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 처음으로 나에게 안겨서 울었다.

by 글쓰는장의사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전에 이런 기억은 없다. 내 딸이 처음으로 나에게 안겨서 울었다.

나도 같이 울었다.

"엄마 보고 싶어"

"미안해. 아빠가 우리 딸 엄마를 지켜주지 못했어. 정말 미안해"

"괜찮아..."


퇴근하는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하지만 무엇인가 말을 꺼내면 둘 다 쏟아진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저 지켜만 보았다. 별것 아닌 일에 웃기다며 억지웃음을 보였다. 숙제도 다했다고 웃으며 자랑을 한다.


"아빠 안아줄래?"

"응"

그러고는 펑펑 울었다. 내 딸이 내 품에서 처음으로 펑펑 울었다.

이혼을 해도 엄마가 밉다고 했고 한 번도 찾지 않았다. 그런데 아빠의 이별에 이 아이는 상처를 더 크게 받은 모양이다. 처음으로 이 말을 했다,

"엄마 보고 싶어"


가슴이 무너져 내리고,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나 자신이 괴로웠다. 눈물을 닦고 애써 웃으며 말했다.

"아빠를 위해서 피아노 쳐줄 수 있어?"

"응"

딸의 피아노 실력이 갈수록 일취월장이다. 뿌듯했다. 하지만 마음 한편은 또다시 무너졌다.



"학원 가기 전에 할머니 가게 가서 밥 먹고 가야지? 아빠가 데려다줄게"

"아빠 어디 가?"

"아니 아빠 어디 안가 왜?"

"그럼 그냥 할머니 가게에 있어"

"왜?"

"음... 그냥.."

"아빠 그냥 집에 가만히 있을게 걱정 마"


아빠가 많이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아는 걸까? 의미심장한 대화를 했다. 그러고 한 시간쯤 지났을까? 아이에게서 카톡이 왔다. 귀여운 이모티콘 두 개와 함께.

'아빠 사랑해'

'아빠도 많이 사랑해'

심장이 내려앉는다고 해야 하나? 아님 뽑혀 나간다고 해야 하나? 아직 작고 어린애가 자신의 슬픔과 그리움보다 아빠의 상처를 더 걱정하는 모습에 이 못난 아빠는 가슴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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