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fe Designeer Dec 08. 2019

동양인 엄마, 유대인 엄마가 되다.

독서노트 #18 < 유대인 엄마의 힘 >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건
물질이 아닌 낙관적인 집안 분위기다.


<유대인 엄마의 힘> 책에 따르면, 유대인 가정에서는 낙관적인 가족이 가정을 지탱하는 힘이자, 독립적인 아이로 키우는 힘이라고 여긴다. 이 책의 저자 사라 이마스는 유대인 이민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줄곧 중국에서만 살아서 전형적인 중국인 엄마로 살고 있었다. 아낌없이 퍼주는 모성애를 가진 중국인 엄마가 이혼 후 세 아이를 데리고 이스라엘로 건너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여, 유대인 엄마로 거듭나게 된다.



낙관은 유대인 부모가 자녀를 위해 정성껏 만든 정신적 낙원이라고 할 수 있다. 유대인 부모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삶의 목표란 즐겁고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란다."
날마다 하루를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는 일은 유대인의 오랜 가르침이다. 그런데 여기서 유대인이 말하는 '하루'는 일반적인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보통 하루는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시간을 뜻하지만, 유대인은 정반대로 해가 지는 순간부터 하루가 시작된다고 본다. 밝게 시작해서 어둡게 끝내는 것보다는 어둡게 시작해서 밝게 끝내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p27

물질적인 풍요를 당장 해줄 수는 없지만, 낙관적인 사고방식을 기르기 위해 가정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부모의 역할로 언제든 실행할 수 있는 것 같다. 따뜻한 가정을 만들어 아이를 독립시킨 후에도 언제든 돌아오고 싶은 집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이상적이고 아름다워 보인다. 아이에게 밝고 긍정적인 마인드, 낙관적인 사고를 위해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는 것부터 실행해야겠다.



유대인 부모가 지향하는 자녀 교육의 목적은 아이에게 진취적인 마음가짐을 길러줘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태만한 양육'이다. 많은 부모들이 24시간 내내 아이를 위해 헌신하는 일을 당연시한다. 그리고 반대로 아이에게 조금만 소홀히 해도 자신이 태만하다며 죄책감을 느낀다. 하지만 부모가 적절히 태만해야 아이가 독립적으로 클 수 있다는 사고의 전환을 유대인이 가르쳐주었다.

- p138

많은 동양계의 부모들은 비슷한 상황이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중국 양육 문화를 잘 모르지만, 저자의 말을 들어보면 한국이나 중국이나 그렇게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아낌없이 사랑을 듬뿍 주고, 항상 소홀히 하면 안 되는 그런 분위기에서 보면 말이다. 하지만 '태만한 양육'이라니. 겉으로는 여유 있고, 무심한 척, 태연한 척 하지만 아이가 어떤 상황인지 꿰뚫어 보고, 정말 필요할 때만 도움을 줘야 하는 태만한 양육은 많은 연습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항상 희생하고 헌신하는 것보다는, 아이가 실패하더라도 내버려 두고 혼자 무엇이든 시도해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독립적인 아이로 자랄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나는 지금보다 얼마나 더 태만해져야 할까?



과도한 만족은
보이지 않는 가정 폭력이다.


나는 아이에게 지금 과도한 만족을 주고 있는가?



유대인은 '과도한 만족'을 '보이지 않는 가정 폭력'으로 여겨 금기시한다. 만족을 지연시키는 것은 유대인의 중요한 자녀 교육법 중 하나이다. 사람의 욕망이 만족되는 정도를 크게 다섯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만족 지연 < 적당한 불만족 < 미리 만족 < 즉시 만족 < 과도한 만족'의 순이다. 이 중에서 자녀에게 반드시 교육해야 할 것은 '만족 지연'과 '적당한 불만족'이다. '미리 만족'은 어리석으며 '과도한 만족'은 불필요하다.

- p141

아이가 아주 어릴 때는, 아마도 즉각적인 반응을 통해 도움의 손길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아이 나이 정도부터는 만족지연에 많은 신경을 써야 것 같다. 미리 말도 하지 않았는데 혹시 과도하게 장난감을 사주고 있지는 않은지, 군것질 거리를 원할 때 어떤 식으로 제어를 하는지, 돌아보게 된다. '기다림'이라는 것을 가르치는 것, 이때부터 인내와 끈기를 배우는 작은 첫걸음 인지도 모른다.




이스라엘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강도를 만났을 때 너라면 뭘 갖고 도망치겠니?"
이 질문에 대한 옳은 답변은 '돈'이나 '보석'이 아니다. 돈이나 보석은 일단 빼앗겨도 다시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답은 바로 '지혜'다. 유대인 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노동의 가치와 투자, 재테크 방법 등을 가르치는 이유는 단순히 돈과 경제 지식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와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

  유대인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주는 '부'는 단순히 물질적인 '돈'뿐만이 아니다. 스스로 부를 일궈나가는 기술과 자질이야말로 유대인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주는 돈보다 훨씬 값진 진짜 '부'이다.

- p206

이 부분을 읽고 두 가지 과거의 일들이 생각났다. 모두 내가 어렸을 적 이야기다.

  하나는, 집에 만약 불이 나면, 나는 무엇을 가지고 나가야 할까 고민이 되었던 옛날 얘기다. 돈도 돈이지만, 학생이었던 나는 노트 필기한 게 너무 아까웠다. 머리가 나빠 많은 지식을 머릿속에 다 넣지는 못했고, 필기한 노트는 필요한데 저 많은 노트를 다 들고나갈 수가 없다고 생각하니 슬펐던 것이다. 물론 실제로 불이 난 적은 없다. 하지만 무언가를 잃어버렸을 때, 돈이 아닌 다른 것들에 아까움을 느꼈던 경험의 시작이었다. 돈이나 보석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분명 있는데 어떤 것들을 놓치고 살아가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다른 하나는, 열 살 즈음이었던 것 같다. 시골에 갔다가 돌아오는 밤 길, 잠깐 쉴 겸 안성 휴게소에서 차를 세우고 음식을 먹고 돌아왔다. 그런데 차 문이 잠겨있지 않았다. 우리 차가 털린 것이다. 부모님의 여러 물품이 사라진 것 같았고, 돈도 좀 포함해서. 오빠의 CD 플레이어, 그리고 내 바비 인형 지갑 속 2만원도 사라졌다. 슬펐다. 부모님은 이 밤 중 빈차털이범을 잡을 수 없는 현실을 애통해하셨지만, 이내 집으로 출발해야만 했다. 우리는 모두 피해자였다. 부모님은 피해자로서의 분통을 터뜨렸고, 우리에게 약간의 안도감을 주셨다. 나는 왜 20년도 더 된 이 일이 떠오른 걸까. 내가 똑같은 상황을 겪게 되면, 나는 내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줘야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단순히 '돈'에 대한 얘기가 아닌, '지혜'와 '부'에 대한 얘기와 함께...




부모가 부모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끝도 보이지 않는다. 끝이 있긴 할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양육의 목적은 자식을 소유물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서 부모로부터 독립시키기 위함이다.

그러기에 유대인들의 양육 방식은 독립적인 인격체로 길러내기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우리 가정에 도입해 볼 좋은 아이디어들이 마구 떠오른다.




* 책 제목 : 유대인 엄마의 힘

* 저자 : 사라 이마스

*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 출판일 : 2014년 10월 13일

매거진의 이전글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