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YCOCO Feb 13. 2024

아들과 함께 대만 한 바퀴(2)

드디어 대만으로 - 출발 하루 전 대만 식도락 투어(D-1)

몇 개월간의 기다림을 끝내고 드디어 대만으로 출발.

비행시간은 두 시간 남짓이지만 아침비행기를 예약했기에 새벽에 일어났다.

대만 투어 전에 몇 개의 여행을 소화했기에 피곤할 법도 하지만, 그토록 기다리던 자전거 투어이기에 새벽에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다. 아들 녀석도 피곤할 텐데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어젯밤 꾸려놓은 캐리어와 새벽부터 사랑스러운 와이프가 아들과 남편을 위해 준비한 삼각김밥을 싸들고 집을 나선다.

공항에서의 수속이 생각보다 빨라서 커피숍에서 느긋하게 모닝커피를 한잔하고 보딩 했다. 저가항공이지만 비행시간이 워낙 짧아, 지루해질 때쯤 삼각김밥을 뜯어먹으니 금세 타이베이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하였다. 별도의 수화물이 없기에 재빠르게 입국수속을 마쳤다. 잊지 않고 미리 응모한 대만여행 지원금 부스에서 뽑기를 시도했으나... 역시 꽝이다. 바로 옆 환전소에서 환전까지 일사천리로 마치고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교통카드를 구매 후 100 대만달러(이하 TWD)를 충전하였다. 이후에 알았지만 공항철도를 한 번만 타도 130 TWD이기 때문에 넉넉히 충전을 해야 문제가 없다.

본격적인 라이딩은 내일부터이기에 오늘은 식도락 투어를 하면서 에너지를 충전하기로 한다. 대만은 다양한 음식의 천국으로 불린다. 하지만 호불호가 강해서 대만 도착 후 곱창국수 한 젓가락을 입에 넣었을 때 '호'면 이후의 대만 일정은 천국이다. 하지만 '불호'라면 이후의 일정은 지옥으로 바뀐다. 물론 햄버거, 피자, 초밥 등 대중적인 음식도 많이 있지만 지극히 대만 스러운 요리에는 접근하기는 힘들 것이다. 나와 아들은 '불호'였다. 오랜 해외생활은 우리 가족에게 지극히 한국적인 입맛을 만들어 주었다. 전 세계 어떤 음식을 가져와도 한국음식이 아니면 힘들다. 해외에 오래 살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데, 그 이면에는 잊을 수 없는 한국음식이 한몫을 하는 것 같다. 대만음식 역시 마찬가지였다. 몇몇 향이 강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먹을 수 있는 정도였고 향이 강하다면 식탁에 앉아 있기도 힘들었다. 이후 투어에서 계속 벌어지는 상황이었다. 대만 자전거 투어에서 제일 힘든 것이 바로 음식이었다. 다행히 타이베이에는 다양한 음식들이 있었고 먹을만한 것들도 많았다.

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는 '삼미식당' 구글지도에 한글로 대만 삼미식당이라고 치면 바로 나온다. 한국인들에게 아주 유명한 식당이다. 삼미식당은 일식집인데 대표메뉴는 대왕연어 초밥이다. 지금생각해 보면 그다지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다. 초밥 6개가 우리 돈으로 1만 8천 원 정도 된다. 하지만 연어를 사랑한다면 한 번 먹어볼 만하다. 일반 연어초밥과 비교해 밥 양은 두 배, 연어양은 3배 정도 된다. 큼직한 연어회를 밥에 얹어준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연어의 부드러움을 배가하기 위해 칼집을 냈고 간장소스를 그 위에 발라서 나온다. 신선한 연어의 부드러움을 입안 가득 느낄 수 있다. 대식가가 아니라면 연어초밥 6개면 충분히 한 끼 식사가 된다.

새벽에 출발해서 그런지 연어초밥으로 배를 채우니 노곤해졌다. 바로 숙소로 향한다. 숙소로 향하는 길에 우연히 다양한 소품을 파는 상점을 만났다. 시먼홍러우라는 팔각형 구조의 건물로 아기자기한 아이디어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지하철을 타고 숙소에 도착해서 바로 곯아떨어졌다. 고단했는지 눈을 떠보니 저녁이었다. 꿈속을 헤매고 있는 아들을 숙소에 놔두고 근처 야시장을 찾았다. 내일 아침 투어참여에 용이하게 투어시작점인 송산역 인근에 숙소를 잡았다. 송산역에는 대만의 3대 야시장 중 하나인 라오허제 야시장이 위치해 있다. 라오허제 야시장은 다양한 먹거리로 유명하다. 재빨리 블로그를 검색해서 라오허제 야시장의 유명한 먹거리들을 검색해 본다. 제일 유명한 화덕빵은 시장 입구에 있다. 항상 줄이 길게 늘어서 있기 때문에 놓치려야 놓칠 수 없다. 일단 줄을 서본다. 줄이 빨리 줄어들어 10분 남짓 기다려 화덕빵 두 개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부푼 공갈빵 안에 고기 소가 들어있는데, 야채 찐빵과 맛은 비슷했다. 다행히 강한 후추향 덕에 대만 특유의 향이 묻혀서 먹을 수 있었다.

다음 타깃은 치킨 소시지. 닭가슴살을 닭껍질로 감싼 후에 화덕에 구운 소시지이다. 숯불구이 치킨맛인데 상당히 기름져서 많이 먹기는 힘들다. 고기를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4개의 소시지를 담은 후 좀 더 인터내셔널 한 맛을 찾아본다.

대만은 일식이 유명해서 다양한 일식 메뉴들이 눈에 들어온다. 오코노모야끼 한 그릇과 바나나 로띠를 구매 후 숙소로 향한다. 야시장에는 마땅히 앉아서 먹을 곳이 없어서 서서 먹거나 숙소에 들고 가서 먹어야 한다.

그때까지 자고 있는 아들을 깨워 저녁을 해결한다. 이때까지는 몰랐다. 이것이 소중한 한 끼였다는 것을...

작은 섬나라 대만은 위도에 따라 다양한 기후를 보여준다. 투어의 시작점인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는 흐리고 습했다. 1월의 타이베이는 동남아 날씨 하고는 거리가 먼 홍콩의 겨울을 떠올리는 꿉꿉한 날씨였다. 초경량 패딩을 입고 돌아다니기는 했지만 저녁에는 제법 쌀쌀했다. 욕조에 뜨거운 물을 담아 움츠린 몸을 풀어본다. 내일의 라이딩을 상상하며 일찌감치 잠을 이룬다.

이전 01화 아들과 함께 대만 한 바퀴(1)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