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fe Designeer Aug 04. 2020

다양한 스펙트럼, 스페인

와.알.못을 위한 와인상식 #14 스페인

와인을 고르다보면 스페인 와인도 참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스페인 와인이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바로, 스타일이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구세계와 신세계 스타일의 중간쯤이라고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포도 재배 면적은 세계 최대이지만 생산량은 3위인 스페인심플한 와인부터 최고급 와인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와인을 생산하는 나라입니다.




스페인 와인의 특징은 강렬한 과일향과 건조한 미네랄입니다. 주요 품종은 템프라니요, 가르나차, 모나스트렐 등이 있어요. 스페인은 길거리에 포도씨를 뿌려놓으면 포도나무가 스스로 자라날 만큼 포도 재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었다고 합니다. 스페인 포도는 무덥고 건조한 기후에 작렬하는 태양빛 아래에서 자라기 때문에 껍질이 두꺼운 것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타닌이 풍부하고, 올코올 도수가 높고, 파워풀한 와인이 만들어지지요. 대체로 농익은 맛으로 마시기 편하고 실키(silky)한 풍미를 갖는 경우가 많답니다. 사실 스페인은 세계 최대 벌크 와인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원래는 품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던 곳이었다고 해요. 벌크 와인(Bulk Wine)은 일반적인 병입으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큰 오크통 단위로 와인 원액을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의 영향을 받아 양질의 병입 생산 방식으로 확장되었어요. 최근에는 최신식 시설과 현대적인 양조기술을 도입해 스페인만의 독창성이 담긴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니 스페인 와인도 믿고 마실만한 와인이랍니다.


스페인 와인 생산지   [이미지 출처 : https://winefolly.com]


스페인 북서부


스페인 북서부는 다른 지역보다 훨씬 서늘합니다. 서늘한 만큼 상큼한 화이트와 가볍고 우아한 레드를 집중적으로 생산한다고 해요. 남쪽으로 보면 칸타브리아 산맥이 대서양의 찬 공기를 막아주고 있어요. 따라서 두에로강 계곡은 무더운 여름과 매서운 겨울을 보내기 때문에 스페인에서 가장 강건한 템프라니요 와인이 생산된다고 합니다. 이 곳에서 나는 템프라니요가 어떤 맛일지 한 번 맛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리베라 델 두에로(Ribera del Duero)

스페인 중북부에 위치한 이곳은 두에로강을 따라 포도밭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리오하와 더불어 스페인 와인산업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곳이에요. 균형이 잘 잡혀 있고, 짙은 색에 깊은 맛이 있어 스페인 와인 중에 가장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스페인 북동부


스페인 북동부는 크게 두 지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에브로강 계곡과 스페인 국경 방향 해안 구릉지대입니다. 에브로강 계곡은 템프라니요, 가르나차, 카리냥으로 만든 탄탄하고 가일 향이 풍부한 레드와 로제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반면에 해안 구릉지대의 경우 카바와 우아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레드 블렌드가 생산된다고 하는데, 레드 와인에는 주로 카베르네 소비뇽, 시라, 메를로가 들어간다고 해요.


* 리오하(Rioja)

천 년을 이어온 유구한 와인 역사를 지닌 곳으로 훌륭한 레드 와인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며, 전통 레드 와인 리오하는 유연하고 실크처럼 부드러우며, 바닐라향과 과일향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필록세라를 피해 이주해 온 프랑스 양조가들이 정착한 곳이며, 스페인 와인의 혁신이 시작된 곳이랍니다. 이 곳에서는 템프라니요 품종을 주로 사용하는데, 가벼운 바디감을 지닌 와인에서 무거운 풀바디 와인까지 다양한 와인들이 만든다고 해요. 템프라니요(Tempranillo)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품종으로 풍부한 타닌이 특징입니다. '보데가스 무가'(Bodegas Muga), 마르케스 데 리스칼(MArques de Riscal) 등 스페인 최고의 와이너리들이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곳이기도 한답니다.


스페인 중부와 남부


스페인의 중부 지역은 저가 와인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카스티야라만차와 발렌시아에서 생산된다고 해요. 하지만 그만큼 가성비가 좋은 레드 와인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 라 만차(La Mancha)

심플하고 과일향이 풍부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적당한 와인이 생산된다고 해요.


남부 지역에서는 드라이부터 스위트 와인까지 여러 가지 셰리 양조에 사용되는 팔 로미노 피노와 페드로 히메네스 포도를 주로 재배한다고 하니, 셰리 와인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이 지역에 관심을 가지실 것 같네요.


* 헤레스(Jerez)

셰리와인의 본고장입니다. 일반적인 주정강화 와인과 달리 드라이하며, 많이 비싸지는 않답니다.



