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 된 아들은 벌써 세 번째 해외여행을 떠난다.
나는 성인이 되어서 첫 해외여행을 갔었다.
우리 딸은 초등학교 2학년때로 기억한다.
처음으로 일본 도쿄에 가서 디즈니랜드를 보여 주었다.
이제 30개월.
이 여행을 아들이 기억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다.
그렇지만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단순하다.
모든 부모의 마음이 그렇듯이
나 또한 나보다는 더 넓은 세상을 보기를 원하고,
나보다는 더 많은 것을 경험하기 원한다.
사실 우리가 자라던 시절만 하더라도
해외여행을 간다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나는 아무리 힘들어도
1년에 한 번은 꼭 나가려고 노력한다.
부산에서 KTX를 타고 서울로
서울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해서 인천공항으로
그리고 비행기를 타고 냐짱으로 떠났다.
아들은 기차 타고 비행기 타는 사실 만으로도 이미 환호성을 질렀다.
그 모습이 귀여워 보이기도 했지만,
사실 아빠인 나 자신의 만족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
"그래 이런 모습을 보고 싶어서 가는 거지"
아직은 어린 나이라서 힘들거나 잠이 오면 칭얼거리기도 하고
짜증을 부리기도 한다.
"이놈은 여기까지 와서도 이러는 건가?"
아직은 부족한 아빠이기에 이런 생각도 들지만,
내가 짜증을 내고 화를 내면
기분 좋은 가족여행이 모두 망쳐진다는 것을 알기에 꾹꾹 참는다.
딸도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스트레스이고,
나보다는 아내가 이런 상황은 더 힘들 것이다.
어르고 달래서 무사히 도착했다.
이제는 자기 의사가 확실한 시기여서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아들은 엄마와의 마찰이 끝도 없이 일어났다.
아빠로 혹은 남편으로 이런 모습을 보면 재밌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엄마만 찾는 아들.
그 덕에 몸도 정신도 지쳐버린 아내.
생트집의 순간이 끝나고 나면,
아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헤헤 거리며 뛰어다니지만,
아내는 이미 영혼이 빠져나간 뒤다.
"재는 왜 저러는 거야?"
약간은 짜증 썩인 말투로 동생을 쳐다보는 딸도 이해는 된다.
"너도 저때는 그랬어. 그 강도가 조금 낮을 뿐이지만 하하하"
누가 부산 아빠 아니라고 할까 봐.
특유의 빈정거림으로 웃으며 말했다.
만 3세가 되지 않은 아들과 함께 하는 가족 여행은
이전의 여행들과는 확실히 그 분위기가 다르다.
새로운 곳을 즐길 시간도,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여유도 없다.
하지만 이런 모습조차 여행의 일부이고,
아들이 커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아내는 말했다.
"당분간 이 놈이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여행은 못 가겠어요."
툴툴거리며 말했지만 나는 웃어넘겼다.
대답을 하지 않은 이유는 그 마음이 반나절도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 밤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내년 초에 다낭 가자!"
"당분간 여행 안 간다고 하지 않았어?"
"아니 그건...."
우리 가족의 여행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엇인가 달라졌다.
그것을 확실하게 느꼈다.
그래서 정말 내년 초에 다낭을 가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