에 갇힌 내 정신줄을 다른 곳으로 끌어다 놓을 수가 있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그 답답했던 그 감정 위로 덮어버리게 된다.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면 자리를 옮겨 몸을 움직이는 것도 효과적이다. 운동을 하거나 가벼운 산책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샤워를 하기도 한다. 책이나 다른 컨텐츠를 통해 감정에서 이성으로 눈을 돌렸다면, 운동이나 샤워를 하면서 이성적인 생각에 집중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하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을지, 잘못된 실수를 어떻게 만회할지에 대해 다시 실행을 위한 계획을 세우는 단계다. 

마지막으로는 반드시 무언가 아웃풋을 내야만 한다. 즉 이러한 생각을 글로 적거나, 실행계획표 안에 넣어서 즉시 실행을 유도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아주 작은 시도라도 일단 하는 것이 내 마음의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 방향으로 한 걸음 내디뎠기 때문에, 이제 속도를 붙이는 일만 남은 것이니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열두 살 사춘기 때 TV에서 본 로맨틱코미디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여주인공 Lucy의 아버지는 딸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인생은 원래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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