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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똑서 Jul 10. 2018

백 팩과 다리꼬기

책을 읽는 지하철 출퇴근자라면 백 팩이 편하다. 요즈음에는 정장에도 잘 어울리는 스타일리쉬한 백 팩도 많다. 지하철을 타면 메고 있는 백 팩을 앞으로 돌려 멘다. 왜냐하면 만원인 지하철에서 백 팩은 뒷사람이 서 있을 공간을 없애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방이 움직일 때마다 뒷사람의 몸도 덩달아 움직여서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얼마 전, 젊은 남학생이 커다란 백 팩을 매고 서 있었다. 만원이라 사람들이 이리저리 밀쳤다. 그 남학생도 당연히 밀렸다. 그런 상황이 기분이 나빴는지 매고 있던 백 팩을 좌우로 이리저리 흔들어댔다. 그때 뒤에 서 있던 사람이 옆으로 쓰러질 뻔 했다. 백 팩은 무기로 돌변하는 순간이었다. 복잡한 지하철에서 밀리고 밀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그게 싫다면 개인 자동차를 이용했어야지.


언젠가 다리 꼬고 앉는 사람 앞에 서서 책을 보고 있었다. 만원인 지하철 안이라 어디로 피할 곳도 없었다. 내 앞에 다리 꼬고 있는 남자가 있다. 순간 꼰 다리를 발로 차고 싶은 마음이 차 올랐다. 다리 꼬고 있는 사람 앞에 서 본 사람은 안다. 이런 행동이 얼마나 민폐가 되는지. 험한 세상이라 말은 못 했다. 그 놈은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끼고 쩍쩍~ 하품을 해대며 다리를 꼬고 있다. 나는 엉덩이를 뒤로 빼고 엉거주춤 서 있어 불편했지만 피할 곳은 없었다. 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이 놈 다리에 쥐나 나라!’


복잡한 지하철에서 등에 맨 가방은 뒷사람에게, 다리 꼬고 앉는 행동은 앞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지하철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한다.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읽는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이다. 제임스 알렌은 <생각의 지혜>에서 “모든 악은 무지에서 나온다.”고 했다. 나도 그렇게 믿는다. 알고 하는 행동은 고의가 있는 것이다. 범죄에서도 고의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죄의 무게가 달라진다. 민폐행동이라는 것을 알면 안할 수도 있다. 또한 그동안 해왔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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