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다가왔고, 나는 역시나 바빠졌다.

by 글쓰는장의사

어김없이 겨울이 다가왔다.

매년 그렇듯 날이 추워지면 나는 바빠진다.


내가 일이 바빠진다는 것은,

가족을 잃는 아픔을 겪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어떤 이의 생의 마지막 순간.

그 순간이 찾아오면 나는 일이 시작된다.


참 아이러니 한 직업이다.

나는 매번 그런 생각을 한다.


"내 직업은 누군가의 슬픔을 먹고 사는구나."


틀린 말은 아니다.


날씨가 추워지고,

모든 이의 면역력은 떨어지고,

건강이 좋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치명적인 계절이 된다.


그러다 보니 나 같은 장의사는

겨울이 바빠질 수밖에 없다.


겨울이 왔다는 것을 체감하는 순간은 또 있다.

다만 일이 많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안치실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안치실이라는 공간.

사람들은 서늘한 느낌을 받는 단어일지 모른다.

하지만 실상은 정 반대이다.


안치기의 모터 열기 때문에

여름에는 엄청 덥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즉, 안치기 내부는 차갑지만,

외부는 항상 열기로 가득하다.

그래서 안치실은 항상 후끈하다.


이런 이유로 안치실이 따뜻하다고 느껴지면,

겨울이 왔다는 것을 몸으로 느낀다.


그리고 입관을 진행할 때

땀이 거의 나지 않는다.


그리고 바쁜 일정으로 항상 피곤하다.


이런 것들이 장의사인 내가 느끼는

겨울의 풍경과 온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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