스페인 와인 등급체계

스페인은 1970년부터 원산 명칭 제도 D.O(Denomination de Origen)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다른 점은 포도 품종이나 양조방식 이외에 와인 숙성 정도에 따른 표시제도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1. D.O.P (Denominación de Origen Protegida, 데노미나시온 데 오리헨 프로테히다)

스페인 와인에서 최고의 품질 등급이며, 이 안에 비노 데 파고 > D.O.Ca/DOQ > D.O 로 세분화됩니다.

   1) Vinos de Pago(비노 데 파고)

모든 와인 지방에 적용되는 D.O나 D.O.Ca와 달리 단일 포도밭에 적용된다고 합니다. 단일 포도밭에서 나온 포도만을 100% 사용해야 하며 양조와 병입을 동일 장소에서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요. 현재 15개의 비노 데 파고가 있는데, 주로 카스티야라만차와 나바라에 있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등급에 속하지 않으면서 레이블에 '파고(Pago)'라고 표기하는 생산자들이 있으니 주의해서 봐야 한다고 하네요.

   2) D.O.Ca (Denominación de Origen Calificada, 데노미나시온 데 오리헨 칼리피카다)

이탈리아 D.O.C.G와 같은 등급으로, 최소 10년간 품질이 인정된 와인 중 엄격한 기준을 충족한 와인에 부여되는 등급이며, 와인 레이블에 표기된 지역 안에 와이너리가 있어야 합니다. D.O.Ca 지역은 현재 리오하와 프리오라트밖에 없다고 하네요. 

   3) D.O (Denominación de Origen, 데노미나시온 데 오리헨)

79개의 공식 와인 생산지에서 만든 품질 좋은 와인을 말하며, 이탈리아 D.O.C와 같은 등급으로, 지정된 지역에서 포도 품종, 숙성 및 양조방법에 대한 규제를 지켜 생산한 와인 중 최소 5년간 품질을 인정받은 와인을 말합니다.


2. V.C.I.G (Vinos de Calidad con Indication Geografica, 비노 데 칼리다드 콘 인디카시온 제오그라피카)

= I.G.P (Indicación Geográfica Protegida, 인디카시온 헤오그라피카 프로테히다)

D.O로 승격되기 전 단계로 이탈리아의 I.G.T와 비슷한 등급입니다. 특정 지역에서 나는 포도로 만들어져 그 지역의 특성이 나타나는 와인을 말해요.


3. Vinos de la Tierra (비노 데 라 티에라)

= I.G.P (Indicación Geográfica Protegida, 인디카시온 헤오그라피카 프로테히다)

이탈리아의 I.G.T와 비슷한 개념으로 V.C.I.G보다는 낮은 등급입니다. '안달루시아', '카탈루냐'같은 폭넓은 지역명이 붙게 되지요. V.C.I.G와 비노 데 라 티에라를 모두 합쳐 I.G.P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일상적으로 마시기 좋은 와인인 이 등급은 생산량이 많은 카스티야라만차 I.G.P를 비롯한 46개의 I.G.P가 있다고 합니다.


4. Vinos de Mesa (비노 데 메사)

= Vino (비노)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테이블 와인을 말하며 지역이 명시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레이블에 단순하게 틴토(Tinto:레드) 또는 블랑코(Blanco:화이트)라고만 표기되며 맛을 좋게 하기 위해 약간 달콤하게 만들기도 한답니다.


*** 숙성에 따른 분류 ***

- 그란 레세르바 (Gran Reserva) : 최소 2년 오크 숙성과 3년 병입 숙성을 포함해 총 5년간 숙성시킨 와인

- 레세르바 (Reserva)  : 최소 1년 오크 숙성을 포함해 총 3년간 숙성시킨 와인

- 크리안자 (Crianza) : 최소 6개월 오크 숙성을 포함해 총 2년간 숙성시킨 와인 (단, 리오하, 리베라 델 두에로 지방에서는 12개월 오크 숙성)

- 호벤 (Joven) : 오크 숙성을 거의 또는 전혀 하지 않은, 1년 이내에 마시는 와인




스페인 하면 리오하나 라만차와 같은 지명이 좀 익숙할지도 모르겠어요. 마트 와인 코너에 가면 스페인 와인 레이블에 자주 보게 되는 이름들이니까요. 

스페인의 와인 역시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지역별 품종을 외우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대표적인 품종인 템프라니요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사실 저는 와인 입문하던 시기에 템프라니요라는 신기한 품종을 보자마자 시도해보았는데, 굉장히 부드러우면서 강렬하고 풍부한 과일향의 매력에 바로 빠져들었거든요. 스페인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한 번 경험해보길 바래요.




[이전 이야기]

와.알.못을 위한 와인상식 #13 이탈리아

와.알.못을 위한 와인상식 #12 프랑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