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친구는 엄마 능력?

워킹맘, 아이 친구 만들어주기

by 바이비


엄마, 오늘 2시에 유치원 친구들이 놀러 올 거야!


AM 10:30

오늘 아침, 여느 때와 같이 평화로운 토요일을 시작하고 있었다. 느지막이 침대에서 일어나 대충 눈곱만 떼고는 여유로운 음악과 커피 한 잔. 일주일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재군의 아무렇지 않은 한마디가 평화로운 호수에 돌멩이처럼 던져졌다.


drop-3698073_640.jpg


비상이다! 주말에 몰아서 청소하는 워킹맘이다 보니 역시나 집은 전쟁터다. 냉장고는 미니멀라이즈인가? 속이 텅텅 비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예전에도 몇 번 있었지만 진짜 오지는 않았다. 게다가 친한 친구가 아니라서 친구 엄마의 연락처도 모른다. 이번에도 아닐 거라고 경계를 푸는 순간 불길한 소리가 들린다. '카톡!'


안녕하세요. **엄마인데요. 재군 엄마 맞죠?
- 네 맞아요~ 안녕하세요! (엥... 연락처를 알려줬던가???)
재군이 엄마 번호를 써서 쪽지를 보냈더라고요. 오늘 집에 놀러 오라고. ㅎㅎㅎ
- 네~~ 재군이 초대했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사실... 저도 10분 전에 들었어요.)
맞았네요~~ 이따가 **이가 놀러 가도 될까요?
- 그럼요! 이따 2시에 오세요! (그때까지는 준비가 될 것 같아요.)


AM 11:30

'아! 진짜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든다. 청소도 해야 하고, 먹을 것도 사 와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하고 씻어야 한다. 게다가 어제저녁 건조기에 넣어놓은 빨래도 정리해야 한다. 할 일들이 많으니 일단 밥부터 먹기로 했다. 밥을 먹는 데 또다시 카톡이 울린다. 데자뷔인가? 앞의 상황이 반복된다. 이번에는 재양이 다른 친구를 초대했단다. 알고 보니 각자 한 명씩 초대를 했던 것이다! (너희들은 참... 마음이 넓구나...)


후다닥 아침을 먹고 남편과 청소를 끝내고 나니, 12시 반이다. 대충 씻고 마트로 뛰어갔다. 아이들 먹을 것들을 담아 집에 오니 다행히 2시 10분 전이다. 오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지만 다행히 시간 내에 모든 준비를 마쳤다.

lego-568039_640.jpg

PM 2:00

2시가 되자 인터폰이 울린다. 재재 친구들이다. 아이들이 반갑게 인사하는 것을 보니 오전의 피로가 풀린다. 오전 내내 친구들 언제 오냐고 묻던 재재도 얼굴에 신남이 한가득이다.


PM 4:30

글을 쓰는 내 뒤로 아이들이 놀고 있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깔깔깔 소리가 이어진다. 집은 다시 엉망이 되어 가지만, 뭐 상관없다. 아이들이 좋다니, 그까짓 청소 한번 더 하면 되니까.


많은 워킹맘의 큰 고민 중 하나,
엄마 모임에 못 껴서 우리 아이가 소외되면 어쩌지?
friends-3408314_640.jpg


아이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아이 친구 만들기가 꽤 고민이었다. 선배 초딩맘에 의하면 1학년 때는 엄마끼리 친해져야 아이들도 친해진다는 것이다. 3월 한 달은 아이들 등교시켜놓고 엄마들끼리 티타임이 이어진다고 했다. 이때 끼어야 엄마 모임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등교 후 티타임에 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잠깐 휴직을 한다 해도 회사로 돌아가면 엄마 모임을 지속할 수 없다. 사실 홍보 관련 일을 하지만, 나는 낯가림이 무척 심한 편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꽤 부담스러워한다.

swimmers-415827_640.jpg


맞선 본다고 다 결혼하는 건 아니다!


과연, 아이 친구 만들기는 엄마의 몫일까? 오늘 사건(?)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하다. 아이들 스스로도 친구를 만들 수 있다. 아무리 엄마가 친구를 만들어줘도 아이들끼리 성향이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 맞선이 다 결혼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듯. 엄마가 친구를 만들어주는 대신, 아이들 스스로 친구에게 다가가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재재는 다행히 친구들에게 살가운 편이다. 먼저 잘 다가가고, 오늘처럼 초대(?)도 잘한다. 아이들을 믿고 새 학기 아이 친구 만들기와 엄마 모임에 꼭 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기로 했다. 대신, 주말 친구 초대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팍팍 지원해주는 것으로!


child-3147809_640.jpg
keyword
이전 06화불량엄마의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