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아빠는 교육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우리의 부모님이 그러하듯,
아빠도 내심 내가 공부를 잘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크게 표현하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또래가 그렇듯,
나는 공부가 싫었다.
솔직히 말해 열심히 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나는 부모님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나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대학을 나와도 별 볼 일 없다는 것을 느껴서 인지.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지만,
나는 공부를 강요할 생각이 없다.
지금 13개월 된 아들에게 바라는 점은 딱 두 가지이다.
독서와 운동.
책을 멀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매일 책상에만 앉아 있기를 바라는 것 또한 아니다.
운동에 재미를 느끼고 땀 흘리기를 즐겼으면 한다.
만약 둘 중 하나만 할 수 있다면,
나는 주저 없이 운동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
하루종일 방안 책상에 앉아 있는 걸 보는 것이 나는 더 고통스럽게 느껴진다.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오고,
얼굴이 시커멓게 타버려도,
밖에서 뛰어놀았으면 좋겠다.
땀의 가치와 재미를 알았으면 한다.
나는 어린 시절 운동이 하고 싶었다.
아빠는 어린 시절 운동을 했었다.
그래서 우리 집은 아들이 운동을 하는 것은 결코 반대였다.
나는 하고 싶었지만 운동을 하지 못했다.
아들은 만약 운동을 하고 싶어 한다면,
지원할 생각이다.
실패를 할 확률이 어마어마하게 높다.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린 시절 그만한 실패를 겪어보는 것 또한 기회이고 경험이다.
아들아! 정말 미안하지만, 아빠는 너를 화초로 키울 생각이 없단다.
가능한 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그 속에서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웠으면 한다.
그래서 아빠는 나의 아빠가 그랬듯, 뒤에서 묵묵히 지켜만 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