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들과 함께 길을 나서면
지나가는 어르신들이 한마디 하신다.
“아이고, 아빠랑 똑같이 생겼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묘한 기분이 든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
모든 부모의 마음이 그렇듯,
나 역시 우리 아이들이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
이제 두 돌이 지난 아들은
자신의 의사가 조금씩 생겨난다.
짜증도 내고, 화도 내고, 그래도 안 되면 떼를 쓴다.
그럴 때면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충동이 든다.
마음속으로 ‘참을 인’을 수도 없이 그리다가
결국은 참지 못하고 화를 낼 때도 있다.
그러고 나서는 늘 후회한다.
이 조그만 아이에게 내가 뭐 하는 건가 싶어서.
아들은 몸으로 놀아줘야 하는 아이라
체력적으로도 꽤 힘들다.
하지만 그 모든 피로가 한순간에 녹아내리는 순간이 있다.
바로 아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말.
새로운 말을 할 때면 그게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다.
‘이런 단어는 어디서 배웠을까?’
요즘은 처음 듣는 말도 제법 따라 한다.
아직 서툰 발음, 같은 말을 수없이 되묻는 모습이
참 사랑스럽다.
며칠 전, 엄마가 아이들을 보고 싶다 하셔서 데리고 갔다.
문득 아빠 생각이 났다.
‘내가 이만할 때, 아빠도 나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을까?’
내 기억 속 아빠는 무뚝뚝한, 전형적인 경상도 아빠였다.
그런데 가끔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다가와
뜬금없이 장난을 치곤 하셨다.
요즘 내가 느끼는 이 행복, 기쁨, 그리고 치유 같은 감정들을
나의 아버지도 느꼈을까?
그게 갑자기 궁금했다.
엄마의 대답은 짧았다.
“당연하지.”
아들을 키우면서
딸을 키울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 찾아온다.
그리고 딸을 통해서는 느낄 수 없었던
‘아빠에 대한 기억들’을 자꾸만 떠올리게 된다.
그러면서 아빠에 대한 오해들이 풀려 나간다.
아빠는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감정에 대한 표현이 서툴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