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참 잘 논다. 주말에도 8 시면 '놀자!'하고 벌떡 일어난다. 조용히 방문을 닫고 장난감방과 거실을 탐험한다. 태어날 때부터 친구인 쌍둥이라 한시도 심심할 틈이 없다.
특별히 사교육을 해본 적은 없다. 하고 싶다고 해서 재양은 피아노, 재군은 축구를 유치원에서 배운다. 초딩부터 꽤 오랫동안 공부를 얘기를 들어야 하니 지금은 실컷 놀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두 아이는 한글을 자연스럽게 익혔다. 유치원에서 배우기도 했고 무엇보다 읽고 싶은 만화책이 생겼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공부가 시작된다니 조금씩 걱정이 된다. 친구 딸은 벌써 구구단을 외운단다. 친구 아들은 사고력 학원에 다닌단다. 영어나 중국어를 조금씩 하는 아이들도 있다. 슬슬 엄친딸, 엄친아들이 눈에 들어온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지?
한글을 읽기, 쓰기 모두 완벽히 해야 하나? 수는 얼마나 알아야 하지? 미리 읽어야 하는 책은 뭐가 있지? 취학통지서를 받고는 마음이 다급해져 주변 선배초딩맘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한글은 기본이고 덧셈 뺄셈도 익숙해야 해
(다행히 이건 좀 되는군!)
학교서 시험(?) 보니 미리 줄넘기나 수영도 배워놔야 해.
(헥? 체육도 사교육이 필요해??)
영어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지!
(아직 한글 쓰는 것도 완벽하지 않은데...)
요즘 코딩이나 창의력 학원이 대세야.
(창의력을 학원서 키우는 세상이라니...)
미리 1학년 교과서를 구해서 애들에게 보여줘.
(밖에서 다하면 애들은 학교서 무엇을 배우지?)
하아.... 이렇게 미리 해야 하는 게 많다니! 한글을 아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었다. 일한다고 아이들을 너무 방치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고민을 풀자고 얻은 조언들에 오히려 골치가 아팠다. 그러던 중 아는 언니의 '띵언'이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재재 혼자 유유 딸 수 있어?
(응? 우유? 웬 우유? 벌컥벌컥 그거?)
얘기인즉슨, 초딩이 된 아이가 우유를 계속 집에 가져왔다고 한다(1학년은 오전에 우유 간식이 나온다). 그냥 먹기 싫다고 해서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단다. 그런데 우유 입구가 너덜너덜하더란다. 알고 보니 혼자 우유를 못 열어 낑낑거리다 가져온 것이다(하긴. 나도 아직 우유 따기는 어렵다). 바로 우유 10개를 사다가 우유 따기 맹연습을 시켰다. 그 뒤로 우유를 가져오는 일이 없어졌다고 한다.
초딩이 되면 아이 '스스로' 해야 하는 일들이 늘어난다. 초등학교는 유치원처럼 밀착 케어를 해주지 않는다. 스스로 해내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면 포기하게 된다. 우유를 가져오는 것뿐 아니라 화장실이 서툴러서 집에 올 때까지 참는 아이도 있다. 선생님의 전달 사항을 부모에게 알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스스로가 처음인 아이들에게 학습이 1순위는 아니다. 기본적인 것을 스스로 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부터 필요하다.
기본적인 것들을 스스로 할 수 있다면, 학습은 학교 공부를 따라갈 수 있는 기본기 정도면 된다. 한글은 선생님 전달 사항을 적어 올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 요즘은 한글을 다 배우고 오기 때문에 따로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는다. 1학년 때 숫자는 100까지 배우고 간단한 덧셈, 뺄셈을 시작한다. 100까지 숫자 세기와 간단한 덧셈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 또, 교육으로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 공부 근육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공부 근육을 키우는 데는 '독서'가 매우 중요하다.(공부 근육 기르기는 다음에 다시 자세히 다루기로!)
< 초등학교 입학 준비 (1): 스스로 하기 >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랍니다. 우선, 아이가 낯선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교생활은 아이 스스로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요. 학교에서 스스로 해야 하는 것들을 함께 점검하고 도와주세요.
등교: 규칙적인 생활하기
오전 간식: 우유 스스로 따기
쉬는 시간: 화장실 스스로 가기
점심시간: 젓가락 사용하기
수업시간(1): 책상에 바르게 앉아 집중하기
(1학년은 40분간 수업합니다)
수업시간(2): 모르는 것 질문하기
하교: 선생님 말씀 듣고 부모님께 전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