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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나 Oct 24. 2021

17/ 줌으로 나누는 시편 읽기


작년 10월부터 줌으로 한 수녀님, 그리고 전혀 모르던 두 자매와 함께 <시편 읽기>를 하고 있다.


 150장이라  1년이 걸리는 여정으로. 처음엔 1년이란 기간보단, 가운데에서 연결해주신 엄마와도 오랜 인연이 있는 수녀님, 코로나 시기 미사도   가고, 예전보다 봉사나 교육 듣는 것도 없어서 일단 해보겠다고 하고 어느새  시간을 시작한 10월이 됐다. 150 중에 지지난  110장까지 읽고 나누었으니, 2/3 이상이 끝났다. 물론 취소된 ,  들어간 , 일이 복잡해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던  등이 있었지만 그래도 대부분 참석해 시편 읽고 나눔을 해왔다. 그간 성서모임을 했어도 최대 5개월 정도였는데 1년을 줌으로 만나 <시편> 나누는 일을 생각보다 쉽지 않은 날도 많았다.


 미사  화답송으로만 노래하고, 읽던 시편을 아예 작정하고 함께 읽고 나눔 하는 시간은 각기 다른 인연으로 모인 또래 청년인 우리들에게도 각자 필요한 말씀으로 다가왔다.


일상 속 깨달음, 신앙생활의 고민거리, 봉사의 고충 등을 나누다 보면 언제나 그 중심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수녀님이 계셨다. 엄마 이야기도, 신앙 속 피로감이나 봉사 속 사람으로 지치는 이야기도 - 어쩌면 서로 얽히고설킨 인간관계, 내가 말하는 사람을 우리 서로가 알지 않기 때문에 훨씬 더 편하고 자유로이 이야기해볼 수 있었다. 때론 수녀님이 다시 던져준 그 질문을 품고 한 주간을 보내며 그 답을 통해 좀 더 지혜로이 행동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그 1년 사이, 함께 나눔 한 셋에게 각기 다른 <시작>의 시간도 존재했다. 이 글을 쓰는 나는 작은 책 공간을 통해 내 부르심을 그곳에서 이어가고 있고, 한 자매는 지난주 혼배성사를, 또 다른 자매는 일로 고민하던 때에 그래도 보다 나은 곳에서 일을 하게 됐다. 말씀 안에 힘을 내고, 용기내고 스스로 돌아보며 성찰하는 시간. 분명 이 시기에, 우리 각자에게 어떤 인연이 닿았기에, 연결됐을 거다. 그래서 담당 수녀님은 “분명, 우리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이렇게 직접은 본 적 없지만 줌으로 1년 가까이 만나는 여러분을 통해 증명하고, 볼 수 있네요.”라고 말씀하셨다.



언젠가 내가 시편에서 골라 나눔 한 구절은

사람이란 그 세월 풀과 같아 들의 꽃처럼 피어나지만 바람이 그를 스치면 이내 사라져 그 있던 자리조차 알아내지 못한다. (시편 103:15-16)’


읽고, 듣고, 나누고, 말하기 속에 분명 깨달음이 있다. 신앙인으로서 책도, 성경도 읽고 나눌 사람이 있어서 분명 각자의 시간에 새로이 싹트고 나누어진 것들이 있었다. 나눔 속에 지난  주간을 성찰하고, 성경 구절  일상의 이야기를 빗대어 말해보는 경험. 1년 동안 각자가 일단 빼두고 1순위로 둔 그 시간에, 각자의 용기, 신념, 행동, 사랑, 가치, 추구••• 등을 생각해볼  있었던  같다.


2021 목요일 , 시편과 함께한 시간 속에 ‘하느님 만나려고 노력한 우리의 시간을 기억해본다.

———

이지나 요안나 @lifeisjina


쓰거나 쓰게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앙 안에서의 다양한 인연과 깊은 체험을 이 연재에 담아보려고 합니다.

<콜링 북스>란 이름의 서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설화 @shinseolhwa


좋아하는 것을 그리고 만듭니다.

평화의 상점 사라와 카드 숍 P.S. draw and make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요안나의홀리저널 은 매달 2/4주 주일 아침에 연재합니다. (오늘은, 늦었습니다.:) 11월 그리스도왕 대축일까지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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