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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똑서 Jul 24. 2018

존버 정신이 필요한 상황인가

며칠 전부터 패딩점퍼를 입었다. 입을까 말까를 며칠을 고민했다. 벌써부터 패딩을 입으면 한겨울은 어떻게 날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결국 못 참고 패딩점퍼를 꺼내 입었다. 아침 출근길이 따듯했다. 진작 입을걸. 괜히 참았다. 한겨울에는 경량 패딩을 하나 더 껴입으면 된다. 추울 땐 얇은 걸 하나 더 껴입으면 되는데, 왜 참으려고 했을까?


어렸을 때부터 “참아야 한다. 인내해야 한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상황이든 처음에는 ‘견디자’, ‘참자’ 라는 마인드가 세팅되어 있다. 초겨울부터 패딩을 입을 수 없었다. ‘조금만 참자, 조금만 견디자. 조금 더 추워지면 그때 입자’ 라는 존버 정신(존나게 버티는 정신)이 발동했다.


베스트셀러 <그릿>의 저자 엔절라 더크워스는 성공의 필수조건이 ‘그릿(GRIT)’이라고 말한다. 그릿은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끝까지 해내는 힘이다. 어려움, 역경, 슬럼프가 있더라도 그 목표를 향해 오랫동안 꾸준히 정진할 수 있는 능력이다.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릿(grit)이다. 즉 인내, 견디는 힘, 존버(존나게 버티는) 정신이다.


물론 살아가면서 존버 정신 필요하다. 그런데 말이다. 과연 패딩점퍼을 며칠 일찍 입으면 안 되었을까? 나는 왜 존버 정신을 발휘하려고 했을까? 목표가 무엇이었을까?

목표는 없었다. 무작정 존버 정신을 발휘하려고 했다. 패딩을 일찍 입지 않을 이유가 딱히 없었다. 습관처럼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어쩌면 우리는 습관처럼 존버정신을 발휘하며 모든 상황을 버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쓸데없는 존버 정신은 자기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 존버정신이 필요한 상황인지 구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간절히 기도드렸다.


존버정신이 필요한 때를 구분할 줄 알고, 버틸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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