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 있는 직원 심층인터뷰(FGI) 진행꿀팁!
많은 직원들을 만나 여러 번의 심층 인터뷰를 하다 보면 매번 아쉬움이 생긴다. 매번 동일한 질문으로 진행되는 인터뷰더라도 조원들의 구성,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인터뷰의 모양은 가지각색이다. 어떤 날은 의미 있는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뿌듯함이 있다.
한편 다른 날은 긴 시간을 함께했지만, 무언가 무미건조한 느낌이 지속된다. 최악의 경우 그냥 시간만 흘러 보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론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도 어렵다. 직원들이 바쁜 시간을 내준 만큼,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선 인터뷰어의 노력이 필요하다.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알아두면 쓸모 있는 인터뷰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다.
하루에 최대 2개의 인터뷰를 잡지 않는 게 좋다. 시간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목표한 기간 내에 여러 차례의 인터뷰를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쳐내야 할 과업들도 쌓여 있으리라. 그럼에도 인터뷰는 하루에 많이 잡지 않길 권한다. 인터뷰어의 컨디션 때문이다. 사실 누군가의 이야기를 1시간 넘게 듣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이상이 넘어가면 인터뷰어의 집중력이 흐려질 수밖에 없다.
집중력이 흐려지고 컨디션을 잃으면, 그다음 인터뷰를 형식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상대방은 나의 말에 집중하고 있는지, 아니면 들으면서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직감으로 알아챈다. 나는 인터뷰를 수차례 진행하지만, 직원들은 이 인터뷰가 처음이다. 때문에 인터뷰어는 매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고도의 집중력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필요하다. 우린 대체로 하루에 2개의 인터뷰가 넘어가지 않도록 스케줄링했다. 이는 직원들을 위한 예의이기도 하다.
심리적 안전감 형성은 인터뷰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이다. 사실 직원들은 자신이 인터뷰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다. HR 부서가 주관하는 데다, 주제가 '조직문화'이기 때문이다. 또 퍼실리테이터가 모두 HR 부서원들이다 보니 내가 과연 이 자리에서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되는지 물음표가 있을 것이다.
사전에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인터뷰는 모두 익명으로 진행되며, 결과물은 개개인의 의견이 아닌 종합적인 결론으로 맺어질 것이라 공지한다. 이어 솔직한 대답일수록, 우리 조직이 발전하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영향력'을 강조한다.
인터뷰 시작 전 가벼운 아이스 브레이킹은 필수다. 우리는 솔라리움 카드를 활용했다. 각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듣기 전, 참여한 퍼실리테이터들이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먼저 들려주는 것도 좋다. 대답하기 망설여지는 질문이더라도, 퍼실리테이터가 솔직히 말하는 태도를 보여준다면 참여자들은 막연한 두려움과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직원들이 인터뷰를 끝내고 문 밖을 나섰을 때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고 느껴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조직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우리 조직의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부정적인 부분을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부분만 이야기하다 보면 직원들은 무언가 찜찜한 기분으로 인터뷰를 마칠 것이다.
때문에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요소들을 배치해야 한다. 우리는 사전에 '긍정적인 질문'을 넣어 세팅했다. 1) '회사에서 일하며 가장 성취감을 느꼈을 때', 2) '내가 바라는 우리 회사의 미래'와 같은 질문이다. 1)의 질문을 통해 직원들이 어디에서 일의 의미를 찾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2)의 질문을 통해 우리 회사가 현재 준비해야 할 우선순위를 알 수 있다. 개선점/문제점을 묻기보다, 이러한 긍정적 질문을 통해 조직의 현황도 파악할 수 있고 직원들에게도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우리 팀은 인터뷰 후, 매번 '센스 메이킹' 시간을 가졌다. 해당 인터뷰의 주요 시사점, 각자 느낀 점, 특히 의미 있었던 부분들을 자유롭게 나누는 시간이다. 센스 메이킹도 인터뷰와 같이 약 1시간 정도 진행된다. 자신의 생각들을 가감 없이 나누다 보면, 이 인터뷰 그룹이 주요하게 이야기하는 시사점을 잘 파악할 수 있다.
센스 메이킹은 인터뷰가 끝나면 바로바로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생생한 느낌 공유가 가능하다. 한꺼번에 센스 메이킹을 진행한다면, 어느 그룹이었는지 헷갈리기 마련이다(인간은 망각의 동물임을 인정하자). 인터뷰를 끝마치면 사실 많이 지치기도 하지만, 센스 메이킹 시간은 꼭 사수하길 바란다. 인터뷰 결과물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